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희 지음요즘 내 머릿속을 제일 어지럽히고 먹구름이 끼게 만드는 사람은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아들이다. 제일 속상하고 걱정되는 일도 모두 아들과 관련된 일들이다. 개인적으로 바쁜 시기라 책을 차분히 읽고 있을 형편이 사실 못 되는데 자그마치 마음코칭이란다. 그것도 "사춘기 아이의 감정과 마주하며 행복한 엄마로 성장하는!!"대. 단. 한.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를 대할 때 나의 제일 취약점이 감정 컨트롤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순간을 벗어나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지만 벌써 눈에 힘이 빡 들어가는 나를 어쩌면 좋은가.작가님의 큰 아이 역시 사춘기를 앓고 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버거운 일이다. 예민하지만 착한 아이였던 내 아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운가.짐작건대 우리 아들보다 작가님의 아들이 세 살 위인 듯싶은데 먼저 겪은 사춘기의 절정을 읽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다. 그리고 너무 닮은 두 모습에 얼마나 공감이 되던지.나도 그렇다. 이렇게 미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울 때도 있지만 아이의 자는 모습은 항상 시큰하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며 널뛰는 내 마음도 들여다볼 기회가 많아졌다. 사춘기 엄마로 산다는 것이 엄마가 큰 그릇의 어른이 될 수 있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접근은 신선했다.어두운 표정으로 대답 없이 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늘 마음 한구석이 꽉 막히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전형적인 사춘기의 한 모습이라니 위로가 되었다.아이가 처음 해보는 일을 혼자 해결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려도 잘 못해도 마음으로 응원하며 지켜봐야 했다. 잘 못할까 봐 혹여 다칠까 봐 아이의 일을 대신해 주는 엄마는 조력자가 아니라 파괴자였음을 이제는 안다. 그리고 나의 과오를 뼈저리게 반성한다. 아이는 설사 망치더라도 혼자 힘으로 성을 쌓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과 자존감이 함께 자랐을 터였다. 그런데 아이를 위한다는 잘못된 판단 아래 아이의 다리를 꺾어버린 과오를 저지른 것이다.당장의 결과에 연연해서 아이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된다. 앞으로 아이가 맞닥뜨려 살아가야 할 세월이 구만 리인데 언제까지 엄마가 아이 밑까지 닦아주려 한단 말인지.그러니 회사에 그만둔다는 전화를 엄마가 대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작가는 아이와의 힘든 관계 속에서 방황하다가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감정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어렵지만 엄마라면 꼭 해내야 하는 일이다.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도 아는 것이 없는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알게 되면 오열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기 전에 필요한 것은 엄마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아보는 일이다. 내 마음이 엉망이라면 아이를 돌아볼 여력을 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책을 읽다가 너무 공감 되어서 숙제를 하고 있는 아들 방으로 가서 이 장을 읽어 주었다.가만히 듣던 아들은 코를 찡그리더니 조금 웃었다.엄마가 너를 이해해 보려고 이 책을 읽고 있다고 덧붙이니 살짝 표지를 살핀다.영리한 아이니 알았을 것이다. 느꼈을 것이다.엄마가 자신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요즘 아이가 보이는 대표적인 사춘기 증상은 혼자 있고 싶어하고 말을 별로 하지 않고 종종 방문도 닫고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이다.이런 모습들이 보기에 편안하진 않지만 지나가는 과정이라 여기고 다만 아이가 보이는 도와달라는 신호에는 예민해져야겠다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가끔 부모가 아이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 맞는 일인가 속이 상하기도 했는데 내가 정말 뭘 몰랐구나 싶다. 치열해지는 사회 안에서 매일 부대끼며 성장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소한 아이의 대꾸에 일일이 마음 상해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 고맙게 느껴진다.아이와의 소통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란다. 잘 들어주기.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모의 욕심은 내려두기. 아이를 위한 일이라는데 어려워도 낯설어도 꼭 노력해 볼 일이다. 아이와 대화를 할 때는 부드러운 억양으로 목소리 톤은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많이 찔렸다.내 하이톤이 아이에게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니 아뿔싸!아이에게 관심이 있으면 질문을 하게 되는데 목적성 질문보다 아이를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해야 한다.알려주신 관심과 경청 공감의 말은 여러 번 읽어서 입에 좀 자연스레 붙으면 좋겠다.아이 때문에 화가 나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시 자리를 피해 깊은 심호흡을 하거나 애완견이 있다면 함께 산책을 하란다. '아... 누리랑 자주 나가야겠어. 누리야 이 엄마를 부탁해.'격한 감정에 사로잡힌 아이에게 말려들면 서로의 감정싸움이 시작되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부모는 늘 그 자리에서 아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따듯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어야 한다.작가님은 종교에 마음을 둠으로 큰 도움을 받으신 듯 보인다. 결국 내 아이는 제 자리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 내가 믿는 절대자가 내 아이와 나를 사랑하시니 고난 속에서도 성장하며 이겨내도록 도우실 거라는 다짐은 인내하며 평온을 지켜내는데 분명 힘이 될 것 같다.난 성격이 급한 엄마다. 내 아이는 엄마의 속도가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 요즘 내가 깨닫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작가님 글로 똑같이 읽는 경험은 굉장히 짜릿했다. 다시 나에게 물었다.아이가 무엇이 되길 바라는가? 아이가 어떻게 자라길 바라는가?다행히 이 부분에서는 나의 욕심이 아이를 덮칠 일이 없다. 이와 관련된 모든 공을 난 자연스레 아이에게 이미 넘겼다. 아이가 무엇이 된다 해도 어떤 일이라도 그것이 바른 일이고 자신과 남을 해하는 일이 아니라면 언제나 응원하고 도울 것이다.때때로 아이를 키우며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은 절로 마음공부가 되어준다. 사람인지라 마음 가득 빵빵한 오늘의 배움과 다짐들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겠지만 아무리 힘든 시간이라도 결국 흘러간다는 것, 사춘기 아이와의 시간을 고통이 아닌 아이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는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매일 더 행복해지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애써봐야겠다.책의 에필로그 끝에 작가님이 위로를 받으셨다는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라는 찬양을 들을 수 있는 큐알코드가 있었다.찬양 제목만으로도 울컥했다.가만히 들어보니 작가님이 직접 마음을 다해 부르셨다.어떤 마음으로 부르셨을지 짐작이 되니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코 끝이 찡해진다.부디 작가님의 아드님도 나의 아들도 무사히 건강하게 이 사춘기를 잘 지나길 바라본다.#사춘기#힘든엄마들#작가님목소리로부르는고운찬양#종교를떠나힘이되시길#행복한엄마가되는감정공부법#홍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