-
-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 / 첫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읽은 기간/ 2017년 2월 2일
/주제 분류/ 국내 에세이
/읽은 동기/ 온갖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오는 사랑은 듬뿍 맞고 싶어서!
──────────
핸드폰으로 오며 가며 봤던 카카오톡 브런치, 이 책을 쓴 청민이라는 분은 2015년 카카오톡에서 주최한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역시, 대상을 받은 분답게, 등단하지 않은 아마추어의 에세이집에서 흔히 보이는 비문이라든가, 껄끄러운 표현 같은 건 이 책에 없었다. 군더더기 없이 글이 깨끗 ♡
하지만, 이 분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추정하기로는 이십 대 중후반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이 분의 나이와 그 나이의 경험만큼의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있다.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친구나 지인과의 추억과 경험담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삶에 대한 통찰이랄까, 관찰력, 연륜 등은 조금 빈약하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 특히, 글쓴이의 할아버지 이야기는 눈물이 핑 돌았다. 수제 구두가게를 차렸는데, 얼마 뒤 맞은편에 기성 구두가게가 생겼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할아버지는 생애 첫 당신 가게를 정리하고 구둣방을 마련, 벌이가 별로 없다 보니 점심을 굶었고 그 굶은 돈을 모아 가족들을 위해 썼다는 이야기에서는, 가족 아닌 나조차도 울컥, 감동받았다. 힘들었어도, 그런 할아버지가 계셨기에 가족들이 화목하고 잘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는, 가족과 관련한 여러 추억담이 있는데, 화나고 짜증 났던 일, 가슴 아프도록 슬펐던 일 등등 많이 실려있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도 참, 행복한 가족이구나 싶었다. 자상한 아버지,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엄마, 때론 심통 나지만 그래서 사랑하는 동생. 글쓴이의 다양한 감정이 묻어 있는데, 읽다 보니 좀 부러웠다. 나는 가족한테서 느껴보지 못한, 그런 걸 글쓴이는 느끼며 자랐고, 온전히 가족을 믿는 그 모습이. 딱 보통의, 딱 이상적인 그런 가정의 모습.
감성적, 감상적. 이 책이 전체적 분위기는 이러한데, 옛날 있었던 이야기를 보면 글쓴이가 결코 여리여리한 여성은 아닐 거라는 느낌이 든다. 괴롭히는 남자애의 등짝도 후려갈겨 울리고, 남동생은 물론 친구들이랑도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절친도 있는, 뭐랄까 성격 좋은, 그래서 친구 많은 여성 같았는데, 씩씩함도 느껴져서 좋았다. 부러움. +ㅁ+
가족에 관한, 혹은 친구에 관한 일상적이고 소소한 에세이를 읽고 싶은 분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