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14 :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 - 제국의 꿈, 우주.생명.인류 문명, 그 모든 것의 역사 빅 히스토리 Big History 14
양은영 글, 정원교 그림 / 와이스쿨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빅히스토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교육 담론이며, 지적 흐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인류의 역사와 우주의 역사를 통합해 배우는 빅히스토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빅히스토리를 모든 청소년들에게 가능한 일찍 교육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오늘 살펴 볼 책은 이러한 필요성에서 탄생하여 출간중인 빅히스토리 시리즈 중 열네번째 책 "제국은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지는가?" 입니다.

137억년전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한 빅히스토리의 타임라인에서 8번째 대전환점에 속하는 '1만년전 농경의 시작'  중 14번째 빅퀘스천에 대한 답입니다.


제국이란 무엇일까요? BCE 326년 인더스강을 쳐들어온 안렉산드로스 대왕은 마케도니아에서 시작하여 메소포타미아와 이란 고원, 인도 서북부에 이르는 영역을 정복하고 하나의 단일 국가로서 이를 통치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국가와 민족을 지배하는 거대한 국가를 우리는 '제국'이라고 부릅니다. 

제국은 인류가 스스로 창조해 낸 '복잡성'입니다. 원자가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생명을 낳듯이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가족이라는 복잡성을 낳았고, 가족은 서로 연결되어 부족이라는 복잡성을 낳았으며, 부족이 모여 도시를 이루고 도시의 연결이 국가를 낳았습니다. 또한 생명이 단순히 분자들의 집합이 아니라 진화라는 과정의 원천이듯이, 도시가 만들어 졌기에 대규모 상업이 발달하고 국가가 탄생하기 위한 기반이 형성될 수 있었고, 또 국가만이 수행할 수 있는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기능이 있었기에 인류문명은 진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인류 역사의 복잡성 증가는 결국 여러 민족과 국가가 연결된 제국의 출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럼 이러한 과정들을 책과 함께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장 '제국의 조건'에서는 제국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들을 살펴봅니다.

제국은 여러 국가와 민족을 연결한 네트워크이며, 강한 정체성과 응집력을 형성한 제국 민족이 제국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제국은 제국 중심에 부와 지식과 문화를 집중 시킴으로써 기존의 것보다 한층 융합적이고 복잡한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도 살펴 봅니다. 




제2장 '제국의 발생과 제국민족'에서는 불멸의 제국 페르시아, 시민의 제국 로마, 천하종횡의 제국 한을 살펴봅니다.

이들의 욕망은 각각 메소포타미아, 지중해, 중국대륙의 네트워크를 지배하려는 정복 활동으로 드러나는데요, 정복지 민중의 협력을 얻기 위해 합리적인 세금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정복지의 문화와 관습 그리고 공동체를 중시했습니다. 거대한 영역 안에서 평화를 이루고 그 속에서 생겨난 다양한 네트워크에 따라 각지의 부와 지식과 문화가 제국 수도로 집중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국'하면 로마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제국 수도로 모든것이 집중되는 가장 좋은 사례가 바로 로마입니다.

여느 제국과 마찬가지로 로마제국 역시 일곱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도시에서 출발했으나,  공화정의 성립을 통해 왕과 귀족원로원과 시민들의 민회로 나뉜 정치제도를 결속시켜 응집력 형성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응집력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형태가 바로 '로마의 군대'인데요, 로마인들은 병역의 의무를 시민으로서 수행해야 할 최고의 의무로 여겼고 군복무를 마친 로마인은 민회에 참여할 자격 즉 '시민'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막강한 로마군대의 선전으로 로마는 제국으로 발돋움 하게 되지만, 영지와 노예를 얻지못한 시민들은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게 되고 그 숫자가 전 인구의 30%를 넘기면서 점차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어, 결국 공화정을 버리고 황제 통치를 선책하게 된 로마는 '영원히 승리하고 전진할 수 있는 제국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며 해체됩니다.


미국SF작가의 로버트하인라인의 소설 '스타쉽트루퍼스'에서 지구를 위해 싸운자만 지구의 시민이 될 자격을 가질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당대 미국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책입니다. '로마인이라면 로마를 지켜야한다'는 로마의 시민정신과 그 단결된 힘이 너무나 찬란했기에 아직도 회자되는 것이 아닌가 싶고 오늘날의 문화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제3장 '진화하는 제국'에서는 후기 고전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주요 제국을 살펴봅니다.

유라시아 네트워크의 한편에서 출발하여 대제국을 이루었던 이슬람제국, 로마의 영광을 계승하여 지중해 네트워크의 지배를 이어 나갔던 비잔틴제국, 한 제국 몰락 이후 찾아온 분열을 극복하고 다시 중화의 응집력을 모아 냈던 당 제국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들 제국 민족은 강력한 군사력과 더불어 초민족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책들과 관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민족과 국가를 통합하려 했는데, 고전시대 제국과의 차이점은 이슬람교와 동방정교 등 종교와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제국의 기틀을 잡아나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저 재미 있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는 '천일야화'는 당대 유라시아 세계의 민담 모음집인데요, 유라시아 전역에 걸친 종교적, 문화적 네트워크를 수립한 이슬람 제국의 특징이 잘 드러난 문화유산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고전시대 제국과의 차이점을 이 책 한권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책 한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제4장 '유목 제국과 그 후예들'에서는 아프로유라시아 네트워크의 연결자인 유목민들이 만든 제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몽골제국은 유라시아 네트워크 전체를 장악했지만 통합과 연결수단이 약해 결국 작은 제국들로 쪼개집니다. 무굴제국은 종교적 관용과 민족 간의 협력을 통해 인도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제국을 만들었고, 오스만 제국은 지중해 세계의 지배자가 되어 네트워크를 장악했습니다. 국제적 원거리 네트워크를 지배하고자 하는 제국의 욕망들이 표출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제5장 '유럽 제국주의의 명멸,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 에서는 포루투갈, 네덜란드, 영국등의 해양제국등을 통해 문명간의 교역을 위한 주식회사의 설립, 산업혁명에 따른 현대자본주의의 탄생등을 살펴봅니다.

또 두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나치스 독일 제국을 경험하면서 제국의 어두면을 보고 반성하는 시대도 들여다 봅니다. 

마지막으로 소련과 미국이라는 이데올로기 제국의 시대를 거처 다국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국이 지배하는 현대까지를 짚어봅니다.

다국적기업의 형태는 과거 유럽 제국주의가 보여주었던 모습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는데요, 여러 저개발 국가의 자원과 노동력을 매우 싼 가격에 착취한 후 완성된 산물은 유럽과 미국에서 비싼 가격에 팝니다. 즉 저개발 국가의 노동력과 자본주의 선진국의 지식, 자본 및 소비 시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그 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하여 생명이 만들어 지고 그것이 진화해 가는 것처럼, 제국의 모습도 꼭 닮아 있음에 참 놀랍고 재미있었습니다만, 현대의 제국주의가 가진 부정적인 면을 줄여 지구공통체로 함께 새로운 진화를 해 나가야하는 것이 이 책을 읽은 우리들의 숙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5장의 근,현대적인 모습을 좀더 세분화 하여 기술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인문과 역사, 과학을 아우르며 다양한 관점을 가져볼 수 있어 이번 책은 그동안 지루하기만 했던 세계사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살아가야할 시대에 꼭 필요한 통찰력과 융합력을 기르기 위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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