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힘 바우어 지음신경과학자이자 내과 의사이며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맞서는 새로운 관점을 이 책을 통하여 보여준다.인간은 이기적 존재라는 명제는 우리 모두에게 그동안 얼마나 큰 좌절을 안겨주었나.하지만 요아힘 바우어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유전자에 맞서 '인간성'을 들고 나왔다. 우리 인간은 친화적이며 사회적 태도와 생활 방식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올바른 사고방식과 가치 있는 삶을 향한 태도가 이 유전자를 움직이도록 조정하여 결국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니 상처받은 마음에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없다. 요아힘 바우어의 관점에서 공감하는 유전자를 제대로 운용하여 더 나은 미래를 꾸려갈 길을 찾아보자.저자가 지적하는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한 가설의 허점을 읽으면서 덩달아 유쾌해졌다. 마음이 놓였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유전자의 이기심은 너무나 폭력적이라 암울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저자는 강하게 반기를 들었다. 터무니없는 편협한 주장이라는 것을 여러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자신한다.개인적으로 제일 감사했던 점은 마음을 어떻게 먹고 방향을 트는가에 따라 나의 유전자가 움직인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이기적인 것과는 반대로 우리의 유전자가 사회 친화적이며 의미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큰 위로와 안도가 되어주지 않는가.우리가 딱히 뜻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선한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건강까지 프로그래밍하여 질병의 위험을 없애는 유전자라니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불안, 초조, 근심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스트레스에 억눌려 있다면 이 선한 유전자를 아프게 하는 일이니 더 나아가 이로 인해 큰 병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도 된다.비단 신체적인 불편과 육체적으로 얻는 질병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인간은 이런 독특한 신경생물학적 구조를 갖추고 스스로를 공감 능력이 있는 생명체로 만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바를 함께 느끼고,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는 능력으로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이는 우리 인간에게 밝은 에너지를 주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준다.마음을 통해 상처 입은 유전자를 치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생활 방식이 우리의 신체적 구조에도 반영되어 유전자의 방향을 바꾼다. 선한 의도로 취하는 가치 있는 행동, 그리고 상대방을 위한 희생과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의미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변화까지 이끌어낸다.우리의 '공감하는 유전자'는 스스로 선을 만들어내지는 않아도 인간의 선한 정신과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결국 스스로에게 영향을 미쳐 질병을 예방하고 어울려 사는 행복한 삶을 일구게 된다. 실제로 이 사례는 과학적인 연구에 의해 증명된 바 있다. 몸이 아픈 것은 술과 담배 등의 나쁜 생활 습관뿐 아니라 유전자가 오랫동안 서서히 나쁜 영향을 받도록 촉진된 결과인데 이는 이기적인 삶과 의미 없는 경쟁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유전자 역시 인간을 이루는 구성의 일부분이다. 우리의 정신과 유전자는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좋은 삶'을 지향하는 태도야말로 유전자를 건강하게 만들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인간성과 공감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으로 공감과 공존을 지향하는 태도라야 좋은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다. 개인적인 건강에서 더 나아가 서로를 위한 공평과 인류의 공존까지 바꿀 수 있다.요아힘 바우어는 바로 이런 착한 본성을 들어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하고 윤리적 선택을 지향하는 선한 유전자의 힘으로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거라 주장한다.마음을 움직여 몸을 고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들이 우리 안의 능력이라니 슈퍼맨이라도 된 듯 신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