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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가족놀이 ㅣ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신작..아니 전작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일전 북로드에서 R.P.G란 제목으로 책을 냈었는데 그후로 시간이 꽤지난 2017년 표지도 바뀌고 제목도 가상가족놀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뭔가 전에 나온 작품 표지보다 조금 밝게 나오기도 하면서도 저 집 틀 보면 또 은근 책 내용을 암시해주는 느낌도 들기도 하는듯..ㅎㅎ 여튼 나는 이책을 예전에 읽은 기억이나는데 하도 본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한듯하다. 그래서 책이 도착하고 처음볼때 새책 읽은 기분으로 보기시작했던것같다.
원작 제목에서도 새로 바뀐 책 제목에서도 나온 R.P.G 이것을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유저가 게임속 캐릭터를 연기하며 수행하는 일종의 역할 수행 게임이라고 볼수있다. 책 제목에도 나와있듯 이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제목 그대로 가상가족놀이 이 자체이다. 책 내용은 이렇다. 한 남자가 공사 현장에서 잔인한 변사체로 발견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또다른 미해결 여성 살인 사건과 유사성을 발견하고, 거기에 살해당한 피해자 남자는 인터넷에서 아버지라는 닉네임으로 타인과 가상가족놀이를 했던 사실이 밝혀진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생각지 못한 계획을 세우고 이 과정에 진짜가족과 가짜가족을 등장시키게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전에 읽었을때도 내용 참 신박하고 신선하다 생각했는데 지금 봐도 여전히 참 새로운 시각에서 글을 썻다 싶었다. 오히려 지금시대에서 보면 공감될만한 이야기도 많아보이고. 말이다. 실제 요즘은 SNS가 많이 활발해졌고 예전보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앞에서 이야기하거나 그런 시간들이 많지않아지고 있는 시점이라 이 살해당한 피해자 남성을 비롯해 일종의 가상 가족을 구성하여 실제로는 그러지 않을것같든 이상적인 것들을 인터넷상에서 풀려고하는거 자체가 충격적이면서도.. 요즘 세상에선 말도안될게 없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미쳐가고 있는 요즘... 가족간의 단절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낄수있는데 이 책은 가상가족 놀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뒤에 나오는 나름 반전을 보며.... 뭔가 묘한 씁슬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실제 이러면 안되지만 현실에서너 이것보다 더한걸 봐왓기에...결국 내가 그사람 입장이였음 어땟을까 싶기도하고..
아 그리고 이책을 보면서 참 와닿았던 구절이 있었다. 극 전체적인 내용과 상관이 잇는듯 없는듯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서 보면 참으로 씁슬하고 안타까운 그런 구절이었다.
보세요, 형사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잖아요? 하지만 인간은 얼굴을 마주치면 얼굴밖에 보지않아요. 외면만 본다구요. 마음을 이어주는 진정한 끈은 그런 외면한 곳을 초월한 곳에만 있는데 친구도 부모도 제가 웃으면 즐거우니까 웃는다고만 생각해요. 저는 진정한 나를 감추고 남들한테만 맞추는건데 말예요.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시늉을 하고 제가 그렇게 힘겹게 따라하는줄 알아차리지도 못해요.. 아무도 저를 한사람의 인간으로 보지않아요. 그냥 풍경인거에요. 하지만 인터넷 속에서라면 마음을 터놓을수 있고 진정한 내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고.
결국 미미여사가 말하고 싶은건 이 구절이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상당히 마음에 와닿았던 문구다. 책 결말과 상관없이 요즘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고 자살하는 케이스가 많은건... 이런 일들이 많았기때문 아닐까? 그리고 사실 이책의 결말도 결국 이런 이유와 관련이 없는것도 아닌거같고 말이다.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요런 작은 문구들 하나에 신경쓰고 가슴아파하게 되는게 많아서..참... 묘한 쓸쓸함이 느껴지는듯...ㅠㅠ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이라 거의 하루만에 다 읽었는데 미미여사는 이런게 참 좋은것같다. 다 읽고나면 무언가 큰 여운을 준다는거. 우리에게 던져주는 사회적 메세지가 참 크다는거. 결국 이 가상가족놀이.. 이책도 설정은 그러한 컨셉이지만 뒤에 보면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이 있고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참으로 중요하다는걸 알려주는것같다.
이책을 다 읽고나니... 괜히 나도 아버지한테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가족들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왠지 모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해주었단 미미여사의 가상가족놀이. 개정판이고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보니 새로운 시점으로 더 잼나게 읽었던것같다.
PS. 미미여사 팬이라면 반가워할 형사 두명이 이책에 등장한다. 어울릴것같지 않은 두사람이긴 하지만 이렇게 마주치니 또 반가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