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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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맥주

여행의 목적은 '그날의 쾌락'이야!


일본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가 자신의 젊은 날을 고스란히 담은 에세이입니다.

자신이 노숙을 하며 일본 전국을 방랑하던 20대 초반에 겪었던 별난 사건을 엮은 방랑 에세이인데요.


제목과 표지와 같이 여행 중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의 맛은 어떨까 상상하게 됩니다.

 


오토바이에 1인용 텐트,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 위한 아이스박스가 전부인 젊은이의 여행길을 따라가보았어요.

낚시를 즐기는 그가 가는 곳엔 바다가 있었고,

물고기가 있고, 그걸 안주삼아 시원한 맥주가 함께 합니다.


자신만의 동굴 속 멋진 공간을 찾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았을 때 마주한 노숙자와의 당황스러운 순간과  

유통기한이 지난 비상식량과 고장난 라이터와 맞바꾼 맥주 한 캔의 이야기.


그날그날 여행의 기록들을 읽고 있으면,

정해지지 않은 여행이기에 가능하겠구나,

젊기에 또 가능한 여행과 추억이겠구나 싶습니다.


친구와 함께 한 한겨울 숲속 깊은 캠핑장에서 겪었던 미스테리한 사건.

읽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입니다.

여행 중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꺄아악~~ 다시 여행을 떠날 용기가 생길지 모르겠네요. ㅎㅎ


낚시를 즐기는 저자는 친구들과도 자주 낚시 여행을 즐기곤 하는데요.

누군가에게는 죽어라고 안 잡히는 고기도,

초보자에게는 더없는 행운을 안겨주기도 한다니.

낚시의 세계도 참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혼자 캠핑하며 2박 3일 동안 은어를 낚은 할아버지의 선심으로 연어 15마리를 저녁으로 먹고,

다음날 아침으로 5마리, 또 저녁에 10마리까지 힘겹게 먹는 모습에 같이 버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도 다음날 아침 할아버지댁에 가서 또 은어를 먹고 오게 되지요.

처음엔 감사함, 나중엔 거절을 못한 자신에 대한 반성까지...

할어버지와의 인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니 사람의 인연은 참 운명같구나 싶어요.


유년시절 UFO 사건을 떠올리며 벌벌 떨던 모습과 20대에 다시 마주한 UFO를 몇 시간 동안 지켜보며 지루해하는 모습은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구나 알 수 있어요.

게임 속 가상낚시를 그대로 실제 낚시에서도 재현하는 친구의 이야기며,

곰팡이가 낀 빵을 먹고 위스키로 곰팡이균을 소독하기 위해 밤새 마신 이야기,

캠핑장에서 서로를 헐뜯는 친구들을 만났던 황당했던 이야기까지...


읽고 있노라니 젊었기에 가능했던 혈기 왕성한 젊은이의 즉흥적인 행동과 생각들에

저 또한 20대로 돌아간 듯 유쾌해집니다.

여행의 목적을 거창하게 나를 찾거나 세상을 경험하고자가 아닌,

그날의 쾌락을 위해 맥주 한 캔과 함께 하는 가벼움까지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여행하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또한 사람냄새 폴폴 풍기며 정겨움을 안겨주는 에세이였어요.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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