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어른 - 어쩌다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김자옥 지음 / 북스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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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옥 에세이

작가님이 처음으로 지은 책 <참견은 빵으로 날려 버려>가 너무 좋았다. 두 번째 책을 내셨다고 할 때부터 쇼핑카트에 찜콩 해뒀었는데 뭐랄까... 핫도그의 밀가루 전부 떼어먹고 제일 마지막에 소시지를 남겨뒀다가 천천히 먹으며 행복을 배가 시키던 어린아이 마음이었달까.
이제야 읽게 되어 작가님께 (혼자) 미안한 마음.
대신에 받은 날 바로 하던 일 전부 제쳐두고 좋아하는 커피와 과자봉지 옆에 끼고 앉아서 빠져들어 읽었다.
이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남겨둬야 하는데 계속 생각하면서 변비 걸린 강아지처럼 끙끙 거렸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쓰신 분과의 대화 시간이다. 그 대화가 서로 마음이 맞아도 재미있고 생각이 달라도 배우는 것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런 어른>은 다시 나누고 싶은 이야기 시간이 되어 주었다.
특히 진정한 "어른" 이 되어가는 것에 고민이 많은 요즈음 그런 고민을 나보다 먼저 더 깊게 한 분과의 대화에서는 배우는 점이 더 많을 수밖에.
'나만 이런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로도 여러 번 받았다.
첫 책이 (남들 보기에) 까칠한 언니의 시원한 한 방을 남겼다면 이번 책은 여전히 세상에 까칠해 보이는 시선이라도 그 안에 담긴 부드러운 마음이 더 짙게 느껴졌다.
프롤로그만 읽어봐도 이 작가님이 평소에 얼마나 "다상량" 하신 분인지가 느껴진다. 이런 분이 쓰신 글이니 잘 읽히고 재미있고 독자도 다상량하게 만드는 것이 당연하지.
프롤로그에 "어쩌다" 어른이 아니라 "어쨌든" 어른이 되었으니 어른으로서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다고 쓰셨다. 총 38편의 실린 글들은 어른스러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한 번은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들이다.
나도 작가님처럼 누군가 내게 행복하냐고 물으면 "꼭 행복해야 해?"라고 되물으며 당당하고 싶다. 전혀 마음의 동요 없이 씩 웃으며 산다는 건 다 이런 것 아니겠냐며 상대방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내 나잇값을 제대로 하고 있구나 싶어 흐뭇해진다.
다른 사람의 욕심부리는 미운 얼굴을 보면서 나의 그런 모습도 투영시켜보며 너그러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어떤 일에서건 먼저 내 감정에 적나라하게 솔직하지 말고 잠시 내 기쁨과 슬픔에 대한 평정심을 찾는 어른.
실수를 하면 변명보다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내가 선택했다면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에는 책임지는 어른.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작가가 정말이지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같은 생각을 나누면서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고 나와는 다른 생각엔 다른 사람의 정제된 생각을 읽어보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이것이 책을 특히 에세이를 읽을 때 얻게 되는 알짜배기 선물 같다. 직접 마주 앉아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감정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저자와 원하는 만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내 생각이 더 확고해지기도 하고 저자의 생각이 맞다 무릎을 꿇게 되기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어느 쪽이든 마음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기에는 아무 말이나 쓰여 한 권이 채워진 에세이를 읽는 것은 시간을 낭비한 것 같은 불쾌감을 주는데 이번 선택은 옳았다!
한 번 더 읽어봐야지 싶은 에세이는 사실 별로 없는데 김자옥 작가님 글은 내 스타일?!
곧 세 번째 책이 나올 것 같은데 기대를 하고 있어도 좋겠다.
김자옥 작가님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녀의 글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기다리게 만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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