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 - 일상 생활 속 숨은 미적분 찾기
류치 지음, 이지수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7월

수학은 수학시간에, 과학은 과학시간에만 쓰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여름방학 과학 보충수업 시간에 임시로 온 선생님이

물체의 속도 구하기 뭐 이런거 하면서

수학식을 만들고 미분을 하시는거다.

사실 맞는 개념이긴 한데,

수학과 과학이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서로 다른 과목이라 생각을 했던건지 배운 내용을 연결해서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과학시간에 미분을 접하고 꽤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이라, 제목을 보니 벌써 먼 옛날이 되어 버린 그때 그 여름방학이 떠올랐다.

수학을 도대체 배워서 어디다 쓰나, 이런 생각을 아마 한번쯤은 해보았을텐데,

과연 그 골머리 아픈 수학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숨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나의 궁금증과 달리 사실 책을 받고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미적분을 정말 순수하게 식으로 표현할 줄은 몰랐었기 때문이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이런식으로 미분이 사용된다의 소개이겠거니 하고 예상했으나,

실제로 식을 만들어보고

식에 사용되는 개념들이 설명되어 있는 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열차 시간표를 어떻게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식을 만들어 보는거다.

그러면서 수열도 나오고, 극한도 나오고 이런 개념들을 하나씩 풀어서 설명을 해준다.

수학은 사실 개념만 잘 이해를 하면 재밌는 학문인데

차근차근 개념을 받아들이며 학습하기에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진도가 너무 빠르지 않나 싶다.

수학처럼 정직하고 깔끔한 학문도 없지만,

암호같은 숫자들을 이해하고 따라가려면 현기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

이 책이 마냥 쉽다고도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책에 나오는 개념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어야

이렇게도 접근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라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미분이 뭔진 모르지만 일상생활에 미분이 어떻게 녹아있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면

(식을 만들고 대입하고 그러지 말고 말이다)

미분과 적분을 배우기 전에 동기부여차원에서도 읽어보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