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
보리스 부이치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을 읽고

박정원

 

 

사람들은 완전한 것을 좋아한다. 수집품이나 여타 상품들도 박스와 설명서까지 완전히 갖춘 경우에 그 값은 훨씬 더 올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뭔가가 부족하다는 것은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대개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정말 너무나 안타깝게도 사람에게도 스펙이라는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쓰이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스펙이란 단어는 사용가치를 따지는 물건에만 어울리는 단어지, 하나님의 형상과 목적을 품은 인간에게는 결코 쓰일 수 없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쓰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완전함을 갖추지 못하고 태어난 장애아는 어떤 의미와 가치로 사람들에게 인식될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다시 한 인간을 그 모습이나 그 갖춤의 여부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 존귀한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줄 귀한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닉 부이치치의 아버지인 보리스 부이치치가 쓴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이라는 책이 바로 그 책이다.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아니, 사실 이젠 닉의 아버지까지도 책을 쓰나?’라는 생각도 잠시지만 들었다. 그러나 닉의 부모님의 입술에서 나오는 고백, 그리고 혜안이야 말로 꼭 필요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있었다.

 

책은 모두 세 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Part1: 특별한 여행길에 오르다. 과연 내가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1. 기대한 아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슬퍼하고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2. ‘새로운 정상을 만드는 모험을 시작하다. (닉을 환영해 주고 사랑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

Part2: 자녀의 가장 중요한 지원자, 부모. 우리는 슈퍼 부모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좋은 부모는 될 수 있다.

3. 아이에게 필요한 답은 아이에게 있다.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자녀에게 배우라)

4. 자녀의 약함에 대해 준전문가가 되라. (아이의 장기적인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

5. 형제 사이, 균형과 경계가 필요하다. (형제들에게 정애 형제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말라)

6. 아이는 제 몫을, 어른은 어른의 몫을 감당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세상으로부터 숨지 않도록 자녀 교육을 적극 지원하라)

7. 자녀가 당신 품을 떠날 날을 준비하라. (때로 가슴 아파도, 아이에게 뿌리와 날개를)

Part3: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부모. 건강한 삶을 지켜내라, 건강한 삶을 대물림하라.

8. 부부 사랑, 자녀에게 가장 귀한 선물 선물이다. (매일 20분만이라도 부부만의 시간 갖기)

9. 요동치는 감정이 아닌 하나님 말씀을 따르라. (영적 기초 튼튼히 쌓기)

 

책의 구성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책은 꽤나 상세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저자는 굉장히 섬세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분명한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쓰여져 있지만 마치 엄마가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이 책은 모든 부모에게 유익하다. 일단 장애, 비장애를 떠나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에게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특히 아들을 둔 아빠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입장에서 기술된 책이라 더욱 그랬다. 사실, 어머니의 시각에서 쓰여진 자녀 양육서들은 국내에서도 많이 발간되고, 폭넓게 읽혀지고 있지만 아버지의 시각으로 쓰여진 자녀 양육서는 상대적으로 들물기에 더 큰 유익이 되는 것 같다.

 

책은 매우 세밀하게 쓰여 졌다.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는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렵게 만들기에 충분하고, 마치 내가 당한 일 인양 감정이입이 자연스럽도록 돕는다. 다 표현하기 어려운 이야기들과 아픔을 여과 없이 쏟아내고 기록한 것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대목이다. 또한, 책 전반에 걸쳐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런 가정들은 대개...’ 혹은 대부분의 장애아들은..’ 이라는 식의 표현을 통해 닉의 실수나 연약함을 일반적인 것으로 표현하며 끝까지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며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지혜도 돋보인다. 물론, 이것은 자신의 견해가 단순히 사견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식견임을 담보해 주는 권위도 부여한다. 머리에서 시작해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들의 구성, 그리고 특히, ‘머리와 가슴에 새겨 두기라는 코너를 통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친절히 정리해 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야기 중심의 책이지만 정보를 따로 분류해 주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하나는 똑같은 사례가 한국에서 일어났으면 이라는 아이가 어떻게 자랄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닉과 같은 육체적 장애가 아니라 지능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물론, 이 책이 이 모든 것에 대해 답을 줄 필요는 없다. 그냥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이 또 우리 믿는 자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 것이다.

 

목회를 하다보면 장애아로 인해 고민 하고, 고통 받는 가정을 왕왕 만나게 된다. 그런 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권할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책을 덮으며, 왜 하나님께서 닉 부부이치라는 보석을 보리스 부이치치 부부에게 주셨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특별한 부모임을 한사코 부인하지만 실상 그들은 정말 탁월한 부모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참 귀한 책이다. 나도 그렇게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은 주님안에서 이미 완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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