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도시 뉴욕입니다. 취업으로 뉴요커가 된 저자의 뉴욕 중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가 가는 공간은 바로 '플래그십 스토어' 공간입니다. 뉴욕은 세계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만큼 플래그십 스토어가 많이 있습니다. 플래그십이란 사전적으로 조직지 소유하거나 생산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제품, 생각, 건물 등을 의미하는데, 패션브랜드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란 패션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라인의 상품을 중심으로 그 브랜드의 컨셉트와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을 말합니다.
옛 구겐하임 소호미술관의 공간을 개조한 프라다 매장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디자인 하였습니다. 공간의 소비는 공간의 가치를 나타낸다는 개념으로 높은 벽이 느껴지는 명품 매장을 누구나 들어와서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벽을 낮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작품감상을 위한 갤러리나 콘서트홀 등을 겸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매장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단순히 판매라는 개념보다는 문화와 예술을 접하는 공공의 장소로 진화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뷰티업계 격전지 뉴욕에서 그것도 핫한 소호에 아모레퍼시픽 뷰티 갤러리 & 스파가 있습니다. 매장 디자인은 W호텔 디자인으로 유명한 '야부 푸셀버그'의 작품으로, 사진 한컷만으로도 한국에서 보던 화장품 매장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첼시에도 독특한 매장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상한 입구와 허름한 건물에 간판도 없는 이곳은 바로 꼼데가르송 매장입니다. 작품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덕지덕지 붙어 있는 지저분한 벽면을 따라 시선을 이도하면 미래에 온 듯 동굴 모양의 입구가 눈애 들어 오고, 입구는 망치질을 여러번 하여 빛의 굴절을 느낄 수 있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터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흰색의 에나멜 강철과 스테인리스 스틸, 건축 공사에 쓰이는 구조물인 비계를 이용한 공간이 연출되어 있습니다. 패션 매장이란 유동 인구가 많은 도로변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아햐 하지만, 꼼데가르송은 은밀한 장소에서 예술을 뽐내는 콧대 높은 브랜드입니다.
판매하는 공간이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팔리는 물건에도 그 가치가 더해진다는 것을 뉴욕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명품의 문턱을 낮추고, 호기심으로 희소성을 높이는 공간의 활용이 주는 메세지가 제법 묵직합니다.
'여행'하면 어느나라의 무엇을 봐야지 하는 마치 공식같은 장소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그런것에 우선 순위를 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곳을 가더라도 그 도시의 그 공간에 깃든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가의 의도를 종합해서 살핀다면 새로운 것이 눈에 들어오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또 내가 살아가고 있는 회색의 도시 속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공간에는 또 새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겠구나 싶은것이, 그 동안 내가 좋아했던 공간들을 떠올리며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말처럼 내가 있는 공간 바로 이곳에서 행복을 찾아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