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
이경진 지음 / 북플레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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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힐의 이층버스’는 지치고 지친 삶의 끝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민정과 철수가 리치먼드힐이라는 작은 동네에 정착하여 아들 타미를 낳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토박이 주민들로 이뤄진 리치먼드힐에는 새로운 젊은 부부와 아이의 소리가 오랜만에 들려온다. 어색했던 시절을 지나 동네에 익숙해진 민정과 철수 부부에게 어느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는데, 폭우가 쏟아지던 날 아침 미처 안전벨트를 매지못한 아들 타미가 차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올것이며, 가을이 끝나기 전겨울이 올 거라고 말이다.
모두가 그렇게 믿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말이다. 모두들 그렇게 믿고 싶어 했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 속엔 후회가 없기를 말이다.' (pg.9)

죄책감과 후회 속에 살던 민정 앞으로 의문의 이층버스가 등장하는데, 이 버스는 과거의 한 순간으로 이끌어주며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데 신이 타미 대신 누구를 데려가야 한다고 묻는다면, 나는 도대체 누구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까.' (pg.184)

누군가를 살리는 대신 그 운명을 다른 사람이 맞게 된다는 법칙을 알게 된 민정은 고민을 하게 된다. 기다림 끝에 등장한 이층버스는 차사고가 난 그 아침으로 데려다줬는데, 민정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온전히 자신의 몫이지. 행복도, 불행도, 그리고 남겨진 아쉬움까지도 모두 스스로가 만드는 법이니까.‘ (pg.260)

살아가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 선택을 후회 없는 방향으로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나 아쉬움은 뒷따르기 마련이다. 작은 일에도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하고 아쉬워 하는데 하물며 목숨과도 같은 아이의 운명이라면 더더욱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각하게 된다. 비록 다른 사람의 곁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스텔라이지만, 그런 스텔라의 죽음보다 삶을 택한 프레드씨의 결정도 하나의 선택지인것 처럼, 철수 대신 아들 타미를 선택한 민정과 철수의 결심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껏 내가 해온 순간의 결정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는거지. 나는 스텔라가 없는 지옥에서 살 것인지, 윌리가 없는 지옥에서 살 것인지 골라야 했어.
당신은 어떤 지옥이 더 버틸만한가?' (pg.277)

현실은 리치먼드힐의 이층버스 처럼 과거로 돌아가게 해주는 마법이 없지만 삶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은 동일하다. 나의 선택과 나의 결정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미래들을 기대하며, 후회가 없는 최선의 선택을 하며 신중하게 살아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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