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진심입니다 -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을 쓰진 않습니다만
유미 지음 / 치읓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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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린 보라색 책이 꼭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작가 이름을 알아서도, 책이 예뻐서도 아니었다.  책 표지에 적힌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7가지 이야기"라는 문구가 나를 순간 멈칫하게 했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오래 머물게 했다.

작가는 난임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 고통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감정을 토해내는 것으로 덜어냈다. 나와는 전혀 다른 고통이지만 나를 오래 멍하게 만든 문구처럼 나 역시 작가와 같은 경험이 있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아팠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몸부림치며 울부짖었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종일을 울어도 내 마음과는 다른 파란 하늘을 원망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 속에서 솟아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해 괴로운 불면이 밤이 이어졌다. 그때 날 구원해 준 것 역시 "글쓰기"였다. 그때야 인터넷이 있던 시기도 아니었으니 난 그저 무제 노트 한 권을 꺼내 내 마음을 가감 없이 그대로 옮겨 적었다. 쏟아지는 억울한 심정을 손이 미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미친 듯이 적고 보면 팔이 아프고 손이 저려왔다. 하지만 육체적인 고통은 길게 가지 않았고 내 머릿속은 거짓말처럼 맑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런 날이 계속됐다. 지금도 그때 적은 일기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좀처럼 꺼내 읽어볼 용기는 나지 않는다. 다만 난 잘 알고 있다. 글쓰기가 주는 위로와 치유를.

그래서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책을 읽어가며 사정없이 플래그잇을 붙여댔다. 내가 느낀 막막함이 공감과 감사함으로 변해가는 그 과정이 거짓말처럼 그대로 들어 있었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누구라도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힘이 책 안 가득 들어있었다. 기술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글쓰기 책이 아닌 따듯한 위로와 격려로 글쓰기에 마음이 동하도록 이끌어 준다고나 할까.

글쓰기로 단단해진 분이었기에 더 솔직할 수 있고 거침없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에너지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부러운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와 2부의 맛이 또 다르다. 
1부는 내 마음을 "쿵" 하게 만들고 아릿한 저림을 주었다면 2부는 주먹을 꼭 쥐고 목소리를 "흠흠" 가다듬게 된달까.

가입한지는 일 년이 넘었지만 낯가리는 나의 습성 덕에 가입 인사조차 하지 않고 있던 네이버 "내꿈소생" 카페에 슬며시 발을 다시 디밀었다. 그 덕에 잠시 유미 작가님 얼굴을 뵌 적이 있다. 작은 사진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편안하고 인정 있는 고운 얼굴이셨다.
아... 이리 얼굴에도 다 나타나는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다.

아주 빠른 시기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될 것이란 사실을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벌써 깨닫고 있다. 본 책 글과는 또 다른 마음으로 읽은 에필로그, 감. 동.ㅠ 끝까지 허투루가 없으시네. 유미 작가님은 이마도 마음도 넓으신 남편분과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하실 것 같다. 그리고 계속 글을 쓰실 것이다. 난 앞으로도 솔직하고 용기 있는 그녀를 부러워하며 그녀의 글을 탐독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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