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비밀 - 잠자는 거인, 무기력한 아이들을 깨우는 마음의 심폐소생술!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 만나 볼 책은 30년 가까이 무수한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보고 치료해 온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써낸 "무기력의 비밀"입니다.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로 지내본 경험이 별로 없는 개발도상국 시절에 성장한 우리네 부모들과 교사들은 한참 생기로 넘쳐나야 할 우리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요즈음 우리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 중에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원인이 바로 어른들이 만들어낸 오래된 시스템의 결과임을 먼저 이해하고 아이들을 그 무기력으로부터 구해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일 것입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 보겠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가지 화두를 던지는데요, 이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아울러 부모와 교사들이 무엇을 반성해야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첫번째 화두는 바로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무기력시스템'입니다.

'승자독식'과 '획일성에 따른 평가' 그리고 '끝없는 서열화', 살아남는 자만이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승자는 승자대로 불행해지고 다수의 패자는 패자이기에 불행해지는 무기력의 시스템이 결국 무기력한 아이들을 만들어내고 모든 아이들들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시스템을 깨트리기 위한 시도들은 있어 왔지만 별반 달라진것 없이 더 강화되고 있는 현실이 참 속상합니다.

두번째 화두는 '무기력에 대한 둔감함'입니다.

요즈음 부쩍 아동학대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그 근간에는 오늘날 아동을 소비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들은 부모와 교사의 욕망으로 소비되고, 정치가의 선전으로 소비되고, 텔레비져 스타에 의해 소비되고, 학원의 고객으로 소비되고, 게임과 핸드폰 중독자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들을 존중하는 일에 둔감하다 보니 결국 무기력한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지만 무기력하게 만들거나 만들어진 아이들에게 우리는 참 둔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번째 화두에 기귀울여야만 합니다. '무기력은 비명'입니다. 

아이들의 무기력이 단순히 반항이나 불복종으로 본다면 잘못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무기력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주 큰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임을 감지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혹자는 편한 세상에 태어나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같은 잣대를 아니 더 혹독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기성세대로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Part1에서는 무기력 시스템을 이해하기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무기력이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텐데요,


정신분석가 수잔 캐벌러 애들러는 무기력을 '더 이상 분노할 수 없을때 보이는 상태'라고 해석합니다.더 이상 분노가 소용없다고 생각할 때 사람은 무기력한 채 지내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무기력의 개념은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데요, 우선 'helplessness'로 번역하는 개념에서는 시도를 하다가 포기한 느낌을 포함한 상태로 스스로가 스스로를 더는 도울 수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또 'hopeless'가 있는데 이는 희망이 없는 상태로 자살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심리상태입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무기력은 어떤 지속된 반응의 결과이며, 무기력한 상태는 단지 능력이 없다거나 노력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능력이나 노력의 부재와는 다른문제라는 것입니다. 후자의 관점으로 무기력을 이해해버린다면 지금 무기력한 아이는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치부하게 되고 결국 그렇게 이해한 부모의 태도는 무기력한 아이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저 역시 무기력이라는 것에 대해 참 무심하게 이해하고 살았구나 싶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첫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시작일 것입니다. 뭐든지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실천할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Part1에서 무기력의 정의에서부터 원인별 현상, 무기력 형성과정 등의 무기력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Part2에서는 그 이해를 바탕으로 무기력한 아이들을 돕는 방법이 제시됩니다.

그 시작은 역설과 긍정, 환대/참여/존중입니다.

역설적 태도를 통해 아이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조용히 표현하는긍정적인 접근으로 다시 삶의 현장으로 불러냄으로서 무기력의 시스템에서 구출을 합니다.

또 구출한 아이들에게 환대/참여/존중의 시간을 지속시키면 아이들의 행동은 반드시 변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오랜 시간을 요구하기에 조바심 없는 인내심이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할 것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린 '학습된 낙관주의'라는 내용입니다. 

 

낙관적인 스타일로 해석하는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좋은 일이 생기면 필연적이고 여러번 생길 수 있고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받아들이고, 나쁜일이 생기면 우연적이고 단발성이며 확산될 가능성이 없는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비관적 스타일로 해석하는 환경속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이와 반대되는 해석을 할것은 자명한 일이겠죠.

낙관성이 낙관적인 해석을 내면화할 수 있는 환경에서 길러진 것처럼 무기력은 비관적인 학습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 아이는 물론 제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울러 낙관적인 스타일로 해석하는 환경을 실천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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