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가장자리 - 선생님도 학부모도 모르는
모토야마 리사 지음, 하성호 옮김 / 재미주의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만큼 학교폭력이 심각한 일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단 따돌림에 관한 주제로 편지를 받았다. 《교실의 가장자리》는 아이들에게서 받은 편지를 단편 만화로 제작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도서이다. 일본에서는 도덕 교과서에 실릴 만큼 내용면에서 인정받았다. 아이들이 직접 써 내려간 편지를 사례로 만들어 낸 이야기는 현재 아이들의 모습을 단편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친구를 왕따 시키는 가해 아이, 왕따를 당하는 피해 아이, 그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방관하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엿본 교실 안의 풍경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학창시절의 추억과 거리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동안 모른 채 지나쳤던 교실이 궁금하다면, 무엇으로 인해 왕따가 발생하는지 알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책 소개를 통해 먼저 접한 <교실의 가장자리>​는 학부모라면 꼭 읽어봐야만 할 책이었다.

 

없어야 할 일이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행해질 왕따 이야기는 사실 피하고 싶다고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로서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왕따였다. 학부모연수를 통해 교육을 받은 왕따를 당하는 사례는 무섭고 집요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서로 얽히고 설키는 관계가 되어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며 관심 갖고 잘 살펴보라고 하시던 강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어서도 안되지만 혹시 내 아이가 가해자라는 생각만해도 끔찍하기에.
최근에 우아한 거짓말 예고편을 통해서 본 것도 전체 카톡방을 통해 그림자 취급을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왕따는 더 이상 다른 아이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했다. 


'선생님도 학부모도 모르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사이즈가 아이들의 세상을, 그들의 숨겨진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되었다.
오래된 만화책에서 보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시선이 이동하며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이들의 이야기가 현재가 아닌 과거에도 바로 어제도 행해지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침묵하는 아이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보았다.

1장. 모르는 척 외면하는 아이편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을 닮는 아이들. 그들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지, 그리고 어른들을 모방해서 아이들은 또 다른 못된 어른 흉내를 내고 있었다.

인간은 자기보다 약한 자, 열등한 자를 발견하면 안도한다는 선생님의 말씀.
아이들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우쭐해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바른 가치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르침이 없다면, 나보다 못한 친구들보다 우월함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런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것도 모를 테니 말이다.

물건을 훔쳤다고 오해 받아 왕따가 된 친구. 그 친구를 믿고 오해를 풀 수 있게 용기를 준 친구가 있어 참 다행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오해가 있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지만,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면 낙심하고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은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고 믿고 행동하기 바란다.'
​자존감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아이들이 자신을 믿고 끝까지 옳은 생각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2장. 나는 사실 왕따입니다편
속마음을 말하기 힘든 아이들.
사춘기와 겹치면서 점점 부모와 멀어지고 나는 혼자라는 고립감에 빠지는 아이들이기에 이런 상황이 더 힘든 아이들.
사춘기를 맞이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반항적으로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고 한다. 한걸음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자신의 사춘기를 돌아보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줄 수 있을텐데, 당장 힘든 현실에 부딪쳐 아이와 맞대응하다보니 아이의 마음도 몰라주고 아이는 점점 더 숨어들게 되고 말이다.
아이들은 어떤 속마음일지 한발짝 물러서서 들여다보고 이끌어줄 어른이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왕따를 당한 아이는 자신도 어느새 어두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 이래서 피해자도 가해자가 될 수 있는거구나. 
왜 나만 왕따를 당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피해학생들의 분노가 느껴진다.
왕따는 결국 모든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도.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친구를 공격하여 왕따가 되는 아이. 결국 완벽을 포기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부분에서는 아이들의 힘이 느껴졌다.
자해를 해서 문제를 회피하려는 아이도 나의 존재감을 알아주는 친구와 주위 어른 덕분에 힘을 내니, 조금만 더 주위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힘이 되리라.

3장. 내 아이를 아프게 하는 아이들편 
아이 혼자 극복할 문제가 아닌데도, 아직까지 왕따는 네가 좀 유별나서, 네 성격이 내성적이라와 같은 잘못된 오해의 시각이 있는 듯하다.
여기서 보는 교실 속 아이들의 왕따는 심심해서 시작되고, 그들의 연대감에 포함되기 위해 확산되는 실상을 보여준다. 나 하나로 시작해 전교로 퍼지는 왕따.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나의 실수로 인해 왕따로 고통받는 친구가 생긴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이렇게 나는 가해자가 될 수 있음도 명확히 알고 친구들 간의 장난도 선을 지켜야 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나에게 편하면 좋고 싫으면 거부하는 아이. 이 아이가 리더라는 이유로 따라하는 아이들. 이렇게 전따가 되는구나.
그래도 다행히 그 친구를 향해 쓴 소리를 해 주는 친구 덕분에 정신을 차리는 아이.
누구든 용기 내어 옳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의외로 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무조건 억지로 보내려고만 하지 않고 직접 나서서 교실 뒤를 지키고 있던 할머니. 든든한 어른이 있기에 아이는 힘을 낼 수 있었다.
내 아이의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아이의 힘든 짐을 같이 나눠지고 이겨낼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고 힘을 주는 행동을 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그러기 위해 내 아이, 그리고 주위 아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겠다.

험담을 들은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험담을 하는 아이로 변해간다. 내 아이부터 선한 말을 먼저 할 수 있도록 항상 가정에서도 긍정적인 말로 아이를 대해야겠다 싶었다. 점점 잔소리가 많아지는 엄마, 부정적인 멘트만 하는 부모로 인해 아이들도 점점 검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내 아이게 무한 긍정의 힘을 길러줘서 학교에서도 항상 선한 마음으로 친구를 대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힘써야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상대가 싫어하는 말인지도 모르고 장난으로 했던 말 때문에 상처가 되어 멀어진 친구 이야기.
나는 장난이지만 받아들인 사람은 큰 상처로 평생 힘들어한다면 그런 장난은 하지 않았을 텐데.
누구나 실수는 있는 법이지만 너무 뒤늦은 후회는 이미 흉터로 남아 있을 뿐이다.
아직 아이들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만약 나라면...' 입장 바꿔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교육이 절실한 부분이다.
 

한국 유일의 <학교폭력 피해자 협회>

학교폭력 전문가 인터뷰 수록! 

부록으로 실은 전문가 인터뷰는 학부모들이 예방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일을 담았다. 전문가는 말한다. 학교폭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내 아이는 아니겠지’라고 안일하게 넘어가지 말고, 여러 사례를 실은 이 책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해보자.

 

한국보다 더 빠르게 집단 따돌림이 심각했던 일본의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에게도 이미 닥친 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점점 심해져만 가는 학교 내 ​구타, 언어폭력, 위협, 모욕, 방관...

더 이상 아이들끼리 해결할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부모가 선생님이, 주위 어른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적극적으로 가르침을 줘야 하는 부분이다.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지 못하는 아직 어른아이들을 위해 어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

<교​실의 가장자리>를 통해 선생님도 학부모도 모르는 교실 속 아이들의 속 이야기를 듣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기 바란다. 그리고 내 아이, 친구들과의 올바른 관계맺기에 대해서도 아이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이 절실함을 느낀다. 부모가 선생님이 나서서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을 가르치고 이끌어준다면 교실 속에서 왕따는 사라지고 진정한 우정이 싹 트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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