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생소하지만, NHK BS프리미엄 주말드라마로 제작되어, 일본 및 아시아 전역에 방영되어 큰 호평을 받은 힐링 판타지 드라마 '나비장에 어서 오세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합니다. '테후테후'라는 단어는 '나비'를 뜻한다고 하니, 드라마 제목이 이해가 되네요.
테후테후장은 곧 쓰러질듯 낡고 오래된 2층 목조연립주택으로,
방세 : 한달에 고작 13,000엔(첫달은 공짜)
구조 : 방 두개와 부엌(욕실과 화장실은 공동사용)
보증금 & 관리비 : 없음
* 방에 유령이 있습니다.(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으니 안심하십시오.)
이런 조건으로 1호실에서 6호실까지 세입자들을 받고 있습니다. 유령이 방방이 있다니 과연 무슨 이야기 일지 살짝 겁도 나면서 무척 궁금해졌는데요, 오랫만에 정말 단숨에 읽어내고 말았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인생사에서 어느날 갑자기 닥친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사람들이, 사람이 아닌 유령에게서 위로를 받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게 되는 따뜻함과 함께 씁쓸함도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방별로 세입자와 유령이 짝이 되어 사연들이 소개됩니다.
1호실엔 계속되는 구직실패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청년 다카하시와 남자친구에게 살해를 당한 여대생유령 시라사키 사야키가 짝입니다.
2호실엔 못생겼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슈퍼에서 일하다 마음에 둔 신입사원에게 상처를 입는 미쓰키와 술을 좋아하는 엔도라는 유령이 함께 합니다.
3호실엔 전과기록으로 사회적응이 힘든 나가쿠보와 방송녹화도중 사고로 죽은 무명여배우 이시구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4호실엔 백혈병으로 파일럿의 꿈을 접고 복학을 준비하는 하라하라와 교복입은 학생유령 미나토야 가오루가 함께 합니다.
5호실엔 다른 세입자들과 달리 유령이 보이지 않는 마키 마유미와 5년전 사고를 당해 죽은 그녀의 오빠 마키 유타로가 살고 있습니다.
6호실엔 오직 그림그리기에만 삶의 목적이 있는 요네쿠라와 수영장에서 익사한 초등학생 쇼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헤어날 줄 모르지만, 때론 무심하게 때론 아프게 이야기를 건네는 유령들과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 그 상황을 헤쳐나가게 됩니다. 또 유령들은 그들이 진심을 가지게 됨으로서 성불하게 됩니다.

테후테후장이 철거되면서 마지막을 이야기합니다. 세입자들은 각자의 길을 새로이 출발하지만 이젠 서로를 격려하고 지켜봐 줄 수 있습니다. 더이상 유령의 위안 없이도 외롭지 않겠구나 싶습니다.
소설이다보니,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책의 내용을 최대한 생략했습니다. 특히 이 '테후테후장의 주인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나 각 세입자와 유령간의 변화되어 가는 관계들을 알아버린다면 이 책의 재미를 반감시킬테니까요...
어수선하고 추운 겨울 내맘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에게서 위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그려보며 서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