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중숙 교수의 과학 뜀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당선작, 수학,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공부가 한눈에 잡힌다!
고중숙 지음 / 궁리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몇년전부터 '융합''통섭' 등 학문간의 또는 그 안에서의 종합적인 사고를 하고자하는 움직임이 거셉니다. 단편적인 사고가 아닌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세상 변화의 흐름에 따른 것일겁니다.

오늘 만나볼 책은 감정적이지 않은 학문인 과학을 융합이나 통섭이 아닌, '융화'라는 관점에서 크게 살펴보는 고중숙 교수의 '과학뜀틀'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학을 수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라고 일컬으며 개별화하고 개별적으로 배워왔습니다. 이런 방법이 과학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시계의 비유'를 통해 '융화'의 관점에서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예컨대 과학을 시계라고 할 경우 이를 이해하려면, 1)우선 시계의 모습을 두루 관찰하고, 2)시계를 낱낱의 부품으로 분해하면서 그 기능들을 이해하고, 3)다시 조립하면서 전체적 체계를 완성하는 순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과학공부도 먼저 조망/전망/조감도/투시도와 같은 전반적 시각을 확보하고 이어서 개별분야를 공부하고 끝으로 다시 전체적인 이해를 완성하는 순서로 나아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계의 부품에 해당하는 개별분야를 땜납처럼 완전히 녹여서 '융합'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조화롭게 기능하도록 '조립'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곧 '융화'가 핵심이자 목표라는 뜻입니다.

그러고보니 융합과 융화는 참 다른 단어이고 접근방법도 다르다는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저자의 융화의 관점으로 구성된 책의 목차를 우선 들여다보면 6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제1부 '과학을 왜 하나요?'에서는 과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과학의 어원을 시작으로 좁은 의미의 과학과 넓은 의미의 과학의 정의를 통해 과학이 무엇인지를 살펴봅니다.

제2부 '과학의 지형도를 찾아서'에서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과학등 다양한 과학분야로 만든 독창적인 '과학건물과 고대부터 현대까지 과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 '과학연대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3부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에서는 원자와 원소로 시작되는 과학의 기본적인 대상인 자연의 구성을 살펴보고 원자 이하의 세계와 원자 이상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됩니다.

제4부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나요?'에서는 자연계의 근본적인 힘들의 개념과 관계를 일상의 사례를 통해서 이해하게 됩니다.

제5부 '과학의 최전선을 가다'에서는 자연과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측정과 단위에 대해 살펴보게 됩니다. 과학적 측정의 대상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단위가 왜 중요한지 등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소홀히 해온 측정과 단위의 중요성을 알게됩니다.

제6부 '과학 전망대에서 보다'에서는 오늘날의 과학을 이루는 여러분야의 분류와 기원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제5부에서 다뤄지는 특정과 단위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단위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 즐겨 인용하는 첫 사례는 진시황의 고사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수많은 나라들로 분열되어 있던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군주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처럼 중국 천하를 통일한 다음 곧이어서 각 나라들마다 다르게 통용되고 있던 화폐와 각종 단위들을 통일했습니다. 진나라는 불과 15년만에 망하고 말았지만, 진시황이 통일한 단위는 이후에도 계속 쓰였고 단위의 통일은 새로이 하나가 된 세상을 정립할 중요한 과정중 하나였습니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는데요, 이 혁명 덕분에 

과학에서도 새로운 체계를 세우기 위해 단위를 통일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그 출발점이 된 길이의 단위가 바로 '미터'였습니다. '미터법'의 토대인 '1미터'를 '지구둘레의 4000만분의 1'로 정했고, 그 질량의 단위인 '1킬로그램'은 '가로와 높이가 각각 10센티미터인 물의 질량'으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질이와 질량의 원기가 1799년 6월 22일에 공인 및 보관되었습니다. 

미터법 제정 이후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다른 단위들도 추가되어 국제단위계의 토대가 되는 '7대 기본단위'기 바로 위의 표입니다.


전혀 관심의 분야도 아니었고 중요하게 배운 적도 없던 단위가 이러한 중요성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또 제2부에서 볼 수 있는 과학연대표는 한눈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저자의 바람대로 이 표를 기본 줄기로 삼는다면 울창한 나무로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학을 좋아하기도 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여러 책들을 읽어본 경험에 비추었을때, 그동안 접해본 적이 없는 방식의 새로운 책이어서 쉽게 그리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과학분야의 지식전달이 아닌 과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날 어떻게 그 과학을 이해해야하는지 그 방향을 세우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과학을 교과서로만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과학의 재미를 맛보게 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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