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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올까요?
최진형 지음, 최하임 그림 / 바른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글 최진형/ 그림 최하임
나는 그림책을 유독 좋아하고 아낀다. 벌써 중학생이 된 아들이 읽던 동화책도 모두 물려주거나 처분하지 못하고 여전히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제만 빼면 어느때고 꺼내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요즘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른들 자신을 위해 그림책을 읽거나 소장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것이 어쩌면 그림책은 아이보다 어른이 읽어야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도록 만들어졌기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신 최진형 작가는 딸을 둔 신인 작가라고 한다.
분명 그 따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글이 되어 나왔을 것이다.
그림은 최하임 작가가 그리셨는데 작가소개에 '얼룩진 붓들의 친구'라고 적으신 부분이 재미있다.
볼이 발갛고 탐스러운 검은 머리의 꼬마 제이는 멋진 파란 장화를 가지고 있다.
비오는 날 이 장화를 신는다면 얼마나 멋질까!
꼬마 제이는 비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으로 엄마가 만들어주신 토스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이 난 제이는 엄마가 신발장에서 꺼내주신 파란 장화를 신고 밖으로 나온다.
물웅덩이를 첨벙대며 건너다 문득 학교에 늦게될까 걱정하는 제이.
그때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보이는 노란 장화는 제이의 책가방을 들고 온 엄마!
꼬마 제이는 엄마 손을 잡고 신나게 학교에 간다.
화선지에 그린 수묵화처럼 그림 전체가 비에 젖은 듯 물을 머금고 있다.
먹구름을 연상케도 하는 수묵 담채화가 떠오른다.
그 속에서도 꼬마 제이의 두 볼은 붉고 제이의 장화는 파랗고 엄마의 장화는 노랗다.
그림의 다른 부분들은 모두 먹색이라 이 셋은 더 또렷하게 부각된다.
꼬마 제이의 상기된 표정에 관해서 물웅덩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첨벙대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겠다.
사실 그림책은 쓰여있는 글보다 읽을 거리가 더 많은 책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터.
글 모르는 어린 아이와 그림만 보면서도 한참을 이야기할 수 있다.
비가 오길 기다리는 꼬마 제이의 마음을 짐작해보기란 어렵지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