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김선비 가족의 사계절 글쓰기
정혜원 지음, 이고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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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 볼 책은 "북촌 김선비 가족의 사계절 글쓰기" 입니다. 

김선비의 막내 아들이자 동네 둘째가라면 서러운 말성꾸러기 명언이가 잘못에 대한 벌로 아버지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사계절 동안 접하게 되는 여러 형태의 옛글을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를 수양하고 인내심을 기르던 옛사람들의 옛글을 통해, 인격과 명예의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우리의 정신을 살찌우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 보겠습니다.

  

아버지의 반성문과 한시를 통해 봄을 시작하고, 형수와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를 살펴보며, 친구가 새로 연 서재를 축하하며 쓴 아버지의 서재기와 노비제도에 얽힌 아버지의 상소문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과거에 급제한 아들에게 잔치대신 쓴 축하글과 옛사람들이 좋은글을 쓰기위해 가졌던 태도들에 대해 살펴보며 겨울을 맞이합니다.

사계절 아버지를 따라 여러 형태의 옛글을 접하면서 명언이는 점차 몸도 마음도 자라고 성숙해지게 되는데요, 글이란 이처럼 몸과 마음을 성숙하게 키워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보면서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제 1장 아버지의 반성문 입니다. 명언이의 장난으로 아버지 스승의 손자가 다치게 되고, 아버지는 명언에게 화를 내는 아버지가 잘못 가르쳐 아들이 잘못하고 있음을 반성하며 자송문을 쓰게 됩니다.


  

자송문이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는 글'을 뜻합니다.

아이가 잘못하면 모두 아이의 잘못으로만 치부하는 오늘날의 부모들에게 깊이 살펴보게 하는 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선비의 자송문 중 '자식은 아비를 거울처럼 고스란히 비추기 때문입니다.'라는 글에 스스로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글 중간중간 삽입되어진 그림들도 참 멋스럽습니다.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옛글을 살펴보고 나면,

   

추가적으로 같은 형태의 유명한 옛글이나 관련한 사건들을 첨부하고 있습니다. 

학문에 힘쓰기 보다는 노는것을 좋아했던 양녕대군은 화가 난 태종의 명에 따라 종묘에서 조상의 혼령들 앞에서 반성문을 읽어야 했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중국 연애소설에 빠졌던 신하들은 정조의 명에 따라 자송문을 지어 올리고 용서를 받았으며,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 이황은 쉰여덟의 나이에 말을 해놓고 실천하지 않았던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 '자성록'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반성문이라는 것이 이렇게 예전부터 여러이유로 여러모습으로 쓰여지고 있었다니 참 재미있습니다.


1장부터 9장까지 글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히고, 중간중간 만나는 옛글들이 지니고 있는 우아한 무게감에 

눈도 마음도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아울러 아이에게도 글쓰기의 깊이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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