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 우동매니아들의
블로그에서 추천을 받아 서울시내의 비교적 번화하지않은 동네의 한 골목에 위치한 우동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비가오는 날이었고 저녁시간이 되려면
한시간여 여유도 있었지만 이미 골목은 우산을 받쳐들고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시간 반을 기다려 들어간 우동집은 20명 정도가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작은 가게였으며, 주방은 안팎에서 다 볼 수 있는 곳으로 무려 4명이 우동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촌형제가 일본에 가서 배워온 족타의
면발은 정말로 쫄깃하기 그지 없었고 단촐한 메뉴에도 그리고 긴 기다림에도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런데 함께 간 남편은 끊임없이 테이블의 회전율을 체크하고, 하루 매상을 예상해 보고
월세와 인건비 그리고 재료비를 추정하여 이 가게가 손익이 얼마나 될지를 계산해보는 것이었다. 이 구조로는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낼 아이디어도 내보면서...
막연히 언젠간 내가 좋아하는 커피로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고민을 해본적이 있었나 싶다.

이런 와중에
한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 작아도 크게 버는 골목 가게의 비밀 "
골목가게 사장님 3천여명을 만나본, 그리고 직접 창업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해본 저자의 이력덕분에, 이 책은 정말 우리같이 평범한 서민들이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어디부터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안내해 주고 있었다.
1부에서는 성공하는 창업준비를 위하여, 아이템을 찾는 3단계 방법, 성공 창업자가
되기위한 조건, 나만의 필살기와 고객에 대한 마인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장성/상권/수익성 분석의 방법을 자세한 창업 사례와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2부에서는 정부지원을 활용하기 위하여, 신용등급을 올리고 관리하는 방법, 정부의
창업자금을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실패에 대한 대안을 이 역시 창업 사례와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드는 생각은, 그 규모에 있어서 쉽게 시작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던 골목가게의 그 창업 역시, 대기업 CEO와 다를 바 없는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가면 갈수록 전쟁터가 되어가는 소규모 창업 시장에서 나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내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내야하고, 경영상식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똑똑한 사장이 되어야하며, 정부의 지원을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하고, 마지막으로 실패에 대비한 준비도 해두는 철두철미한 내가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막연한
미래의 나만의 창업이 간단하게만 여겨져왔던것들이 얼마나 무지한 일이었는지를 이 책은 정확하게 내게 이야기하고 있고, 정말로 내가 그 창업을
원한다면 끊임없이 세상을 살피고 주변을 살피고 분석하며 준비를 해 둬야할 것이란것을 제대로 된 방법으로 알려주었다.
작은 골목에 비를 맞으면서도 줄을 서게 만드는 그 우동집의 필살기는 바로 매일매일
족타로 일정한 양만 준비하는 면발의 쫄깃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그 우동집은 매주 하루 가게문을 닫아 휴식을 취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반죽된 면을 밀고, 그 흔한 아르바이트생 하나 없이 풀타임 직원으로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다.
주변에 우동집은 고사하고 음식점은 없지만,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고, 가격도 비싸게 여겨지지 않았다.
시류에 흔들리지도 않고 광고가 아닌 입소문으로 지금의 대박집을 만든 이 우동집은,
이 책의 원칙중 파악 가능한 일부 사실들이 성공의 원칙에 거의 들어맞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이젠 어떤 가게를 가더라도 아이템과 성공가능성을 분석하는 습관을
가지게 될 거 같다. 막연히 잘 되네 하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순서대로 그리고 제대로 말이다.
그런 연습이 모여 언젠가 때가 된다면 시행착오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나만의 창업을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