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작가이신 김리하 작가의 첫 에세이다. 같은 연배이어설까. 읽으면서 '그렇지, 나도 나도!' 여러 번 공감하며 반가움에 수선을 떨어댔다.한동안 느리고 이뤄낸 것 없는 것 같은 스스로가 미웠다는 작가는 일상을 통해 작은 기쁨과 따듯한 시선을 되찾고 스스로의 가장 신실한 응원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넌지시 자신이 깨달은 바를 함께 나누고프다고 강요 없이 들려주며 위로한다."당신도 당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라고."오이소박이를 만들며 삶의 농도를 맞춰보자 마음먹기도 하고 단단한 비닐에 싸여 자라는 애호박을 보며 일상을 제어하는 루틴을 떠올린다.여행지에서 엉뚱하게 찍힌 사진을 보고 삶의 적정한 거리 두기에 관해 고찰하며 에어 드레서 물통을 비우며 지나치게 차오르는 감정의 습기도 조절해야겠다는데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잔잔한 일상에서 스치는 평범한 편린들이 그저 스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깨달음을 주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이다.이런 부드러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작가는 10살 친구까지 뒀다.'그래...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이지.이런 분이니 고운 아이들이 읽는 동화도 쓰실 테지.'절로 부러운 맘이 든다.어려운 말로 현혹하거나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을 당신에게만 들려주는 거라 무겁게 꾀지 않는다.정말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다정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늘어놓는데 더 듣고파 작가 옆에 방석을 끌어당겨 앉은 기분?요 며칠 나 자신의 저질적인 "회복 탄력성"에 관해 고민이 깊어서 작가가 들려주는 회복 탄력성에 대한 조언은 고맙기까지."회복 탄력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모든 건 내 잘못이라는 생각, 내 삶이 송두리째 망가졌다는 생각, 이 불행이 끝까지 계속될 거라는 생각이 있다.이런 생각을 하는 한 우리는 나쁜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마음을 추슬러서 회복해야만 다가올 미래도 기대할 수 있을 텐데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어떤 희망도 갖기가 어려울 것이다."그래, 옵션 B가 있을 거야.그리 믿고 살자.놓친 A 때문에 B까지 잃진 말아야고말고.함께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마음으로 긴 대화를 마친 느낌!남은 인생 후반전, 좀 더 유연하게 앞도 뒤도 돌아보며 덜 후회하도록 재미있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