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괜찮은 부모입니다 - 아흔을 앞둔 노학자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근후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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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지으신 이근후 교수는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여섯이 되셨다. 2남 2녀의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그 마음이 정신과 전문의로서의 고찰과 함께 이 책에 담겨있다. 제목을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사춘기를 지나는 아들을 바라보며 지쳐있던 마음이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 내가 아이를 키워오며 궁금했던 점, 고민되었던 점에 관해 큰 어른이신 노교수님께 조언을 듣는다는 기분으로 읽는 책이 반갑고 감사했다. 기대한 대로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은 해결책을 얻기도 했고 따뜻한 토닥임에 코 끝이 찡해지는 경험도 했다.

좋은 관계는 인간의 행복에 필수적인 조건이고 그 능력을 부모가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맺는 인간관계가 바로 부모이고 앞으로의 대인 관계의 초석이 여기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 아이의 마음을 읽는 것이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를 쌓는 것이라는 점, 부모의 부정적인 감정은 아이에게 그대로 스며들어 뇌 발달이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생각과 기억을 쌓아두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경고, 아이들의 무의식과 가치관에 어떤 생각의 무기를 장착해 주어야 할지, 아이와의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는지를 돌아볼 숙제로 남겨주셨고 부모로서 긍정적이고 부지런하게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양육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토닥임도 잊지 않으셨다.
부모의 자격에 관한 여러 조언도 많이 들려주셨는데 정말 많은 생각들을 떠올리며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과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먹먹해지기도 했다. 나의 상처가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되지 않도록 애써야 했는데 그대로 투사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계속 따끔거렸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지쳐 있었는데 이때가 아이에게는 꼭 필요한 독립에 대한 연습이 시작되는 시기라 끙끙거리지 말고 응원하고 지켜보라는 말씀, 그것이 건강한 모성이고 애착을 거쳐 탈착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하셨다. 아이와 떨어지는 연습은 아이의 바른 성장과 건강한 홀로서기를 위한 엄마의 필수 선택이라니 애달파할 문제는 전혀 아닌 것이다. 나의 양육의 문제점도 책을 읽는 동안 정말 많이 깨닫게 되어 놀라기도 했고 아픈 시간이기도 했다. 난 아이가 누려야 할 기쁨을 다 가로채는 엄마였는지도 모른다. 전두엽의 발달이 느린 사춘기 아이들의 거친 언행과 감정적인 반응도 홀로서기 위해 잠시 흔들리고 있을 뿐이라고 하셨다. 아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제대로 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아이의 일탈은 스러지는 모닥불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시며 힘을 주셔서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반항하는 아이와 대화를 할 때는 '내가 참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다' 생각하라고 하신 말씀은 앞으로 내가 아이를 대할 때마다 생각이 날 것 같다. '그래, 네가 아무리 내 말에 도전하고 반항과 무시를 해도 내가 날뛰는 네 호르몬에 질쏘냐' 그동안 아이를 보호하려고 교수님 말씀처럼 너무 꼭 쥐고 꼭 안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내 아이의 날개가 상하고 나는 법은 잊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우주인 엄마, 바로 나.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 우주가 아이를 주저 앉혀서야 되겠는가. 참 적기에 좋은 말씀을 읽고 많은 생각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런 어르신들이 더 많이 지혜를 나누어주시고 가르쳐주실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 이런 살아있는 조언을, 따듯한 충고를 어디에서 또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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