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배우다 - 소소한 일상에서, 사람의 온기에서, 시인의 농담에서, 개정판
전영애 지음 / 청림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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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을 읽으며 자주 접했던 전영애 교수님이다.
독일문학 번역에 있어 Top 이라는 정도 밖에 알지 못했는데
‘에세이’라고 해서 솔깃했다. 개정판이라고 해서 놀랍기도 했다. 심지어 번역서 외에도 많은 글을 쓰셨다니, 그동안 너무 몰라봤던게 머쓱해지기까지 했다.

‘삶 자체로 기쁨이고 선물인 사람들 .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든든한지.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전하고 싶은 욕심,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을지도 ’  (프롤로그 중)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 선입견을 주었을까? 프롤로그에서 부터 사람의 냄새가 난다.  단정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인데
다정함과 따스함이 글 전체에 묻어난다.

여권이 4권이나 교체 발급을 받을정도로 독일과 한국을 왔다갔다 했지만 관광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은 공부하는 학자로써의 부단한 수행을 미뤄짐작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공부가 먼저였기에 방치해 둔 자녀에 대한 미안함과 애뜻함이  일하는 엄마의 애간장 녹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 주며  한층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해 준다.

학자로써의 열정적인 연구, 그 속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과의 관계에서 권위자로의 위엄은 찾아볼 수 없다.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과분하게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전재산을 들여 만든 ‘여백서원’까지…
작지만 강하고, 고요하지만 크나큰 선한 영향력을 지니신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시라고 감히 칭해 본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하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공들이는 과정을 철저하게 계산에 부치며, 성과에 대해
과시하기 바쁜 현대의 사람들에게 진정한 ‘이룸’은 소란스럽지 않다는 메세지를 주는 듯 했다.


올해가 가기 전 조용한 울림을 주시는 큰 스승님을 만난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겸손함을 가지고, 자신의 맡은 바일을 꾸준히 해 가는 것이 ‘잘 살사는 인생’이라는 가르침으로 새기고 오늘도 하루를 채워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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