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해영 지음불안하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게만 느껴지던 20대 때는 이제 막 같은 시기를 지난 인생 선배들의 조언에 목이 말랐다. 부모님께는 말할 수 없었고 꺼내놓을 수 없던 그 시기의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쏟아내며 의논할 수 있는 상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 뒤로 30대가 되고 40대, 이제는 50대 앞에 섰음에도 여전히 난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앓고 있는 고민들을 내려놓을 지혜를 얻고자 함도 있고 혹여 당황할 문제들을 미리 알아내어 준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여전한 마음으로 염해영 작가님의 책을 펼쳐 들었다.본격적인 중년에 들어서며 노년 역시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외치시는 힘을 전해 받고 싶었다.젊은 작가들의 글에서 쨍하는 참신함과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열정을 느낀다. 반면에 나보다 먼저 삶을 꾸려나가고 계시는 인생 선배님들의 글에서는 따듯하지만 차분해지는 마음의 울림과 남은 삶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삶의 새로운 장 앞에 선 60대, 퇴직을 하고 주체할 수 없게 주어진 시간 앞에서 낙담하거나 풀어지는 대신 새벽 기상을 통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이어갔다. 그냥 주저앉기에는 한 번뿐인 인생이 아까웠다.서두르지 않고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내는 것에만 중점을 두었다. 밀어냈던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채워가는 동안 인생도 달라지리라 믿었다. 그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고 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 될 것이었다. 용기를 내어 인생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먼저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데 힘을 쏟았다. 과정을 즐기는 여유를 가지며 배우는 일에 몰두했다.나이를 먹어가며 자신 역시 늙는다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머리로는 누구든 아는 사실이지만 천천히 다가오는 노화, 노년이 어느 날 더는 돌아갈 수 없게 덮칠 것이란 징조가 믿기지 않을뿐더러 반갑지 않다. 그럼에도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나를 이해시키고 싶다. 더는 도망치지 않고 차분히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것을 안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생각한 것은 50대라고 60대라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더 늙어갈 긴 여정이 어쩌면 허락될 것이라는 점이다.당황하지 않고 감사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단단한 준비를 해야겠다.작가님처럼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노년을 보내고 싶다.아래의 글을 사십 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열심히 일했다고 퇴직 후에 쉬는 것은 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할 것도, 갈 곳도 많다. 그냥 주저앉아 있기에는 인생이 아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