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 - 김양재 목사의 자녀교육
김양재 지음 / 두란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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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를 읽고

박정원

 

 

 

심방을 다니다 보면 많은 가정과 마주하게 된다. 수 년동안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가정을 대하면서 한 가지 나름대로 깨달은 것은 자식문제는 결코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성경적 정답도 알고 있고, 나름대로 분석도 할 수 있지만, 때로는 성경의 공식과 여타의 분석을 들이대어도 도저히 시원하게 밝힐 수 없는 자녀들이 각 가정마다 있기 마련인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자녀들을 훌륭히 잘 키웠는지, 아니면 그 가정에서 어떻게 그런 말썽쟁이 자녀들이 나왔는지 어느 경우도 설명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수 백 가정의 케이스를 지켜봐온 나로서는 아버지로서의 나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목회자로서, 또한 한 사람의 주의 백성으로서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아니 적어도 성경적인 부모상을 보여주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다. 그렇게 자녀를 양육한지도 벌써 12년이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2학년 딸과 여섯 살 난 아들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양육은 언제나 거룩한 가정 사역이다. 한 번도 쉽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렵게 느낀적도 아직은 없었고, 부담이라는 생각은 더더욱 해본 적이 없다. 언제나 부모된 특권을 누리고, 자녀를 양육하는 행복을 누린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라는 책을 손에 들고 일단 제목이 가슴을 때린다.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느껴지지만 그래도 반감이 든다. 문제아라는 단어 만큼이나 문제 부모도 다분히 부정적인 어감에 정죄하는 느낌의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아니, 문제 부모라는 단어가 싫어서 이겠지...

 

수년전 일본의 한 유명한 청소년 선도가가 출간한 책 제목이 미안해,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였던 기억이 있다. 적절한 제목 같다. 아무리 부모의 문제 있는 행동이 자녀의 문제 있는 행동으로 직결된다 하더라도 문제아를 살리려고 부모를 매도하는 것도 적절한 표현은 아닐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비단 나 하나가 아닌 것 같다. 서론에서 저자는 믿지 않는 사람들도 우리들교회 건물 밖의 현수막에 새겨진 이 문구에 호응을 했는데, 유독 믿는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딴지를 걸었다고 한다... 그렇다. 문제아의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는 정도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제목에 마음이 많이 상했지만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친다. 역시나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문제 부모를 정죄하는데 초점 맞춰져 있지 않다. 오히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 보고, 부모의 문제를 해결 할 때 자녀들의 문제를 자연히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자녀 때문에 무너지는 것은 그 자녀를 내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큰 공감이 간다. ‘오후 다섯시 자녀라는 표현도 참 마음에 든다. 이 책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Part1이 원통 자녀에게 집중되어 있는 시선과 비난의 화살 끝을 부모 자신에게 돌려놓고 있다면 Part2는 다시 한 번 믿음의 눈을 가지고 하나님의 시각에서 어떻게 축복과 기대에 가득찬 시선으로 자녀에게 돌려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이 곧 이 책의 강점인데, 이렇게 잔뜩 자녀에게 빼앗겨져 있던 시선과 비난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 돌림으로서 문제의 바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훌륭한 목사님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철저히 실패하고 찢겨져 본 사람들의 솔직한 간증과 나눔이 담겨 있어 유익하다. 그리고, 워크북 형식으로 되어 있는 내 마음 들여다보기는 다시 한 번 독자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구체적인 변화를 기대하기에 좋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책 나눔과 삶의 나눔으로 활용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양재 목사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정말 실전 전문가같다. 이론이 장황하고, 논리가 말끔하게 떨어지는 유영이 아닌, 철저히 현장에서 다져진 실전형 같다. 그래서 성경의 해석과 적용이 아주 깊은 신학적 내용이나 교리적이라기보다 철저히 실전 큐티 중심의 은혜와 적용이 있어 일반 성도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격렬한 경기장을 빠져 나온 듯한 느낌이 책을 덮는 순간 몰려온다. 치열한 우리 주변의 삶의 이야기가 빼곡이 들어 있고, 읽는 내내 내 주변의 가정 이야기들 사랑하는 교우들의 아픈 이야기들이 오버랩 되어 그럴 것이다.

책을 덮고 정리해 보니 이것이 결론인 것 같다. 자녀를 내 욕심과 영달의 도구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비교 하지 말며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내 자녀가 축복의 선물임을 알고 영적 후사가 될 것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말이 아니라 삶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큐티하며 말씀을 통해, 노엽게 하지 않고 인내하며 순종을 가르치며 영적 후사로 놀라운 축복과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하며 양육하자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실제 사례들과 간증이 많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을 통해 자녀 문제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이 실질적인 도움과 도전을 받을 수 있고, 그들도 이러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늦은 시각 보물과 같은 세 자녀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나아가 축복의 선물로, 귀한 영적 후사로 주신 이 귀한 아이들에게 문제 부모가 아니라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도록 돕는 축복의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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