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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설교
팀 켈러 지음, 채경락 옮김 / 두란노 / 2016년 9월
평점 :
‘팀켈러의 설교’를 읽고
박정원
목회자로서 가장 영광스러우면서도 또한 가장 두려운 사역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설교’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처음 파트타임으로 전도사 사역을 시작했을 때는 설교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가능한 설교 기회를 자주 얻고 싶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예배-가령, 주일오후나 수요예배 등에서 설교하는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들이 마냥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나도 ‘목사’가 되었고, 정말 부족한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물론, 나는 여전처럼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하고 싶은 마음을 버린지 오래다. 언제나 그 규모를 떠나 설교단에 선다는 것은 내게 큰 부담이다. 여러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나는 설교자로서 부족하다고 진심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과 한계는 예상컨대, 결국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것이 내게 ‘고통’은 결코 아니다. 언제나 주님의 말씀을 들고 단에 설 때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음성을 전달하고 나누고 싶은 열정과 설레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교에 관한 책들에 설교자라면 누구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유명한 설교자들의 책과 설교관련 책들을 많이 접했다. 그 중에서도 내게는 결코 잊을 수 없고, 또한 지금까지도 큰 감사의 제목인 것은 데니스레인의 ‘강해설교’라는 책과의 만남이다. 당시는 신학을 공부하기도 전이였지만 매일 큐티를 통해서 데니스레인의 강해설교라는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너무도 컸다. 큐티책에 소개된 글과 광고를 보고 마음이 동하였던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은혜요 섭리였으리라! 돈이 넉넉지 않을 때였지만 책을 구매했고, 열심히 읽었다. 신학을 공부하기 전이라 무슨 말인지도 잘 몰랐을 것인데도 가슴이 뜨거워졌고, 뭔가 ‘바로 이거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깊은 공부를 향한 갈망으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돈이 넉넉지 않았던 때임에도 불구하고 데니스레인의 ‘강해설교’ 영어 원서를 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자리를 빌어서 꼭 감사하고 싶은 것은 그 때만 해도 한국에서, 적어도 나에게는, 영어 원서를 구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때였기에 그 책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두란노출판사에 메일을 보내어 책을 의뢰했는데 몇 달이 지나 배송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아마 내 설교관이 확립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생각해본다.
그렇게 데니스레인의 책(Preach the word)을 통해 나는 평생 강해설교에 헌신할 것을 결단했고 그 이후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강해설교를 강조하는 신학대학원에서 이 일에 헌신하신 귀한 교수님들을 통해 더욱 이 결단을 확고히 할 뿐 아니라 실천해 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실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던 중 팀켈러의 ‘설교’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군들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을 택배로 받고 곧장 책을 펼쳤다. 음... 생각보다 책이 많이 두터웠다. 그래도 그 풍성한 내용이 얼마나 기대되었는지! 책은 정말 기대이상이었다. 처음 데니스레인의 책을 읽었을 때의 그 설레임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뜨거움과 도전이 있었다. 그것은 그 때보다 아무래도 설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더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고, 또한 이 책의 내용이 데니스레인의 것보다 훨씬 더 방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은 ‘설교를 잘 하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책은 역시 아니다. 만약 그런 기술이나 구체적인 방식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이 ‘설교를 잘 하는 기술’은 없다. 그저 진짜 ‘설교’가 무엇인지를 알면 알수록 설교의 위대한 역사와 열매는 풍성해지기 마련이다. 그런의미에서 팀 켈러는 ‘설교자가 무엇을,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거기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풀어간다.
Part1. 말씀을 섬기는 설교: 설교자는 성경 본문의 진리를 향한 책임이 있다를 통해 저자는 설교자가 무엇에 헌신되어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한다. 1장: ‘성경 말씀을 설교하라(전체 성경의 맥락 안에서 강해 설교를 하라), 2장: 매번 복음을 설교하라(복음을 설교하는 건,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것이다.), 3장: 모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라(본문에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설교하는 6가지 실천법)이 바로 그러한 답들이다.
Part2.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설교: 설교자는 청중의 삶을 향한 책임이 있다를 통해서 저자는 무엇을 가지고 왜라는 질문과 함께 설교와 청중의 간극을 메우는 진리를 다루고 있다. 4장: 몸담고 있는 문화를 향해 그리스도를 설교하라(주위 문화와 공명하면서 저항하라), 5장: 시대정신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후기-현대의 저변을 흐르는 문화 내러티브 검증하기), 6장: 마음에 닿게 그리스도를 설교하라(설교의 상황화가 이뤄지면 청중이 변한다)가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Part3. 성령을 덧입은 설교: 설교자의 삶과 인격에 성령이 오셔야 한다를 통해 저자는 결국 이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이 누구이시며, 설교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자세를 견지하고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7장:설교가 ‘들리게’하시는 분은 성령이시다(‘설교’보다 ‘설교자로서의 삶’을 더욱 힘써 준비하라는 저자의 결연한 선포이자 또한 당부인 것이다.
이 책은 일반 서적처럼 그냥 읽어내려 가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 “팀켈러 교수님”을 서재에 모셔놓고 한 강의 한 강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며 공부하고 싶다. 책의 내용이 부족한 내게는 참으로 심오하고, 또한 깊어서 언제라도 꺼내어 다시 반추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설교를 향한 저자의 진지하고도 철저한 헌신을 배우고 싶고, 그러한 설교를 실현해 갈 수 있는 저자의 지식과 풍성한 은혜의 샘을 나도 소유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는 충분함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책은 나에게 ‘모든 본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설교하고, 복음을 설교하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것’이라는 명제에 대해 더 깊은 헌신과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고, 또 가끔(?) 실천해 왔던 것이었지만 저자가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하지 못했을뿐더러,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솔직히 아직 저자의 주장만큼 확고하게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길을 찾았다. 그렇게 하나 하나 적용하고 실천해가다 보면 나도 분명 확고한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고 선포하는 이 귀한 일을 도덕적인 권면이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통로가 되게 하거나 왜곡되히 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 책은 참으로 좋은 안내서가 되어준다. 이런 귀한 책을 만나게 된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굉장히 드물게 서술되는 ‘설교의 기술’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 마음으로부터 설교한다는 것(pp.273-275 발췌 및 요약)
1. 힘을 다해 설교하라: 으스대지 않으면서도 권위가 드러나야 한다. 준비한 메시지에 대한
확신을 품고 전하되, 환심을 사거나 과시하려고 해도 안 된다.
2. 경이를 품고 설교하라: 구원을 이야기 할 때, 설교자가 그 구원을 ‘맛보고’ 있음을
청중이 볼 수 있어야 한다.
3. 정감을 담아 설교하라: 이 투명성은 오직 진리인 복음으로 치유받은 상한 심령으로부터
나온다.
4. 진정성 있게 설교하라: 진정성 있는 설교는 언어와 목소리 톤이 단순하고도 꾸밈이 없다.
5. 그리스도를 흠모함으로 설교하라: 설교자는 온 몸을 다해 그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많은 청중이 거의 눈앞에서 보듯 그분을 보고 온 맘 다해 그분을 흠모하고 예배하게 된다.
* 팀켈러의 강해 설교 작성(p.281 발췌 및 요약)
1. 본문의 ‘목표’를 분별하라: 성경 본문이 말하는 모든 내용을 열거, 중심사상을 찾으면
본문의 목표를 가늠할 수 있다.
2. 설교의 주된 ‘주제(테마)’를 선택하라: 본문의 중심사상을 드러내면서 자신이 섬기는
특정한 청중에 조율된 주제를 선택하라.
3. 설교 주제를 중심으로 ‘개요(아웃라인)’을 발전시키라: 본문에 부합하되 기초한 통찰을
드러내는 동시에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이 있는 개요를 마련하라.
4. 각 대지에 ‘살’을 입히라: 논증과 예화, 예시, 이미지, 관련 본문들, 가장 중요하게는
실질적인 적용을 가지고 대지를 채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