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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이완우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인간의 내면심리를 소재로 다룬 소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어떠한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찾는걸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제각기 다른 생각들을 공유하는게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어두운 분위기의 표지, 짧은 소제목을 보기만 해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무척이나 궁금해 서평단에 지원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이완우 작가가 쓴 단편소설을 모은 단편집이라고 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서 1부에는 인간탐구, 새로운 인간상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2부에는 의식의 흐름에 초점이 맞춰진 소설을 쓰고 있다. 그리고 3부에는 현대사회의 모순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적었다고 작품 속 해설에서 밝히고 있다.
솔직히 나는 국문학을 전공을 하지 않아 자세한 감상법이나 표현 기법에 대해선 잘 아는게 없지만, 단편집 속 소설을 보는 내내 확실히 해설에서 말하는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작가의 다양한 시도가 무척 잘 드러난다고 느껴졌다.
한가지 독특했던 건 작품 속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이름이 아닌 사내,남편, 특정 인물들을 지칭하는 명사로 표현되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 어찌보면 우리 주변의 인물들이 이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소설 속 인물을 보고 있으면 현실의 어떤 사람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들과는 다소 다른 그 소설 속 인물만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게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특수성 보다는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주목하게 되어 인간의 심리에 대한 간단한 고민을 해보기도 하였다.
가령, 신처용가에 등장한 도벽을 하는 여인의 경우에는 그 여인의 심리와는 다소 다르지만 많은 범죄자들이 생각보다 쉽게 정신적인 질병을 이유로 형이 감량되는 것이 타당한지를 한번 고민해보게 되었고, 창문너머의 꿈에 등장하는 모텔 카운터의 청년을 보며 취업이 잘 안되어서 고민하는 청년 세대의 슬픈 현실을 보는 것만 같았다.
등장인물의 객관화와 부호화, 다양한 화자의 시선들 등 각각의 단편집 마다 다양한 장치를 집어넣어 이를 하나하나 해석하는데 무척이나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내면 심리를 다룬 소설들은 개인적으로 따분하거나 쉽게 지루해질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불편한 부분 없이 잘 읽혔던 것 같다. 소설의 흥미진진한 내용에 한번, 숨겨진 장치에 또 한번 그리고 해설을 보고 다시금 읽으며 그 장치의 비밀을 푸는 데 한 번 등 여러번을 읽어도 재미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고,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단편 소설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