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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인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안영옥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오늘 만나 볼 책은 "돈키호테의 말"입니다.
'돈키호테의 말에 내 삶과 생각을 얹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라고 돈키호테의 번역가이자 연구가인 안영옥 교수는 이 책을 펴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돈키호테'는 작가 세르반데스의 소설로, 17세기에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학 고전입니다. 낡은 갑옷에 구부러진 창을 들고 말 위에 올라 탄 주인공 돈키호테는 기존의 삶을 포기하고 중세적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 인물입니다. 비루하기 짝이 없는 말에 몸을 싣고, 당나귀를 탄 땅딸막한 종자 산초와 함께 모험을 찾아 라만차 들판에 섭니다. 풍차만이 있는 곳에서 거인을 보고자 하고, 양떼만 있는 곳에서 거인을 보고자 하고 합니다. 이상주의자이자 박식하며 선한 주인 돈키호테와 물질에만 연연하는 단순무식한 종자 산초 간에 주고 받는 대화가 작품의 골격을 이루게 됩니다.
돈키호테의 이미지는 자신의 신념과 꿈을 좇아 돌진하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여전히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오늘날 한층 더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돈키호테라는 인물이 우리 시대의 결핍을 강하게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바로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주체적인 자아'와 '도전이 주는 기쁨'이 그것입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부 '인생의 주인공으로 우뚝서기'에서는 진정 나다운 삶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에 대하여, 2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는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3부 '세상과 싸워 이기는 법'에서는 세상과의 불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4부 '리더가 되는법'에서는 리더는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하여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상 깊게 읽은 본문을 통해 책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행동이 나를 설명합니다'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행위의 자식이노라(전편4장)' 이 말은 양을 잃어버린 어린 하인을 매질하던 부자 알두도에게 돈키호테가 약속한 바를 지키길 요구하며 건넨 말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산초에게 '혈통과 가문이 사람을 만드는게 아니다'라고 조언합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훌륭하지 않은 이름'으로 인쇄되고 출판되어 세상에 알려진다면 섬뜩해집니다. 또 그런 부모를 갖게 될 자식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정신적으로 얼마나 피폐한 삶을 살까 생각해 보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재산이나 지위는 영원하지도 않고 허망한 것입니다. 이왕이면 누리고 있을 때 뭔가 긍정적인 일에 사용해야 합니다. '덕스럽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행한다는 것이고,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제 갈길을 제대로 가야 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40대 이후의 얼굴'입니다.
속편 58장의 글입니다. '산초, 아름다움에는 두가지가 있네. 하나는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체가 아름다운 것이지. 마음의 아름다움은 이해심과 정직함과 훌륭한 행동과 관대함과 교양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러한 아름다움에 시선을 돌릴 때 격렬하면서도 훨씬 뛰어난 사람의 감정이 생기곤 하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독기를 쌓고 살아온 삶의 결과 보고서는 얼굴에 그대로 새겨집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시술을 해준다고 한들 분노에 데여 마음에 새긴 흉터는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고 근본적인 치료도 할 수 없습니다.
외모 가꾸기에 들인 정성의 반의반이라도 마음의 양식을 쌓고 삶의 이치를 깨닫는데 돌린다면, 분명 '오만하지 않은 위엄과 교양있는 예의바름 -속편 32장'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어릴적 읽었던 돈키호테는 그저 외적인 줄거리 뿐이었습니다. 돈키호테와 산초가 나누었던 많은 대화들이 어떤 의미로 인생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이제서야 새삼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나를 아는 지혜', '생각하는 습관', '사람답게 살기', '행동으로 존재하기'등의 가치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40이후의 얼굴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링컨 대통령의 말을 새기며, 당당하게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인생을 만들어가기 위해 한번쯤 읽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