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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재미주의 출판사에서 나온 보담 작가의 옥탑빵. 웅진 북적북적 서포터즈 3번째 책으로 받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먼저 보게 되었다. 따뜻한 색감과 분위기의 일러스트 표지에 옥탑 '빵'이라니. 표지만 봐도 뭔가 달달하고 몽글몽글 부드럽게 힐링될 것 같은 느낌의 책인데 첫 인상 첫 느낌 그대로의 책이다. 현재 다음 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 동명의 웹툰을 엮어 나왔다.
책에 일러스트 달력이 같이 포장되어 있었다. 달력 또한 따뜻한 색감과 이미지여서 감각적이면서도 포근하다.
평소 작가 소개를 잘 보는 편은 아닌데 그림체 자체가 워낙 따뜻 다정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말을 들으니 뭔가 공감 가는 데가 있다. 30대가 되면 내가 특별해질거라고 생각한적은 없지만, 20대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업무는 여전히 어렵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두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며, 쓰기 어렵던 돈은 여전히 큰 돈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기는 하다. 사람 살고 느끼는건 다 똑같다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아직 내가 어린 아이 같다. 실제로 아는 거, 할 줄 아는건 쥐뿔도 없고 세상이 두려운 만년 소녀일 뿐이다. 그런데 어느새 그런 무지나 두려움을 공감 받고 이해 받을 수 있는 나이를 훌쩍 지나고 말았다. 모두에게 지금은 처음 당면하는 지금이고, 어릴 때 어려웠던 것은 지금도 어렵다. 작가의 말처럼, 나는 아직 성장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사람이며 지금은 그 과정 중이니까 완벽할 수 없는게 당연한거 아닐까.
옥탑빵은 따뜻한 색감과 그림체만큼이나 어떤 자극적인 소재나 기승전결의 뚜렷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너무나도 평범한, 누구나 겪어 봤고 겪어 볼 법한 청춘의 고민과 사랑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지영, 은혜, 혜수 등의 등장인물들에게 공감도 하고 친구가 잘되거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 같이 웃기도 하고 화도 내고 슬퍼하기도 하는 것처럼 많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남들이 하는 말보다
제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기로 했어요.
그래야 힘들어도
웃는 날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책 속에 나오는 한 대사처럼, 나 또한 생각해 보면 후회 되는 시간들이 많다. 남들의 평가, 남들의 시선, 남들의 부추김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많은 잘못된 선택을 해왔고, 그때문에 그 행복이나 후회 또한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고 느꼈던 적도 많다.
겪어 보지 않은 일은 모르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30대가 되었으니만큼 어떤 선택과 길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따르고 선택도 결과도 오롯이 내 것인 삶을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던 연인간의 이별.
33살에 누군가를 새로 만나기 위한 자신감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연애를 오래 하면 변한다고만 생각했지 그래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음을 놓쳤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둔 모든 추억과 기억들도 아쉬웠었다. 그래도 더 행복하게 웃기 위해서는 과거를 놓아야 할 때도 있는거겠지... 그녀 또한 둘이어서 외로웠던 시간들을 끝내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행복을 따르는 삶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동화책을 보듯이 시작해서 달콤쌉싸름한 여러가지를 느끼며 덮었던 책. 힐링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들 같은 고민과 삶을 겪고 있구나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한 켠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