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와 오즈의 마법사>는 총 14권의 오즈 시리즈 중 4번째 책이다. 14권 중 수채화 삽화가 실린 책이 두 권인데 그중의 한 권이 이 책이라고 한다. 1900년대 초반의 수채화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도로시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1권 후의 이야기를 읽지 않았기에 2권, 3권의 내용을 건너 뛴 채 4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지진으로 인해 땅속 나라에 도착하게 된 도로시의 모험기. 동물들과 대화가 가능하고, 나무에서 자라는 식물인간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창의적인 설정이다. 장면 장면 놀라움을 자아내는 요소는 판타지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더불어 읽지 않았던 앞의 이야기를 다시 들춰보고 싶게 하는 욕구도 일으킨다. 책 속의 삽화는 애니메이션처럼 생동감이 가득하고, 빛바랜 컬러감은 아득한 먼 옛날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과거 영화의 인상이 강렬했는지 그림 속의 도로시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과 달라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작가는 서문에 자신의 이야기가 아이들을 기쁘게 하고, 아이들에게 우정과 사랑 얻어낸다는 것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 말하고 있다. 아동문학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양철나무꾼, 사자, 허수아비와의 재회는 다시금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L 놀이동산의 ‘하늘을 나는 풍선’ 놀이를 빠짐없이 타는 이유는 아마도 오즈의 마법사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도로시와 오즈의 마법사는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