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이에게 건네는 열두 모금 생수 - 조정민의 새벽 묵상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두 모금 생수(조정민, 두란노)’ 읽고.

박정원

 

우리는 풍족과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주말 도심지의 유명 식당에는 앉을 자리가 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대의 음식이 불티나게 팔려간다. 쉽게 쳐다보지도 못할 막대한 금액의 가방은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너무 먹어서 체중이 불어서 또 무언가를 먹고 살을 빼려고 한다. 연휴가 되면 고속도로나 명소는 말할 것도 없고 공항은 사람들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일찍이 이 땅에 이런 풍요와 풍족의 시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우리는 지금 모자랄 것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시대는 한편으로는 목마름의 시대이다. 여기 저기서 갈증을 호소한다. 관계에서의 갈증, 사랑의 갈증, 풍요에 대한 갈증이 역설적이게도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취업에 대한 목마름과 진정한 관계에 대한 갈증은 또한 어떤가? 국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갈망하지만 이 또한 요원해 보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 본다.

 

이런 갈망과 갈증의 시대에 생수라는 단어는 그 어감만으로도 촉촉한 은혜가 있다. 그것도 시대를 바라보는 탁월한 혜안을 지닌 앵커 출신의 조정민 목사님의 글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 생수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사람이 답이다라는 책을 통해 트위터의 글을 통해 큰 반향을 일은킨 저자라 더욱 기대가 컸다.

 

저자가 서론에서 밝혔듯이 이 책의 강점은 열두 모금에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 이미 지식적으로 성장 할대로 성장하고 이미 홍수와 가까운 은혜의 글들을 접하고 있는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어쩌면 홍수보단 생수가 더 효과적으로 보이고, 장문의 글이나 설교집 보다, 열두모금의 짧은 글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기자때의 기억을 살려 묵상을 다듬고 또 다듬어 줄이고 또 줄여 귀한 묵상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SNS를 통해 나누었던 글이라 더욱 생생하고, 또한 현장감이 있어 좋다.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위 자랑질의 글들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홍수와 같은 정보와 쏟아지는 글들 때문에 SNS의 역기능들 때문에 몸서리치는 요즘, 이 책의 가치는 더욱 귀하다. 그렇다. 홍수때 사방이 물이지만 정작 마실 물이 없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사방에 정보며 글이며 소통이며 넘쳐나지만 정말 마실 생수가 없는 이 시대에 이 책은 SNS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은혜를 흘려보내고,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지를 제시해 주고 있어 더욱 귀하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무엇입니까?(Re-orientation),’ ‘왜냐고, 물어도 될까요?(Re-member)’가 바로 그것이다. 1장은 무엇, 그리고 우리의 방향에 대한 본질적 물음이 주를 이루고, 2장은 그래서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의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물론 이 구성이 처음부터 의도되어 SNS에 올라간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이 모든 글들을 책으로 접했지만, 저자의 글을 매일 새벽 고대했던 팔로워들에게는 얼마나 기다려졌을까 하는 생각에 SNS의 영향력과 그것이 올바로 사용되었을 때의 선한 결과를 가히 짐작해보게 된다. 민감한 주제들, 그러나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꼭 되짚고 가야할 주제들에 대해 저자 특유의 필력과 굳건한 신앙의 토대위에 하나하나 써내려간 고도의 정제된 글이 너무나도 소중한 책이다.

 

SNS의 묵상집과 관련되어 그럴까? 책의 표지가 상당히 감성적이다. 새봄과도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더 손이 가고,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실, 책을 읽을 때면 색연필을 써가며 마구잡이로 읽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만큼은 너무 이뻐서 어떤 마킹도 할 수가 없었다.

 

풍요의 이면에 진정으로 갈증을 갖고 살아가는 시대에 정말 소중한 생수아니 일급수의 은혜를 주는 귀한 책이 있어 감사하다. 이 봄에 더 없이 좋은 선물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