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서평

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 국가 ㅣ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3
김혜경 지음, 플라톤 원저 / 생각정거장 / 2016년 6월

오늘 만나 볼 책은 플라톤의 '국가'입니다. 

유명한 고전 중의 하나이고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 고전은 쉽게 읽혀지는 책이 아닙니다. 낯선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방대한 분량의 어려운 문장들과 복잡한 논리구조로 쓰여있는 책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전의 원전을 오래기간 연구해 온 저자들이 200쪽 분량으로 알기 쉽게 풀어 정리한 시리즈로 오늘은 '국가'를 만나보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쉬운 단어로 쓰였다 하여도 해석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가'는 이 작품 전체에서 '나'로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의 네러티브입니다.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그와 지인들의 하룻밤 대화를 10권의 책으로 묶었는데요, 소크라테스의 주장에 지인들의 동의나 반박이 이뤄지면서 그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의식과 토론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장부터 쭈욱 책을 읽어가다보면 소크라테스는 '국가'라는 이름을 빌리고는 있으나,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응답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하는 트라쉬마코스는 지배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로 수립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정의'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부정의를 행할 능력이 없는 약한 자들이 남들에게 부정의를 당할까 두려워하면서 정의를 치켜 세운다는 것입니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이 정의라는 것을 결국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의 문제로 이어갑니다. 국가라는 것이 정의에 의해 유지되는지 아니면 부정의에 의해 유지되는지를 논하는 이 질문이 결국에는 인간 본연의 가치와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2장에서는 공동체의 출현과 정의에 대해 이어 설명하고 있는데요,

어느 사회나 공개적으로는 정의를 칭송하고 부정의를 비난하여 부정의한 자들을 징벌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피한 타협의 결과였을 뿐으로 자신의 욕망을 안전하게 마음껏 채울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그동안의 공식적인 입장쯤은 가볍게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또 아예 대규모로 저질러진 부정의, 그럴듯한 포장으로 마치 정의인 양 위장한 대담한 부정의에 대해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나약했고 쉽게 기만당했으며 그것들을 환영하기까지 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뼈저린 반성을 했던 과거가 있었음에도 현재 우리 사회에는 대규모로 저질러지는 부정의에는 너무나 쉽게 기만당하는 일들이 참 비일비재 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들켰을 경우에는 또 불처럼 일어난 비난으로 인해 가혹한 처벌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문제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의를 논하고 있지만 실상 나에게는 엄한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고 있으며, 또 그 정의라는 것도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3장부터 10장에 이르기까지도 제시하는 문제들은 국가와 관련되어 시작되지만 결국 '국가' 전반에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가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그의 지인들과 나눈 많은 대화문들과 또 그것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한번 읽는 것으로만으로 다 헤아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국가' 이전에 인간으로서 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도모해 보게 하는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