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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대장이야 ㅣ 빨간 나무 감성 인성 동화 1
편석준 지음, 이루라 그림 / 레드우드 / 2016년 10월
평점 :

오늘 만나 볼 책은 빨간나무 감성 인성동화 시리즈의 첫번째인 "이제 내가 대장이야"입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동화이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도 유용한 동화책이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권선징악이나 교훈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는 동화책이 아니라, 책을 읽어가면서 '나라면 이럴때 어떨까,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책이였습니다.
우선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도시에서 외톨이로 따돌림을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던 조시는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큰 가구공장을 다니던 아빠가 시골마을의 이웃들의 오래된 가구를 쓸모있는 새가구로 만들어주는 일을 하러 이사를 하시면서, 원치 않았지만 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마을의 아이들은 오스터란 아이를 대장으로 따르고 있었고 오스터가 먼저 다가오면서 조시도 그 무리에 섞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오스터가 시내로 전학을 가면서, 그리고 조시의 아빠가 이 마을에선 처음보는 그네를 만들어 주시면서 조시는 이를 미끼로 스스로 대장이 됩니다. 그리고 멋진 대장 역할을 위해 이 마을에서 두번째 맞는 핼러윈축제에 사용하기 위해 딘의 집 호박을 훔치도록 이를 못마땅해 하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미끼를 무기로 호박서리를 강요합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어른들에게 들키게 되면서 어른들은 한방중 무시무시한 포트란 할머니 댁에 가게 합니다.


열명의 아이들로 시작된 포트란 할머니댁 방문에는 무서운 공간을 담고있는 문들이 여러개 있었는데요, 하나하나 들어갈때마다 일곱명, 다섯명, 결국 한명만 남게합니다. 한편으론 친구들에 떠밀려 또 한편으론 대장이라는 책임감에 무서움을 이기고 결국 조시가 혼자 남게 되는데요, 마지막 문을 열 수 있게 만든 결정적인 힘은 바로 아빠와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였어요. '자신이 한 일에는 책임을 지거라. 그게 대장의 자세란다.''조시야, 먼저 다가가는 걸 두려워하지 말거아,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네가 먼저 다가서렴. 마음의 문을 열면 항상 새로운 세상이 보인단다.'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포트란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동네 어른들이 기다리고 계셨고 또 포트란 할머니는 대장다운 용기를 보인 조시에게 핼러윈 복장으로 만들어두신 '대장복'을 선물하셨습니다.
그리 길지않은 동화는 한순간도 눈을 땔 수 없게 한번에 읽힐만큼 재미있었고, 책속의 주인공 조시와 아이들을 통해서는 아이들간에 만들어지는 역할과 질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부모세대가 살아온 시대에는 골목길에서 또는 동네 놀이터에서 해가 질때까지 놀면서, 각자의 역할이 있었고 그 역할을 통해 사회를 배우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서로간 합의된 질서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아이들은 그런 시간도 공간도 없습니다. 그렇게 키워진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나서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참 서툴고 문제도 많지 않나 싶습니다.
또 동화속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질서나 룰이 조금 서툴고 불완전하더라도 바로 그자리에서 잡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한발짝 물러나서 스스로 배울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충분히 실수도 해보고 부딪쳐도 보면서 바로 잡아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어른인 그리고 부모인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 바로 이런 것임에도 많은 우리네는 아이들에게 실수할 시간도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너는 안전한 길로만 가라고 밀어부친다면 아이들 스스로 설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한사람 한사람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할 수 있는 강요되지 않은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동화책은 아이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부모는 부모의 눈높이에서 책을 읽어가면 자연스레 배우고 깨닫는 내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