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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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7) 관계를 위한 시간
식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먹기란 기본적으로 배를 채우고 살아갈 힘을 얻는 행위다. 이것은 먹는다는 행위가 갖고 있는 여러 의미 중 하나일 뿐이다. 배를 채우는 일은 전적으로 개인 차원의 일이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다.
함께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개인과 개인 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누릴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밥 한번 먹자‘는 말은 단순히 혼자 먹기 싫으니 같이 먹자는 것보다는 관계를 지속하자는 의미를 더 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 포함된다.
(중략) 유럽인들에게 있어 식사란 관계를 위한 시간이다. 유럽에서 외식을 한다는 것은 적어도 둘 이상 모여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한다는 것과 같다. 식사에 빠지지 않고 곁들이는 가벼운 알코올음료는 유쾌한 대화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술과 음식, 그리고 대화가 한자리에서 모두 해결될 수 있으니 굳이 2차, 3차를 하러 갈 필요가 없다.
이렇듯 이야기를 하기 위해 밥을 먹다 보니 식사시간은 자연히 길어질 수 밖에. 식사를 통한 관계의 가치가 삶에 있어 중요하다고 여기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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