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도시 -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방준호 지음 / 부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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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호 지음

이 책은 한겨레 21의 방준호 기자가 쓴 일종의 르포다. 처음엔 그저 소설인가 싶었다가 생생한 군산의 지난 모습에 당황하고 참담한 심정이 되었다.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싶을 정도로 작가는 자신의 아린 감정을 녹여 이 글을 써냈다. 이 점이 2017년~2018년의 군산을 다룬 뉴스 기사와의 큰 차별점이다. 왜 그곳의 현상을 심각하게 들여다보지 못했을까? 그저 남의 일인 줄만 알고 먼 곳에서 들리는 배드 뉴스로만 치부했는데 하루아침에 실직을 하고 구조조정 대상자가 되는 일, 공장이 폐쇄되고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여 도시 전체가 몰락하는 잔인함 앞에 내던져지는 일이 비단 "군산"에서만의 일일까.
1996년 군산산업단지에 대우는 자동차 공장을 세웠으나 98년 GM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호재가 되지 못했고 세계의 수많은 공장 중 하나의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늘 불합리한 대우에도 참아야 했다. 2018년 해고를 당할 때도 그들은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철저한 "을"의 위치에 놓였다.
2008년 현대 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착공되고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되게 된다. 이들 역시 2017년 군산 조선소가 가동 중단 선언을 했을 때고 조합원이 아니란 이유로 그저 힘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암울하다.
새로운 도약을 계획해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
말 그대로 실. 직. 도. 시.
대기업의 제조를 할당받던 도시가 한순간에 황량한 곳이 되어 쓸쓸함만 감돈다.
군산은 새로운 시도를 위해 용트림을 하는 중이다. 대기업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에 좌지우지되지 않기 위해 부분적인 지역 공동 교섭을 시도하기도 한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그럼에도 실직자들의 애환에는 희망이 싹튼다.
나의 일, 나의 가족의 일이 아니라고 모른척해서는 안 된다. 항상 두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며 그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야 한다. 슬프지만 앞으로도 이런 도시는 계속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에서의 탈피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고 내 남편이 아들이 제2의 김성우, 강민우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부서져 울고 있기만 해서야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산업이 변화하고 양극화는 극심한 현시대,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대비하고 행동할지를 무겁게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가 생생하게 실직 도시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먹먹하게 "군산"을 바라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래서 단 한 명의 깨어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의 애정 어린 기록이 깨어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과 불안의 군산과 그곳의 사람들을 떠올리고 마음을 함께 보태는데 일조하리라고 기대해 본다.
새해에는 성실한 노동 계급이 부의 힘에 짓밟혀 그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암울한 현실에 떠밀려 주저앉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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