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스미디어에서 정말 엄청난 대작이 나와버렸다. 그책은 우리나라, 일본 추리소설도 아닌 중국(홍콩) 추리 소설이다. 제목은 13.67 이다. 매번 일본이나 다른 유럽 스릴러물 정도 보고. 가끔 한국 추리소설도 봐온지라 중국 추리소설은 괜찮을까? 살짝 의구심을 가졌던것도 있었는데. 실제로 책을 사고.. 하나둘씩 껍데기를 펴가며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동안 내가 가져던 편견은 다 없어지고 마지막 장으로 갈수록 아쉬움이 생겨나고.. 책을 다 본순간엔 소름이 돋았다.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책은 올해의 추리소설 작품으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정도의 엄청난 대작이다. 앞으로 남은 달에 어떤 책들이 마구 나올지는 알수없지만.. 개인적으로 나한텐 13.67이 올해 상반기는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나올 하반기의 수많은 책들중에서도 당당히 경쟁을 이길거라는 확신이 든다.  나도 추리소설을 매년 꾸준히 봐온 사람으로서 보는눈이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이정도로 확신에 차고 엄청난 칭찬을 하는건 다 이유가 있다..^^ 


암튼 오랜만에 엄청난 대작을 봐서 좋은 마음.. 서평을 쓰는 지금순간도 넘 즐겁다. 책을 읽는동안 정말..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봤기때문에 ㅎㅎ 단지 조금 불편했던건 작품을 쓴 사람이 홍콩 사람이고 홍콩 지명이 좀 나와서 조금 낯설게 느껴진게 있긴했는데 그점은 책을 보면서 다 잊혀진듯하다. 이책의 제목은 13.67이다. 왜 13.67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것이다. 그렇다. 13.67은 해당년도을 말한다. 2013년 그리고 1967년. 1967년에서 2013년 ... 46년간 있었던 사건들을 이야기 하는데. 특이하게도 이책은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니까 1967년 이야기부터 시작되는게 아니라 2013년 가장 최근의 시점에서 과거의 이야기로 조금씩 흐르면서 진행된다. 최근에 나온 작품중 역순으로 구성된 작품이 하나있다 비채에서 나온 제프리 디버의 옥토버 리스트다. 나는 사실 역순으로 구성되는 작품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제프리 디버의 옥토버 리스트는 정말 좋아했다. 역순으로 진행되면서 나중에 드러나는 진실이 소름끼쳤기 때문인데 이책 역시 옥토버 리스트 버금갈정도로 엄청 났다. 역순으로 글을 쓰는건 진짜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중간에 김이 팍 샐수도있고 허점이 드러날수있는데 이책의 저자 찬호께이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글솜씨로 오히려 나를 더 속게 만들지 않았나 싶더라. 책의 의미는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책은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면상으로 보면 6개의 이야기들이 다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앞서 애기했듯 이책은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앞에서 나왔던 인물이 뒤에 나오기도 하고 그렇다.  


일단 첫번째 측과 백 사이의 진실 이 단편은 뛰어난 추리능력을 갖춘 홍콩 경찰총부의 전설적 인물 관전둬가 경찰총부에서 퇴직후 오랜시간이 흐른 지금 암 말기 환자로 혼수상태에 빠진 시점이다. 한 기업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관전둬의 제자 뤄샤오밍이 특수한 기계 장치를 이용하여 관전둬와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해결한다는 스토리다. 뭔가 sf적인 느낌도 들은 이단편은 관전둬가 안락탐정과 같은 역할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는 내용인데.. 마지막에 드러난 진실은 엄청 소름이 돋는 동시에 슬픈 결말을 보여준다. 


두번째 이야기는 죄수의 도의다. 뭔가 제목만 봐도 폭력조직이 나와야할 그런느낌인데 그렇다. 지금도 존재하는 중국의 유명한 폭력조직 삼합회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삽합회의 조직의 거물인 줘한창을 붙잡기 위해 사부인 관전둬와 제자 뤄샤오밍이 힘을 합친다. 이책에 나온 여섯편의 단편 중 가장 인상에 깊었던 이 단편은 내용 여부를 떠나 마치 무간도와 신세계를 보여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결말도 아주 속이 시원했던 단편이어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세번째 이야기와 네번째 이야기는 강력범죄자를 뒤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이 두 이야기에서도 관줜둬의 쩌는 두뇌 플레이가 펼쳐지는데.. 사실 이 두 이야기는 줄거리가 좀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이책의 순서는 가장 긴 하루, 테미스의 천정이지만..거꾸로 테미스의 천정을 읽고 가장 긴 하루를 읽어도 괜찮을듯하다. 이 두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관줜둬와 뤄샤오밍이 만나고 사부와 제자가 되는 이야기인지라 좀더 재밌게 볼수있을듯하다..ㅎㅎ 


책의 다섯번째 여섯번째 단편은 빌려온 공간, 빌려온 시간이다. 이 두 이야기는 사실상 196~70년대 홍콩 정치 상황을 알려주는 단편이라고 볼수있겠다. 흑과 백의 사의의 진실이 본격추리 느낌이 풍기고 죄수의 도의는 경찰소설 느낌을 보여준다. 가장 긴하루 테미스의 천정도 본격추리 요소가 물씬 풍기는데.. 다섯번째 여섯번째 단편은 유달리 사회파 소설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작가 본인도 그렇게 쓴거라고 한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표면상으론 납치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속으론 1970년대 있었던 홍콩 부패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마지막 단편 빌려온 시간도 마찬가지. 1967년 친중국성향을 가진 좌파성향의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켜 엄청난 희생자를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실제로 홍콩에서 있었던 뼈아픈 역사적인 사건을 소설로 풀어낸 셈이다. 홍콩이라는 나라가 이런 사건들을 겪었었구나. 나는 이 두 단편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었다. 특히 마지막 단편 빌려온 시간은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비슷한 역사적인 사실을 겪었던지라 더 가슴에 와닿았는데..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나온.. 결말을 보고 나선... 소름이 끼쳤고 그 결말을 보고 나니 첫번째 단편을 보지않을수가 없었다. 이 무슨 운명의 아이러니인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첫번째 이야기부터 약간 비애적인 느낌으로 그려냈는지.. 마지막 단편을 통해 알수있을것같았다. 이 느낌이 어떤지 알고싶다면 이책을 사서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안보면 진짜 후회할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는 이책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섯개의 독립된 단편 본격 추리소설로 구성되어 각 편은 미스터리 논리적인 해결을 주노선으로 하지만, 여섯편을 연결시키면 한편의 완정한 사회파 추리소설이 되도록 하는것이라고. 즉 미시적으론 본격추리고 거시적으로 사회파 작품이 되게 하는것이라는데..정말 딱 그런격이다. 그래서 이작품이 더 좋았다. 본격과 사회파의 절묘한 조합..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난 진실. 이것은 일본 추리소설을 보면 잘 가다 마지막에 한방으로 보여주는 그런 반전과 비슷하다고 볼수있겠다. 오히려 반전보다 더한 그런느낌이랄까? 그래서 아직도 여운이 엄청나다. 완전 뒤통수 당한 느낌이라..ㅎㅎㅎ 


책을 다 덮고 보면 볼수록 책 제목을 잘 정했다는 생각을 들었다. 2013년 1967년.. 40년이 넘은 세월을 홍콩경찰의 전설적인 인물 관전둬를 통해서 보여주었다.그속엔 관전둬의 뛰어난 두뇌 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솔하지만.. 그속에는 홍콩의 슬픈 역사들을 볼수있다. 처음엔 이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갈수록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이미 일전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인 시마다 소지로부터 엄청난 칭찬을 받았던 작가. 찬호께이. 이작가의 다른 작품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책을 보지 않았다면 얼른 달려가서 꼭 보자!!  물론 책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수는 있어서.. 이책을 봐도 큰 감흥이 없을수도있겠지만 그래도 그거 감안하더라도 이책은 꼭 추천해주고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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