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패설
김정희 지음 / 앤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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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2월 1일
/주제 분류/ 음식이야기, 문화연구
/읽은 동기/ 먹고사니즘을 넘어, 음식과 요리 자체를 즐기고, 음미하고, 알고 싶다는 열망이 요즘 강해서 읽었다. 그냥 생존을 위해 혹은 습관적으로 먹고 말기에는 우린 너무 자주 먹는다. 하루에 세 번 혹은 두 번 먹는 음식, 이제는 음미하고 알고 싶다! 그것도 격조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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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읽었던 미식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요즘 음식에 대한 글을 자주 찾아 읽고 있다. 단순히 레시피가 아니라, 음식에 얽힌 이야기! 그게 참 좋다. 음식은 일상과 너무나 밀접하고, 바로 생존과 직결된 것인데,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신경했던 것 같다. 때 되면 끼니 챙겨 먹고, 맛을 음미하기보다는, 남들이 어떤 식당에 가는지만 관심이 갔지 음식 그 자체엔 무관심했다. 음식이란 세계는 실상 알고 봤더니 참으로 넓고 깊으며, 하나의 특별한 대상으로 삼고, 음미를 하면 그 세계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는 무궁무진한 세계인데 말이다. 음식을 생각해 보니, 그동안 너무 수동적 인생을 살아온 것 같았다. 음식에 눈을 뜨면, 끼니 때마다 '음미'라는 취미를 즐길 수 있고, 미각의 행복을 느끼며, 앎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삼시 세끼 행복, 유익함. 뭔가 살뜰한 취미생활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동기는 이러하다. 음식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랄까,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어서 읽었다. 음식패설, 제목처럼 세상에 떠도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음식'이라는 단어의 뜻이 참 포괄적이다. '먹을 수 있는 것'을 뜻하는데, 이 먹을 수 있는 건 비단 요리의 결과, 완성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재료' 역시 포함된다. 먹지 못하는 '재료'가  음식일 순 없으니까. 

이 책에서 다루는 건 대부분 과일, 향신료, 커피, 차, 술 같은 메인 요리라기보다는 식재료, 혹은 음료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동서양을 넘나들며 이 식재료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 신화라던가, 역사,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편견 등을 쉽고 이해하기 쉽게 쓰고 있다. 

저자는 과일에 관심이 많았던가, 과일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옛 선조들이 어떤 과일을 보고 떠올린 생각(보통 에로틱한 생각을 많이 했더라... 조상님들이 과일만 보고도 엉큼한 생각을 떠올린 덕분에, 우리 인류가 70억 명이라는, 대 번성을 할 수 있었던 건가요?)과 그에 대한 얽힌 이야기가 많은데, 아마도 저자의 전공이 화학이고,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조리된 음식 자체보다는, 재료 하나하나 그러면서 각기 하나의 음식이 될 수 있는 과일을 많이 공부하신 것 같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도 관심이 많으신 듯 많이 언급된다. 그냥 단순히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그냥 이야기에 치우쳐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을 읽으면, 음식과 그 재료가 도드라져 와 닿는다. 뭐랄까, 신화 속 신들만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음식도 주인공으로 드러나 보인달까. (사실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근 몇 백 년 밖에 안 됐다. 먹고살기 바쁜데, 음식 이야기를 쓸 시간이 어디 있을까. 방송계에서도 음식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를 것도 근 몇 년의 일일뿐이다) 

식재료에 얽힌 이야기, 신화 속 혹은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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