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 - 한권으로 읽는 숫자의 문화사
루돌프 타슈너 지음, 박병화 옮김 / 이랑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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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 볼 책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입니다.

빈 공대의 교수이자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수학의 대중화' 목표를 위해 Math.space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루돌프 타슈너의 저서로, 흥미로운 주제와 다양한 일화를 통해 '수'가 우리 삶과 인류의 진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수'라는 것이 냉정하다는 기존의 전제 대신, 질서와 이해를 위해 발견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책을 시작합니다. 또한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기여하기 위한 것이고, 인간의 특징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우선 목차를 통해 이 책이 어떤 주제와 일화를 담고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면,

  

총 8장에 걸쳐 47개의 일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는 고대국가의 권력층이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를 어떻게 정치에 이용했는지를 살펴보고, 제2장에서는 자연속에서 가장 큰 수를 찾는 천재들의 노력을 보여주며, 제3장에서는 태양신의 소를 죽인 오디세우스의 일행의 사례 등을 통해 실생활에서 수학을 어떻게 접목해야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 제4장에서는 기하학적인 도형과 이자계산을 위한 곱셈의 다양한 활용방법을 제시하고, 제5장에서는 나눗셈에 담긴 숫자의 비밀을 알려주며, 제6장에서는 계산기의 발명부터 컴퓨터의 태동까지 기계의 활약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제7장과 8장에서는 역사적인 수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살펴보고 또 수학전문가들이 수에 생각을 담아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일화를 하나 살펴보려 합니다. 바로 제3장의 '태양신의 소 - 오디세우스 일행이 죽인 소는 몇 마리일까?'입니다.

호메로스의 위대한 작품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교양있는 그리스인이라면 누구나 읽으면서 열광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사랑과 증오, 배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아름다운 언어와 당시 유행하던 화려한 노래형식, 또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 속에서 깊은 진실이 울려 나옵니다.

아르키메데스도 오디세이아를 잘 알고 있었고 그를 매혹시킨 에피소드에서 자신이 찾던 예를 발견하여 수학의 수수께끼에 사용을 했습니다. 그 예는 바로 오디세우스가 무서운 괴물에서 빠져나와 태양신 핼리오스가 보호하는 훗날의 시칠리아 섬에 며칠 쉬면서 시작됩니다. 핼리오스 신의 축복을 받은 신성한 동물인 '소'를 일행들에게 건들지 말라고 오디세우스가 주의를 주었지만, 굶주린 일행들은 소 몇마리를 도살했고, 그들이 출항을 하자 핼리오스의 요청을 받은 제우스의 번개로 인해 결국 오디세우스만 살았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이 대목을 읽고 당시 시칠리아 섬 초원에서 풀을 뜯던 소가 몇마리나 될지를 동료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에게 문제를 냈습니다. 그런데 그 수수께끼를 44행의 시로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수수께끼는 총 두문제로 첫번째 문제의 답은 50389082의 배수가 나오며, 두번째는 더 복잡한 문제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가 410조가 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아르키메데스가 410조가 넘는 이 수를 음절이 아닌 시적인 언어로 표현을 했다는 것이고, 또 어설픈 그리스의 수의 체계를 극복하고 410조가 넘는 엄청난 수를 계산해 냈으며, 아울러 두번째 문제의 풀이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태양신의 소의 수는 정말 몇마리일까요? 1965년 당시 최고 성능의 계산기인 IBM7040과 IBM1620을 사용해 8시간 만에 아르키메데스의 수수께끼인 태양신의 소의 수를 밝혀 냈는데요,

7.76 * (10의 206546승)마리 즉 776으로 시작하는 숫자 다음에 206546개의 자릿수가 이어진다는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아르키메데스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에 불과한 일화에서 그 당시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숫자의 풀이법을 생각하고 문제를 만들어 내고, 또 그것을 시적인 언어로 표현해 낸 아르키메데스, 그에게 '수'는 무엇이었을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하는 일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저 차갑고 냉정하게만 보이던 '수'들이 이 책의 일화 하나하나를 통해 또 새로운 모습과 의미로 다가옵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긴 역사를 통해 '수'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알게 됨으로서 단순히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가지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회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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