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서재를 찾아라 - 조선을 움직인 인물들의 삶과 공부법,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사회와 친해지는 책
김주현 지음, 지혜라 그림 / 창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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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 볼 책은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입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비의 '사회와 친해지는 책' 시리즈 중 역사편에 해당합니다. 비록 그 대상을 초등학생으로 하였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도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조선후기 18세기와 19세기를 거쳐 같은 시대를 살아간 8명의 위인의 서재를 통해 그리고 그 서재가 각각의 위인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통해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공부법 더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지혜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최고의 서재를 가진 8명의 후보를 목차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바다를 품은 서재: 정약전의 복성재
2. 하늘을 품은 서재: 홍대용의 담헌
3. 목숨을 지켜 준 서재: 정조의 존현각
4. 마음을 지켜 준 서재: 정약용의 사의재와 다산초당
5. 세상에서 가장 큰 서재: 박지원의 연암
6. 좁쌀 한 알만 한 서재: 황상의 일속산방
7. 무뚝뚝한 돌이 놓인 서재: 김정희의 잔서완석루
8. 우정으로 지어 올린 서재: 이덕무의 청장서옥

최고의 서재를 가진 후보들은 앞서 얘기한대로 모두 조선후기 18세기와 19세기를 거쳐 살아간 분들일뿐만 아니라 서로 관련이 있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정약전은 정약용과 둘도 없는 친구같은 형제사이이고, 정약용은 정조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은 신하 중 한사람이며, 홍대용 역시 정조가 아끼는 신하였을뿐만 아니라 박지원과는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친구사이였습니다. 이덕무도 이들과 친구였으며, 황상은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가르친 아끼는 제자였습니다. 또 김정희는 정약용의 아들과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유유상종이라고 친한 사이끼리는 서로 닮아가는 모양입니다.

이 중 가장 인상깊었던 정조의 서재를 통해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조의 뒤를 이은 임금이자 비운의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임금이 최고의 서재를 뽑는데 참여하였습니다. 그의 서재 '존현각'은 다른 임금들과 달리 책상뒤로 책더미와 서재 물건들을 그린 책가도가 걸려 있습니다. 임금의 서재이니 어떤 서재보다 화려할 것이나 정조 임금이 최고의 서재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목숨을 지켜주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열한살에 노론 세력의 부추김으로 남인과 친했던 아버지 사도세자를 잃은 후 정조가 가졌을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날 이후 14년의 세월을 견뎌 임금의 자리에 오를때까지 두려움을 이겨내고 버틸 수 있었던 비법은 바로 '책읽기'였습니다.

밤마다 서재에서 만나는 책속의 글자들이 그의 마음을 위로하고 의지를 강하게 붙들게 했으며 세상천지 유일한 내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끝없는 책읽기는 통해 정조는 복수의 칼날을 가는 대신 마음을 갈아 '어진왕이 되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라고 결심하고 또 결심대로 어진왕이 됩니다.


  

정조가 임금이 된 어느날 밤 여느날처럼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을때 별안간 기왓장이 깨지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가 임금이 되고 나서도 그를 없애려한 세력들이 자객을 보낸것인데요 잠들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임금을 해하려고 했던 자객이 불빛에 놀라 지붕의 기왓장을 깨곤 도망을 간 것입니다. 정조의 최고의 서재 출사표대로 서재가 목숨을 구한 것입니다. 그 후 본인을 적대시하는 무리들도 모두 껴앉기 위해 정조는 그 유명한 '규장각'을 설치하고 능력만 있다면 신분이나 당파에 상관없이 인재들을 불러들여 낮에는 규장각에서 그들과 토론하고 밤에는 존현각에서 독서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조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시간이 남아 도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별로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매일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정조는 임금보다 더 바쁜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책한장 읽을 수 없는 날조차도 책가도라도 보기위해 서재에 책가도를 걸어 두었듯이, 매일 꾸준히 책읽기를 통해 스스로를 닦아 나가야함을 이야기 합니다. 시간을 두고 배추를 소금에 절이듯 옴몸에 뜻이 푹 베이도록 말입니다.

이렇게 그의 서재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나면 정조 인물에 대한 탐구가 담겨있습니다.

이 한편의 서재 이야기만으로도 혼자만의 시간에 책읽기가 가져온 역사적인 의의를 배우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글읽기를 통해 채워간다면 분명 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스스로의 뜻을 만들어 갈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쉬운 문체와 아기자기한 삽화로 구성되어 있기에 초등학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도 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도 생각하게 하는 바가 큰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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