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외교관의 뉴욕 랩소디 - 어린 왕자의 눈으로 본 뉴욕 3년 살이
김인태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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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 볼 책은 어린 왕자라는 안경을 통해 3년간의 뉴욕에서의 외교관 생활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어쩌다 외교관의 뉴욕 랩소디"입니다.

조그만 행성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과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자존심 강한 꽃에 대한 의심과 상처들이 소행성 B612를 떠나 어린왕자로 하여금 여행을 시작하게 한 것처럼, 저자 역시 기회가 왔을 때 외교부에서 그리고 미국 뉴욕에서의 초보 외교관 생활을 통해 획일화 된 '우리'라는 안경을 벗고 우리 사회에 갇혀 살았다면 몰랐을 많은것을 경험하고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게 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형식이라 일단 잘 읽히기도 하지만, 때론 '나도 저랬는데' 하는 공감이 때론 '나도 저렇게 일을 저질러 보고 싶다'는 부러움이 때론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까' '무엇을 배웠을까' 하는 고민을 하며 저자에게 동화되어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찾아보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일부 본문의 내용을 통해 저자의 파란만장했던 이야기를 조금 들여다 보겠습니다.

 

어린왕자처럼 저자 역시 집과 일터 그리고 취미생활로 다람쥐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삶 속에서 허전함과 끝없는 갈증에 괴로운 날을 보내던 중 기회를 발견하고 용기내어 그 기회를 잡으며 이 책은 시작이 됩니다. 누군가는 용기내라고 하고 누군가는 왜 고생길을 사서 가느냐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직장에 사표를 내고 외교부 특별채용 절차로 외교부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이러한 결단에는 용기와 꿈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내 인생에는 수많은 기회들이 찾아오지만 현 상황이 주는 안락함이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자처럼 가족을 일군 가장이라면 더더욱 그럴텐데 자산만의 결단을 믿고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걸어가보자며 그길을 출발한 저자의 용기가 정말로 부러웠습니다.

 
동포 영사인 저자는 대부분의 토요일을 행사장에서 보내야했는데, 뉴욕 총 영사관은 총 5개주를 담당하고 있어 이날도 펜실베니아 주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중 음악을 바꾸기 위해 스마트폰을 만지다 교통사고를 당한 일화입니다. 보험이 있더라도 어마어마한 의료비로 인해 입원 대신 택한 6개월의 통원치료, 단 1%라도 과실이 큰쪽에서 모든것을 책임져야하는 뉴저지주 법에 따라 모든 책임을 져야 했던 저자, 무시무시한 인건비로 인해 수리보다 폐차가 오히려 싸게 드는 현실 등 잠깐 스마트폰에 몰입해 벌어진 대가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어린왕자에서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 술꾼의 부끄러움은 결국 술을 마시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듯이, 저자 역시 스마트폰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뺏기고 있지만 억지로라도 나쁜 중독(스마트폰,술,게임처럼 즉각적인 쾌락을 주는 것)을 줄이고 좋은 중독(운동,독서처럼 서서히 쾌감을 주는 것)을 늘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나라와 장소의 차이일 뿐이지 우리 역시 종종 순간의 안락함이나 쾌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스마트폰이야말로 요즈음 현대인 누구에게나 나쁜 중독의 대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이 없이 안되는 일도 너무 많고 이런저런 이유로 하루 24시간 중 상당한 시간을 스마트폰에 매달려 살고 있다보니 부차적으로 목이나 손목도 아프고 자세도 안좋아지고 있기에 저자의 다짐처럼 좋은 중독을 늘리려는 노력을 오늘부터 조금씩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습니다.

 

외교부 영사콜센터는 해외 체류중인 재외 국민이나 해외 여행자에게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신청 받아 처리하는 곳입니다. 영사 콜센터를 통해 자살 암시 내용을 전달받은 두건의 사건으로, 한건은 결국 자살한 채로 한건은 술에 취해 저지른 장난전화로 끝났다고 합니다.

타국에서 자살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삶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이 가득하다 하여도 자살은 그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부조리한 현실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라는 '알베르카뮈'의 말처럼 한번뿐인 인생일진데 굴복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자살률이 높은 요즈음의 한국사회를 보면서 교육의 부재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오로지 경쟁만 존재하고 대학만 바라보며 10대를 보내게 만들고 20대에는 또다시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만 요구하는 사회구조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고 만들어 갈 시간을 주지 않다보니 막다른 상황에 이른 이들에겐 맞서 싸울 이유도 찾지 못한 채 굴복하게 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의 에세이는 용기 내어 잡은 기회를 통해 낯선 타국에서 영사 활동을 시작하고 생활해 가며 개인적으로 업무적으로 겪은 일들을 에피소드로 하나씩 풀어내고, 각 에피소드를 어린왕자의 내용과 접목시킨 후 자기반성과 배움 등 성찰해가는 여정으로 엮여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여정을 따라가며 내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배움을 챙겨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어느새 고착된 획일화 된 사고를 환기하고 좀 더 인간에 대해 그리고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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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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