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나 볼 책은 전국역사교사모임이 펴낸 처음 읽는 세계사 시리즈 중 하나인, "처음 읽는 미국사"입니다.
미국 전체 역사를 추상적인 정치체제로서의 미국이 아니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이 성립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리고자 한 '한국인의 눈'으로 본 미국사입니다. '인종과 문화의 샐러드'라고 불리는, 아시아계 원주민과 유럽계 백인, 아프리카계 흑인과 세계 각지의 이민자의 이질적인 문화가 어우러지고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다양성 속에 보편성을 품은 미국'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미국사를 여덟시기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고, 각 장이 시작되는 첫머리와 책의 끝부분에는 미국사와 한국사, 세계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연표를 둠으로써 미국사의 시대인식과 우리의 역사, 세계의 역사를 동시에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여덟시기는
1장 아메리카의 원래주인
2장 아메리카에 도착한 유럽인
3장 독립 혁명과 미국의 탄생
4장 넓어지는 미국
5장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6장 산업화와 대중사회
7장 대공황과 전쟁
8장 세계 최강 미국의 시대로 나뉘어집니다.
본문의 구성을 살펴보면,

메머드 떼를 쫓아 아메리카 땅에 도착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동경로를 지도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로 유명한 포카혼타스의 이야기가 따로 소개되는데요, 백인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착한 원주민'의 표상으로 전해지는 그녀가 유럽인들에게 환영 받았던 이유는 그녀가 기독교를 믿고 영어를 배우며 유럽인의 생활 앵식을 몸에 익힌 '착한 원주민'이자 '길들여진 야만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백인들이 가져온 재앙인 천연두에 걸려 죽은 그녀의 짧은 생애는 뒤이어 찾아올 백인들에 의한 원주민 말살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예고한 듯 합니다.

1858년 6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며 등장한 에이브러햄 링컨,
켄터키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정식 학교 교육 조차 받지 못했던, 독학으로 쓰기와 계산을 익히고 법률을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던, 무명의 정치인인 그는 그로부터 2년 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이 되고, 북부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섬터요새를 둘러싸고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섬터요새의 사진과 함께 남북전쟁의 촉발원인이 된 이유가 설명되며, 아울러 공화당 출발의 역사와 로고 탄생의 이유로 알게 됩니다.
남북전쟁 후 약30년간 미국의 산업은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합니다. 그 발전을 이끈 인물들을 사진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에디슨, 라이트형제, 이스트먼, 벨 등입니다. 산업이 발달은 기업들의 덩치도 키워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는데요, 상원 의회를 독점 기업이 조종하고 있음을 풍자하고 있는 당시의 카툰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근현대사속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짚고 있는데요, 1871년 신미양요 이후 근현대사에서 우리는 미국과 끊임없이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에서는 이중적인 미국을 보았고,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는 미국의 손길에 의지했으며, 베트남 전쟁 이후 40여년동안 미국을 위해 우리의 군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때론 맹렬한 혐오를 때론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지만 맹목적인 양극단의 평가만으로는 미국을 알 수 없으며 여전히 관계는 지속중입니다.
본문을 통해 조금씩 책의 특징을 위주로 살펴보았지만, 책을 펴낸 의도처럼 이 책은 연표, 지도, 역사적인 현장의 인물이나 장소의 사진, 연관된 추가적인 정보 등 다양한 자료를 첨부하고 역사속에서 살아 숨쉬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이끌어 감으로서 입체적으로 미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사건 나열식이 아니라 역사 현장 속에 내가 있는 것처럼 글을 읽어나갈 수 있었기에 쉽게 접근하고 알아가고 그 상관관계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사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입문서로서 꼭 추천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