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스나오카씨는 일본 트위터에 연재되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한국의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무심한 듯 다정한 이 티벳 여우 가족의 모습이 인기를 끌어 일본에서 출간되기도 전에 한국에서 먼저 출간 의뢰를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만화 전체의 등장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재다능, 남들을 돕고 배려하는 친절한 굿맨 스나오카씨는 생긴 것과는 정반대로 달달한 것을 좋아하고 요리도 잘하는 싱글 대디다. 그가 딸인 스나코, 아버지인 스나사부로와 함께 불친절하거나 불쾌함을 주는 인물들을 제지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돕는 내용 등이 매 화마다 공통된 내용이다. 매 화 내용은 총 4컷 안에서 펼쳐지며, 그 과정에서 그의 험악한 얼굴로 인한 오해가 있기도 하지만 늘 마무리는 그에게 도움을 받으며 행복해진 사람들을 보며 이야기가 끝난다.

 친절한 티벳 여우 스나오카씨는 대사도 거의 없고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크게 복잡하거나 기억해야 할 줄거리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뭐 어쩌라고? 싶을 수도 있지만, 매일마다 마주치는 진상, 괴롭힘, 어려움 등을 무뚝뚝한 얼굴로 나타나 해결해 주고 떠나는 이 듬직한 티벳 여우의 활약상들을 보다 보면 왜 일본 트위터를 뒤집어 놓은 화제의 만화가 되었는지 조금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각박하고, 서로를 외면하고, 배려할 여유를 잃은 채 삭막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것 같달까. 뭔가 거창하고 크고 대범한 것이 아니다. 그저 스나오카씨가 지나가며 아주 살짝 배려한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은 등장인물들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가벼운 어떤 언행만으로도 이렇게 힐링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니. 만화를 보고 있자면 나도 이렇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드는 것 같다. 

 매 네컷마다 짧게 옴니버스식으로 이야기가 끝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가며 핸드폰에서 짧게 확인할 수 있는 트위터라는 매체에 참 적합했던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복잡한 내용이나 이제는 흔한 일상툰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되돌이켜 보고 한번쯤 주위를 살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훈훈하고 마음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만화였다. 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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