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덩 지음이 책은 판덩의 전작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에 이어 논어의 뒤편이 실린 책이다. 판덩은 고민으로 마음이 무겁고 근심으로 가득했을 때 논어를 읽음으로써 마음의 해방을 맞았다고 한다. 그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직접 논어를 현대어로 재해석하고 읽기 쉽도록 편집한 것이다. 약 3천 명의 제자를 두었다는 공자, 그가 2천 년 전에 남긴 말들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가르침과 깨달음을 준다.하지만 비전문가인 내가 <논어> 원문 그대로를 읽고 깨닫기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판덩의 책은 다르다. 논어의 각 구문을 소개하고 그에 알맞은 이야기를 곁들임으로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통독으로 쓱 훑고 말 책이 절대 아니다.하루 한 문장씩 차례로 읽어도 좋고 힘들 때마다 넘겨보면서 상황에 맞는 구문을 찾아봐도 유익하겠다.벌써 몇 구절은 직접 써보기도 했는데 가만히 적고 있는 시간마저도 치유의 힘이 실리니 <논어>에 대한 애정이 솟아난다.읽다 보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모호하게 알고 있던 구절들도 자주 만나게 되니 이 기회에 제대로 알고 넘어가는 뿌듯함은 덤이다.많은 구절 중에 오늘의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를 남겨두자.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자왈: "회야, 기심삼월불위인, 기여즉일월지언이이의!")공자가 말하길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 동안 어짊에서 떠나지 않았으나 나머지는 하루나 한 달 정도 어짊에 미칠 뿐이구나!"억지로 노력한다고 어진 상태에 다가가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하는 행동은 오히려 어짊과 멀어지게 한다. 어짊은 겉으로 꾸민다고 이룰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어짊은 짧은 시간 동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아주 오랜 기간 축적되어온 시간이 쌓여 내면의 상태에서 도달하는 덕목이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늘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며 그럴듯한 계획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하지만 그것은 작심삼일이 될 뿐, 일 년 중 자신이 계획했던 일들을 지키는 날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일상을 부지런히 사는 것이다. 그리고 어짊은 매일매일 그 부지런한 수신과 성찰의 노력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다.범인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지혜를 나누어줄 현인, 공자는 이 세상에 없지만 뜻있는 작가에 의해 그가 남긴 문장과 사상이 책으로 엮인 것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다.<논어>는 읽어보고 싶지만 어렵고 지루해서 엄두가 나지 않던 분들이 처음 접하기에 도움이 되겠다.형광펜과 연필을 준비하고 공책을 꺼내들면 한동안 논어와 재미있게 놀 수 있다.도전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