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의 바이올린
허닝 지음, 김은신 옮김 / 자유로운상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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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글

 

     우리 인간이 개미와 벌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같은 무리 생활을 하는 집단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인간은 거대한 사회조직 안에서, 인간 개개인마다 꿈을 꿀 수 있고, 자유의지라 부르는 의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개미와 벌은 거의 집단에 매어있어, 자신을 위한 결정은 할수 없다. 오직 자신의 무리와 여왕을 위해 사는 길만 그들에게 나있다.

 

     이런 점이 개미, 벌무리와 우리 인간사회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사회가 개미, 벌 집단과 상당히 비슷해질 때가 있다. 바로, 전쟁 때이다. 우리 인간 조직은 거대한 유기체 조직의 기능이 평소보다 훨씬 강하게 두드러진다. 그리고 개개인의 선택, 취향, 개성은 평온할 때보다 많이 위축된다. 

 

     우리가 소위 문화라고 하는 음악, 미술, 예술은 유행을 탈 때도 있지만, 개개인의 취향에 많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등, 혼란한 시기와는 맞지 않다. 더군다나 목숨까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때에 이런 것에 집중할 수 있을까.

 

 

** 책 이야기

 

     야스히로라는 일본 군인은 도쿄의 한 가난한 예술가와 기생의 하룻밤 정분으로 태어난 사람이다. 출생과 자라온 환경, 그리고 155센티라는 작은 키가 그에게 콤플렉스였다. 그래서 예민하고 삐뚤어진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도 피의 영향인지 그는 음악을 들을 줄 알고, 바이올린을 켜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 바이올린 대신, 전쟁을 선택했다. 그래도, 바이올린과 음악에 대한 열망은 버릴 수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세계 일류 바이올리니스트인 리랜드 비센돌프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비센돌프는 유태인으로, 나치를 피해 중국 상하이로 오게 된 것이다.

 

      비센돌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스트였지만, 유태인이었기 때문에 상하이로 올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직 바이올린에만 몰입했기 때문에, 유태인이었음에도 원래 독일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딸 멜라니가 나치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그녀의 딸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들어준 바이올린을 들고 그곳을 떠나 상하이로 오게 된 것이었다.

      나치는 이미 개개인의 사람을 넘어서서 나치라는 거대한 집단만 있었을 뿐이었다. 저사람이 나에게 어떤 존재이냐, 저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느냐는 뒤로한채, 그냥 유태인이라는 사실에 유태인을 증오하고 죽였던 것이다.

 

     야스히로는 일본 군대에 소속된 사람이었지만, 바이올린에 대한 열망은 어찌 할 수가 없어서, 유태인이지만 자신이 예전부터 흠모하는 비센돌프를 잘 돌봐 주려고 한다. 그러나, 열등감은 어떻게 할 수 없는지 몇 개의 사건으로 숨겨져 있던 열등감은 더 커져, 나중에 흠모하던 비센돌프를 더 박하게 대하고 괴롭히게 된다. 그리고 비센돌프의 분신인 멜라니의 바이올린까지 빼앗는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동전의 양면이라, 야스히로는 더욱 성격이 삐뚤어지고 야비하게 된 것이다. 우월감도 거짓 우월감. 자신이 진정으로 비센돌프에게 우월함을 느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이 소속한 군대, 일본 군대 때문에 비센돌프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 열등감만 느낄 뿐이다.

 

     어쩌면, 그는 군대가 그에게 안 맞았을지도 모른다. 바이올린을 뛰어나가 켤 줄은 몰랐으므로, 아버지처럼 가난한 예술가가 그에게 더 맞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에는 나라는 패망하고, 빼앗았던 멜라니의 바이올린도 빼앗기고, 그의 열망의 대상이었던 바이올린, 그 자체도 잃게 된다. 그의 말대로, 일본이 패망하던 그 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 마무리

 

     음악을 다룬 책이지만, 역시 책으로만 읽기엔 부족한 게 있다.     

     어떤 음악을 연주했는지 상상할수가 없어서 그렇다. 이 책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데, 영화로 본다면 이 책에서 느꼈던 것들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다고 본다. ( * 향수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듣고, 맡는 걸 주로 다룬 책은 좀 답답하다. 듣고 맡을 수 없어서, 책속에 푹 빠져들기가 힘들다 )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유태인들이 나치를 피해 중국 상하이로 피난 간 사실 말이다. 우리도 20c 초에 일본의 그들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는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역사도 잘 알지 못하니까. ( *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끄럽지만, 너무 잔인한 역사라 그런가 알면 알수록 무섭고 겁이난다. )

 

     2차 세계대전과 유태인, 일본군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책 같다. ^-^

     아, 상하이에 대해 알고 싶은 분에게도 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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