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 읽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역자 해제 전까지는 361페이지 가량? 분량 때문에 오래 걸렸다는 건 아니라는거죠.


​우선 읽기 전부터 워낙 잘 알려진 풍자소설인데 이제서야 읽게 된 것에 대한 설레임과

저 나름의 부끄러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 알려진 <걸리버 여행기> 는 아동문학으로서의 인지도가 더 컸던 거 같아요.

저희 집에도 있는 세계문학 책시루에 걸리버 여행기가 당연히 들어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친구" 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소인국에 간 탐험가 걸리버  라는 인식은 어른 아이 할거 없이 누구에게나 알려져 있고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소인국을 탐험한다는 건 충분히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이니까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필수 권장도서인 걸리버 여행기가 사실은 전체를 보여준 게 아니었다는 걸

부끄럽게도 저는 이번에 정확히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왜 그렇게 최고의 풍자소설이라고 일컬어져 왔는지도 직접 완독한 후에 알았어요!!!


그저 세상에 먼지처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로 마치 나도 잘 알고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일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한번 더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현대지성 이종인 번역으로 나온 완역본 <걸리버 여행기> 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고 해서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책이라는 게 한번 읽었을 때 들어오는 내용과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


인상깊게 파고드는 내용들이 다 다르니까요!!

 

 

 

 

 

<걸리버 여행기> 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역시 이름만 들어서 낯설지 않을 뿐, 잉글랜드계 부모를 둔 아일랜드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영국 국교회의 사제 신분이었으며 잉글랜드의 거물 정치인의 비서로 활동하면서


정치 사회적 감각도 터득했을 법 합니다.


정치평론의 일도 했다는데 당시 보수당인 토리당과 진보당인 휘그당 체제였던 잉글랜드에서


시류에 따라 양 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활동한 전력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스위프트는 늘


"아일랜드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는 글로


아일랜드에서는 애국자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마지막 여생은 성직자로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어릴 때부터 평생 현기증과 난청 증세로 고생했던 그였기에


마음과 기억이 건전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으며 생을 마감합니다.


사제이기도 했으니 그렇겠지만 해제를 읽다 보면 복잡한 이성관계도


평생 결혼하지 못한 삶으로 마감하게 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조너선 스위프트의 생애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간에,


당시 잉글랜드의 식민지와도 같았던 아일랜드인으로서,


그리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5년간의 집필, 출간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걸리버 여행기> 를 남긴 것만으로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으니 이런 생애 또한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너선 스위프트가 남긴 최고의 풍자문학 <걸리버 여행기> 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릴리펏 (소인국) 여행기


브롭딩낵 (거인국) 여행기 


라퓨타 (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마법사의 섬), 일본 여행기 


후이늠국 (말의 나라) 여행기


본편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고 / 걸리버 선장이 사촌 심슨에게 보내는 편지 / 발행인이 독자에게


부분을 읽다 보면 걸리버라는 사람이 정말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질만큼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같은 착각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스스로 이건 소설이라고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보는데도


조너선 스위프트가 설정한 상상의 나라들은 참으로 디테일하고도


그 낯선 나라에 사는 존재들의 말과 행동이 하나같이 의미있게 와닿기도 했죠.


그만큼 알게 모르게 풍자의 요소들을 작가 스위프트가 곳곳에 심어두었습니다.


실제로 제4부 12장이 시작하면서 한번 더 거짓말인걸 독자들은 이미 알고 보는데도


거기에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또 한번 언급하는 데서


<걸리버 여행기> 의 풍자에 대한 결기(?) 도 엿보이구요.


"나는 16년 7개월을 넘게 여행했고, 이것이 바로 그 여행에 관한 진실한 기록임을 점잖은 독자께 알린다.


나는 화려한 글이 아니라 진실을 보여주는 글을 쓰고자 무척 신경 썼다.


나는 기상하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놀라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간결한 방식과 문체로 명백한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내 주된 의도는 독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걸리버 여행기> 의 가장 마지막 장은 이렇듯 이 책을 출판한 의도를 분명히 밝히면서 시작합니다.


야만적인 식민지 건설을 비판하는 것은 잉글랜드를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하지 않는 조국을 칭송할 때 조국은 바로 아일랜드를 말함이겠지요.


책 속 곳곳에 있던 풍자의 불씨는 마지막 장까지 유효했습니다.^^


 

 

 

 

 

 

책 속의 일러스트가 상상력을 제한한다고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게는 걸리버가 그린 낯선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거 같아요.


항해하다가 우연히 머물게 된 나라는 걸리버에 비해 1/12 만큼 작은 사람들이 사는 소인국이었어요.


걸리버를 발견한 릴리펏의 소인들은 걸리버에게 '산악인간' 이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계심에서 친근감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왕과 신하들, 백성들이 있는 나라에서 걸리버는 그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했고,


그들 역시 낯선 걸리버의 호의를 받아들이며 높은 지위를 선물하기도 할 정도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 소인국 안에서도 스위프트가 보았던 파당 문제는 존재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거든요.


"소인국이 외국인에게는 번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는 두 개의 강력한 악 밑에서 신음하고 있다.


하나는 본국에 있는 난폭한 파당이고,

 

 

른 하나는 해외의 가장 강력한 적국이 침공해 올지 모른다는 위험이다.


파당 문제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지난 70개월 동안 이 제국에는


두 개의 서로 싸우는 파당이 있어 왔다.


그 두 당파의 이름은 트라멕산과 슬라멕산인데,


 그들이 신는 구두굽이 높은 굽이냐 혹은 낮은 굽이냐에 따라 그런 이름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그들은 그런 특징으로 상대방과 자신을 구분했다."


​바로 잉글랜드의 토리당과 휘그당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었고


이 소인국에도 그들끼리 그 보이지 않는 굽을 통해 미묘하게 구분짓기가 만연해 있었던 것이죠.


이것은 스위프트가 살고 있던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가볍게 보자면 현실에 없는 소인들이 사는 나라에 우연히 가게 된 걸리버의 그야말로 '여행기' 라며

흥미롭게만 볼 수도 있겠지만 더 깊이, 내밀하게 들여다 보면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현실 풍자였던 것이죠.


당시 잉글랜드의 저자의 조국 아일랜드를 빗대어서, 나아가서는


인간과 사회를 더 깊이 생각해보고 현실의 불합리함과 왜곡된 모습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분명한 소설입니다.

 

 

 

 

 

 

소인국에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아이들과 2달간 머물렀지만


다시 걸리버의 낯선 땅에 대한 호기심과 그 욕망 때문에 다시 길을 나서게 되었고


우연히 닿게 된 곳은 이번에는 반대로 거인국입니다.


브롭딩낵 이라고 불리는 거인국에서도 소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걸리버가 가장 먼저 그들의 언어를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인상깊었어요.


타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불통을 넘어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형성이 되겠죠.


그런 모습을 가게 되는 낯선 나라들마다 걸리버가 보여줍니다.


스위프트가 의도한 부분이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제게는 언어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걸리버와


그를 무조건 경계하기 보다는 받아들이려 하는 소인들과 거인들의 관계가


구분짓고 경계를 일삼는 현대 사회를 비춰볼 때 제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기도 했어요.


걸리버가 자신이 갖고 있는 항해기술을 뽐내려고도 하고


거인국의 왕은 반대로 걸리버의 나라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하지요.


낯선 이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면 사람은 본래 갖고 있던 호기심이 발동되나 봅니다.^^


제2부 6장의 끝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줄 알았습니다.


거인국의 왕이 걸리버가 찬양하듯 말하는 조국에 대해 설명하는 말을 다 듣고 나서


이렇게 뼈 때리는 말을 던져요.


이것이 바로 스위프트가 전하는 당시 사회 풍자의 기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의 작은 친구, 그릴드릭, 자네는 자네 조국에 대하여 아주 그럴듯한 찬양의 말을 했지.


하지만 자네는 무지, 나태, 악덕이 입법자 자격을 얻기 위한 필수 요소임을 아주 명확하게 입증했어.


법률은 그 법률을 왜곡하고 혼란을 주고 회피하려는 자들의


개인적 이익과 능력에 의하여, 임의로 설명되고 해석되고 적용되었지.


..........


자네가 해 준 말로 미루어볼 때, 자네 나라에서는 공직을 얻기 위해 완벽한 자질은 필요 없는 것 같아.


사람들은 미덕의 힘으로 귀족 작위를 얻는 게 아니고,


사제는 종교적 경건이나 학문으로 승진하는 게 아니야.


군인들은 행동과 용기, 법관들은 성실성, 상원의원은 애국심, 고문관은 지혜로 인해


그 자리에 보임되는 것 같지 않아.


...........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 


 

 

소인국과 거인국에 이어서 또 새롭게 항해를 하다가 해적에게 붙잡히고

어떤 섬에 또 우연히 도착,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라퓨타....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 제목을 알고 있거든요.


"천공의 성 라퓨타"


2004년 작품이었네요, 정말 오래 전입니다.....^^


거대한 비행선이 하늘에 떠다니는 이 영화속 천공의 성은 바로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속 라퓨타 를 보고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하지요.


또 다른 관점에서 하늘에 떠다니는 라퓨타는 아일랜드를 지배하던 잉글랜드를,

땅에 있는 식민지 영토 발니바비 바로 스위프트의 조국 아일랜드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라퓨타는 실용성은 무시된 채 오직 '학문을 위한 학문' 만 추구하고 있고

현실성없는 기술로 나라를 오히려 황폐하게 만들고 있도록 그려지고 있어요.​

잉글랜드의 정치와 과학 분야를 비판하는 용도로 학술원이라는 곳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스위프트의 신랄한 비판의 장치들이 이렇듯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죽지 않는 사람 스트럴드브럭이 사는 나라 럭낵, 마법사의 나라 글럽덥드립,

 마지막 일본 여행기까지 제3부에 들어 있는데요.

마법사의 나라 글럽덥드립 에서는 고대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면들이 연출되는데

호메로스와 아리스토텔레스를 불러내서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고 말도 듣구요.

걸리버가 데카르트도 불러달라고 해서 등장하기도 합니다. ㅎㅎ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데 마법사의 나라이니까 가능한 상상이죠.

일본 여행기는 단 4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 내용이 담겨 있더라구요.

1638년 당시 일본은 반기독교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네덜란드인 외에 모든 유럽인의 자국 입항을 거부하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걸리버도 네덜란드인 행세를 하며 일본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해요.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들, 때로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상상에 의해 구축된 나라들이

아주 디테일하고도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는 바로 제4부에서 절정을 이루는 듯 해요.


소인국이나 거인국처럼 크기가 서로 상대적인 차이가 있긴 하나


어쨌거나 걸리버와 외양이 비슷한 사람들이었는데


제4부 말의 나라 후이늠국은 그야말로 주인이 말이였어요.


인간처럼 후이늠들에게는 문자가 없지만 그들의 지식은 인간처럼 이성이 있고


모두 입말이 가능해서 걸리버와 소통이 된다는 것이죠.


그들에게는 천성적으로 미덕이 있고 이성의 지배를 받으며


비유와 세밀하고 정확한 묘사까지 사람 못지 않게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존재였습니다.


걸리버의 말을 빌리자면 후이늠들은 유럽 사회의 사람들보다 우아한 언어를 표현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말이 주인인 나라, 후이늠국에서


그렇다면 말이 하인처럼 부리는 존재는 누군가??

 

 

 

 


 

걸리버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야후들은 근처에만 가도 지독한 냄새가 진동해서 상종할 수가 없고,


성질도 모질고 사나우며 서로 공격적이고 악독할 정도로 야만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반대로 말의 모습을 한 후이늠과는 대화가 가능하고


공동체를 이루어사는 후이늠에 대해 시종일관 그들의 훌륭한 미덕과 교양을 칭송합니다.


후이늠들에게 우정과 박애가 두 가지 주된 미덕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동물만도 못한 인간, 인간과 동물이 전도된 모습, 인간에 대한 혐오감이 엿보이는 제4부의 내용이었어요.


신랄한 비판과 풍자, 이보다 더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인간 같은 이성을 지닌 말 (후이늠) 과 괴물같은 야만인이며 짐승만도 못한 인간 (야후).


제1부부터 3부까지와는 조금 결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스위프트가 보여주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풍자의 장치로는


이보다 신랄하고 통렬할 수가 없을듯 싶네요!!!


 

 


상상력에 의한 ​재밌는 이야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일관되게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고 있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너무 풍자적이고 비판적이어서 당시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었고


작가 본인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했을 정도라고 하니


조지 오웰도 극찬했다는 풍자소설의 끝판왕입니다!


이제는 아동문학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최고의 풍자문학 <걸리버 여행기> 를 완역본으로 전체를, 제대로 보자구요!!!

 

시사하는 바가 큰 소설입니다.

 

특히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나온 <걸리버 여행기> 는 삽화와 해제가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줘요.


이런 소설을 워낙 좋아해서 매우 인상깊게 남네요.^^


 "사실적이지만 실제가 아닌 이야기" 를 소설이라고 부를 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본질은 잘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법이라죠.


스위프트가 풍자의 장치를 이용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본질들,


그것을 파고드는 재미 또한 느껴보세요.


소설은 참 재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대학로 공연 나들이 나서면서 들고 온


을유문화사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역시 오설록의 흑당 버블 녹차 라떼는 참 맛나구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미술 교양서인데 가격대가 나가는 만큼


현대미술사에 있어서 런던을 거점으로 하는 미술가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고


이것이 그냥 대중들에게 일반적으로 읽혀지기에 막~ 재밌다 이럴지는 좀 의문이지만


미술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에게는 교양과 지식을 쌓기에는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1945년부터 1970년 사이를 중심으로 약 25년의 기간을 주제로

 

런던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의 전언에 의한 기록과 함께


직접 저자 마틴 게이퍼드가 직접 미술가들과 인터뷰했던 내용들을 싣고 있어서


그들이 남긴 작품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최소 두 세대에 걸쳐서 30년 넘게 기록된 수천 단어로 이루어진 아카이브와도 같다고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는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중요한 증인과 그 시기에 활동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

특히 많은 경우 미간행된 인터뷰에 바탕을 둔 내용들이 채워져 있는 책이예요.

전후 25년의 시기에 주목하게 된 것은 런던의 화가 공동체가 소규모 동네였다는 점인데요.

이것이 서로를 잘 알았다기 보다는 서로 교차되는 작은 세계였고

세대 간 분열도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았기에 저자가 주목하게 되기도 했던거 같아요.

런던 밖으로 이주해서 성숙기 작업을 거친 작가들은 이 책에서 빠져있을 정도로

런던미술을 통해 현대미술을 조망해보고자 하는 책으로 읽혀집니다.

작가들의 모습이 담긴 실사는 물론이고


그들이 남긴 작품과 그에 대한 해설까지 현대 미술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책 참 재밌게 보실 거 같아요.


더불어 현대 미술에 대한 공부도 되겠더라구요. ㅎㅎㅎ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보시려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그 깊이를 교양서가 따라갈 수는 없을테니


감안해서 보시구요.


 

 

 

 

 

 

 

가까이서 보면 부분만 보게 될 때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듯 한 그림인데


멀리서 보면 어떤 사람을 나타내고 있는 이 자화상, 독특하고 인상깊게 남습니다.


데이비드 봄버그, 첨 듣는 화가이지만 이렇게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에서 만나네요.^^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리는 것에는 특기가 1도 없지만


그림 보는 것은 참 좋아합니다.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지만 보는 건 참 좋아요~~


꼭 그림에 대해서 잘 알아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익숙해지면 더 그림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는 건 알죠. ㅋㅋ

 

 

 

 

 

 

 

 

다른 작가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도 굉장히 디테일하고 사실적이고.


사진상 그런게 아니라 코를 중심으로 얼굴의 왼쪽과 오른쪽 음영도 달리해서 그려진 것이


저로선 참 신기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그릴 수가 있지? ㅎㅎㅎ


하다못해 턱과 아랫입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곳까지도 어둡게 표현한 것,


주름과 주름 사이에 그 작은 홈까지도.....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프로이트와 베이컨의 친밀도입니다.


그걸 읽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얼굴을 그릴 수가 있었을까 싶었죠.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을 보면 그림을 보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것들,


화가들의 관계나 그림에 대해 읽어주는 지점은 참 흥미로워요.


화가와 작품뿐만 아니라 그 당시 런던, 그리고 당시 미술계 분위기까지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유명한 데이비드 호크니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화가들은


선, 컬러,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것을 구현해 내고 있고


화가들끼리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읽을 수도 있었습니다.


추상표현주의로 시작한 뒤에 다양한 표현 양식을 빠르게 살폈던 호크니.


이후에 인물, 오브제, 풍경을 더해갔고 자연주의적인 경향이 꾸준히 확대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호크니가 하고 싶은 작업들은 끊임없이 바뀌어가고 있고


스스로 규칙들을 파기해 가면서 어떤 유형의 화가인지 말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하는 화가라고 동료 화가 아우어바흐가 견해를 밝히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1970년경까지 약 25년간의 런던 회화의 역사를 살펴본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프랜시스 베이컨, 루시안 프로이트, 데이비드 호크니 등 영국 화단에 유명한 화가들이 등장했던


찬란한 시절이기도 했고 특히 프로이트와 호크니를 깊이 탐구했던


저자 마틴 게이퍼드가 이들이 활약한 시대와 공간의 미술계 지형도를 그림으로써


역동적인 런던의 당시 사회 문화적 흐름까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미술 비평가들과 거래상 들의 목소리까지도 소환해서


그 시절로 잠시 시간여행을 한듯한 느낌도 들게 했구요.


전통 교육과 추상 미술의 주류 속에서 자기만의 길을 개척했던


현대 영국 미술을 이끌었던 화가들의 이야기,


그들의 열정이 담긴 발자취를 마틴 게이퍼드의 안내로 만나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코믹스 Volume 2
라이언 노스 지음, 브레이든 램 외 그림, 서애경 옮김, 정한결 감수 / 작가정신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정신 서포터즈, 작정단 4기의 첫번째 책은

서포터즈가 아니면 내 의지로는 결코 만날 일이 없는 코믹스 ㅋㅋㅋ


​시니가니가 어릴 때 "카툰네트워크" 라는 만화채널을 접했던 기억이 얼핏 납니다.

 

 

나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채널이지만 우리는 늘 그냥 넘기기만 했던 채널인데


카툰네트워크의 인기 애니메이션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이


작가정신에서 코믹스 책으로 나왔어요.


이 책은 오롯이 초딩 가니가 보는 책으로. ogq_58146d74c399f-4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모험> 은 웹코믹 작가가 대본을 쓰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연재를 이어가서 이렇게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몰랐는데 상도 받았다는 후문.... ㅎㅎㅎ


​이 코믹스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독특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게 정의롭고 기발해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고.


사악한 해골 악당 리치가 세상을 파괴하러 왔고


핀과 제이크가 영웅이 되어 리치의 손아귀로부터 세상을 구해내는 모험 이야기.


악의 힘에 맞서 싸우는 진정한 두 친구의 이야기,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각각의 스토리가 나름 흥미롭게 전개되는 1권과 2권 코믹스 좋아하는 분들은


나름 유명한 책이라고 하니 더듬이를 뻗어보세요. ㅎㅎ

 

 

​스토리가 끝나고 부록처럼 뒷 면에는 몇 페이지 분량의


인기 인디 만화가들의 표지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종이를 넘기며


익살스러운 말장난과 풍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작가정신의 코믹스,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말에 여름 휴가도 못가고 가을이 되어 오랜만에 홍천 글램핑 다녀왔는데요.


이 책을 들고 갔습니다.^^


책 뒤로 보이는 건 홍천강~~%EC%A2%8B%EC%95%84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추천글부터 이 책의 결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도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을 소장하고 있지만


위화의 산문집을 이번에 처음으로 만나보니 신형철 평론가의 문체와 결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독서취향과도 아주 밀접하게 닮아 있는 신형철 평론가와 위화 작가라는 것도 발견했어요!!


푸른숲에서 나온 책들이 제가 만나본 한나 아렌트의 <정신의 삶> 도 그랬고


이번에 만난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역시 참 좋군요.

 

 

 

​홍천에 있는 글램핑 나들이에도,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컬 공연관람하러 갈 때도 들고 갔던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그만큼 애지중지하며 들고 다녔습니다.

 

 

추천글에서부터 반한 책은 드물거든요......%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페이지를 넘겨 가며 읽다 보면 위화가 쓴 본문이


추천글에 이어서 저로 하여금 점점 빠져들게 하는 내용들로 꽉 차 있습니다.


신형철 평론가는 위화 산문집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에 대해서


"담담한 자신감이 배어 있는 뜨거운 기록"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니 1996년 글부터 2001년에 작성한 산문들을 연대순 상관없이


구성하고 있네요. 서문은 2017년 6월 21일.


위화 작가가 1960년생이니까 딱 30년대 후반에 쓴 글들입니다.


소설가여서 그런지 훌륭한 문학작품들을 남긴 작가들의 이름이 제법 보이고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 문학과 음악에 관한 키워드들, 인물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짐작이 되죠.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산문집에는


청년기 때 문학과 음악이 저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들과 작가에 대한 소개는 개인적으로 넘 흥미롭게 읽은 부분인데


그런 내용이 아주 많아서 넘나 푹~ 빠져서 읽었죠.


소설가 특유의 예민함과 공감능력으로 분석하고 비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위화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과 만족도같은,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정보들도


스스럼없이 솔직하게 밝히고 있어서 더 친근감을 갖게 되었고 이제부터 위화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가 소개하는 작품과 작가들에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가와나라 야스나리 <이즈의 무희>, 카프카의 <유형지에서> <성>, 후안 룰프 <뻬드로 빠라모>,


체호프 <세 자매>,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헤밍웨이 <흰 코끼리 같은 언덕>,


윌리엄 포크너 <외시>,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스탕달 <적과 흑>, 불가코프도 있구요.


다 담지 못할 정도로 어떤 작품은 깊게, 어떤 작품은 살짝 건드려줍니다.


이런 작품들이 지금의 위화 소설가를 있게 했구나 싶어 다 궁금하더라구요.

 

 

 

 

 

 

저도 참 좋아하게 된 윌리엄 포크너에 대해서 위화 작가가 받은 영향력의 지분 역시


다른 것들과는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위화 작가는 이 산문집 속에서 소개하는 작가마다


각자의 평가를 내려서 그것 또한 재밌었어요.


"타인의 글쓰기에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묘한 작가가 바로 윌리엄 포크너이다."


"포크너의 서술에는 정확성과 힘이 있다."


"우리를 매혹시키고 감탄시키는 동시에 포크너의 뛰어난 문장들은 그 자체가 삶이고,


문학이 삶보다 대단할 수 없음을 증명한 매우 드문 작가가 바로 윌리엄 포크너이다."


위화 작가가 윌리엄 포크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문장들이죠.^^


돌발적이고 멋진 문장 구조나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않았던 윌리엄 포크너를 보면서


위화 작가도 많은 생각을 했던 듯 싶죠.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한 작품만 봐도 "서술의 능수능란함" 알 수 있거든요!!!


윌리엄 포크너 외에도 위화 작가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에 대해 말하기를,


문학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무한한 부드러움의 상징이고


카프카는 극단적 날카로움이 있다고 했으며


보르헤스는 자신의 시와 이야기, 수필, 심지어 서문의 서술 속에서까지


의심을 잔뜩 퍼뜨린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체호프의 작품에는 우울한 아름다움이 있으며 베케트에게는 서글픈 투박함이 있다고도 했죠.


도스토옙스키는 꿈 속에서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꿈을 악몽으로 바꾸어 놓으며 우직하게 전진한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윌리엄 포크너를 다시 소환해서 비교하면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많은 작가에게 평생의 글쓰기를 관통하는 무엇이 있다고 할 때


언어의 방식과 서술의 스타일에 있다고 하는 지점에서


윌리엄 포크너와 도스토옙스키를 대조시킵니다.


비교와 대조의 방식을 시간이 흘러도 너무나 흥미로운 내용을 만들어주죠.^^


같은 소설가들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음악과 문학계에 있어서 쇼스타코비치와 나다니엘 호손을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나다니엘 호손과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를 다른 시대, 다른 운명이지만 두 사람 모두


내면은 고집스럽고도 빈틈없기가 똑같다고, "영혼의 유사성" 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 투성이~~~!!


그 안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고 흥미를 느끼게 되고


결국은 독자로 하여금 창작자들의 삶과 작품, 그 속에 담겨진 본질들을 사색하게 하는 책이더군요.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멋진 책입니다.^^


 

 

​헐..... 읽으면서 메모하다 보니 24페이지나 썼어요....

필사한 걸로는 거의 최고기록이지 싶습니다.


내용들이 하나 버릴 것 없고 묵독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진리들이 지뢰밭 같아요. ㅋㅋㅋ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 견해를 밝히려 하고 여기에서 교만함이 싹트는건지.....


나뭇잎 한 장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가을의 도래를 알 수 있다고 정말로 믿어버린다.


자기 능력으로 사물의 옳고 그림을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 자신의 견해가 늘 모순으로 가득하다고 왜 생각하지 않는가?


어제까지는 신조였다가 오늘은 거짓말로 전락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몽테뉴-


나는 긍정 못지않게 의심을 좋아한다.

-단테-

과거의 시대가 실은 지나가지 않고 우리의 현재와 중첩되어 있으며,

과거는 그 때를 함께 한 우리가 지난날을 추억할 때

우리의 이해와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존재한다고 암시하는 듯하다.

​-위화-





위화 작가가 소개한 선배 작가들의 말씀이나

위화 작가의 경험과 사색에 의해 탄생한 문장들이 어디 이것 뿐이겠습니까. %EC%A2%8B%EC%95%84







소설가니까 문학 작품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을거라는 건 사실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되는데


음악에 있어서도 조예가 깊은 건 이번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위화 작가가 중학생 시절 한 두주동안 작곡에 매료된 경험에서 출발해서


루쉰의 광인일기를 악보로 작성하기도 했으며,


국어 교과서 속 텍스트나 수학방정식과 화학 반응식을 악보와 노래로 만들기도 했다고.


이렇게 음악이 위화 작가의 글쓰기에 영향을 주었더라구요.


바흐의 <마태오수난곡> 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술을 들었다고 말하고 있고,


심사숙고+내향성+보수성+엄격함을 모두 소유한


요하네스 브람스에 대한 서술은 이 책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소개하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에게 다시 빠져들게 한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이 책을 읽으면서 쇼스타코비치에게 저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느끼게 합니다.

 

 

 

 

 

한 시간이 넘는 이 동영상을 아주 그냥 푹~ 빠져서 봤어요.

소비에트 시절 스탈린이 통치하는 동안 약 3천만명이 죽었고

스탈린의 숙청으로부터 쇼스타코비치가 살아남게 된 과정이 참으로 드라마틱합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당시 사회 분위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사실감있게 보여주는 영상이더라구요.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의 공포정치로 인한 사회를 교향곡으로 묘사했습니다.

조국을 대표하며 당시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비극을 담아낸 쇼스타코비치.

영웅이 되고자 스탈린과 파시즘에 맞서는 삶을 보이려 했다기 보다는

쇼스타코비치 본인 역시 폭압적인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어요.

사소한 일들로 인해 쇼스타코비치의 운명도 수시로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쇼스타코비치는 내면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이성에 의해 용기를 냈던 작곡가였고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면서 버텨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용감했고 동시에 연민이 느껴지는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비극적 상황에서도 영감을 받아 파시즘에 항거하며 자신의 고향 레닌그라드에 헌장하는 의미로

직접 연주를 하며 <교향곡 7번> 을 발표하기도 하죠.

사실 <교향곡 7번> 의 원래 제목은 <레닌그라드 교향곡> 이었습니다.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의 탄압과 악몽, 히틀러의 광기로 인한 전쟁의 참상 모두를 비판하며

희생자들의 고통을 폭로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스탈린의 요구로 교향곡을 만들어야 할 때도

폭력과 사악함에 대해 빈정대며 풍자적으로 장엄한 교향곡을 일부러 가볍게 만들기도 했어요.

이후에 이 일은 헌정의 의미가 없어서 스탈린을 분노하게 했을 정도로

쇼스타코비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이며 생존방식이었습니다!!!

​히틀러가 항복하고 스탈린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작곡가 중앙회의라는 이름으로 쇼스타코비치는 인민의 반역자, 공공의 적이라 불리기도 했고

쇼스타코비치에게 심지어는 공산당이 써 준 글을 읽는 모욕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스탈린 추종자들이 아니고서는 결코 쇼스타코비치를 비난할 수는 없었어요.

스탈린의 세상을 살면서 쉽사리 패배하지 않을 듯한 악의 힘과 투쟁할수록

쇼스타코비치와 선의 힘은 더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스탈린도 감지했던 음악의 힘, 쇼스타코비치가 보여준 음악은 이제 돌아보니

사람의 마지막 희망이자 피난처였어요.

러시아에서 어떤 정치인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예술가는

1906년에 태어나서 1975년 서거후 지금까지 건재합니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산문집에서 가장 재밌게 푹~ 빠져서 읽은 쇼스타코비치.

앞으로도 제 삶의 여정에 위화 작가가 그러했듯

깊은 영향력이 전해지는 순간입니다!!!

갈수록 약하고 소심하며 우유부단해지게 하는 지난 15년간의 창작기간을 회고하면서 쓴 이 산문집에서


위화 작가는 당시의 글쓰기 시간들을 이렇게 돌아보기도 합니다.


"사유의 훈련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깊은 의심으로 밀어 넣어


나는 점점 이성의 능력을 잃고 부끄러움에 내 생각을 감히 말로 옮기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그래도 창작의 고통을 "기꺼이" 견딜 수 있게 해준


다양한 문학작품과 음악에 대해 이 산문집을 통해


어쩌면 사의를 표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잘 몰랐던 문학 작품과 음악들을 소개해 준 위화 작가에게


저 역시 큰 소리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훌륭한 작가로 알려져 있었으나 제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유로


지금까지 위화 작가를 등한시해 왔는데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과의 만남이 참으로 운명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위화 작가에 대해 궁금했는데 저처럼 이 작가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딱이예요!


최욱의 요즘 유행어를 빌리자면, "이 책, 놀라워~~" ㅋㅋ


(매불쇼, 저리톡 애청자 커밍아웃 ㅋㅋ)


위화의 작품들 중에서 <허삼관 매혈기> 를 다시 찾아보니 이 책 역시 푸른숲에서 출간했더군요.^^


그리고 지인에게 어느날 들어서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까지 만나볼 요량이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3 - 독일 편 : 전쟁과 평화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3
설민석.잼 스토리 지음, 박성일 그림 / 단꿈아이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설쌤의 역사만화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이 어느덧 3권까지 출간되었어요.^^


설민석 세계사 1권이 3월 말쯤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고, 1권을 손 안에 넣었고,


이어서 7월에는 2권, 그리고 9월이 되어 3권도 만납니다.


언제나 역사를 흥미로워하고 그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라

아이들과 저도 함께 보는 책이예요.

이 책을 좋아하는 가니는 3권이 집에 도착한 걸 보자마자 바로 뜯어서 읽어봤다더라구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에 도착했던 택배 ㅋㅋㅋ

 

 

 

 


설쌤 역사만화는 엄마, 아빠도 같이 보셔야 해요.


현재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혁명은 전 세계 시민혁명의 시조 격이죠.


그리고 독일편은 2권에 할당되었어요, 워낙 전 세계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고


특히나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주기 위해서는 독일편의 역사에 대한 반성 태도는


꼭 아이들과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거든요.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3권이 도착한 날 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도


이렇게 설쌤의 역사만화 보다가 잠든 가니.


잠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책보다 자는 습관이 있어요.


머리맡에 좋아하는 책들을 꽂아놓고 시기별로 종류를 달리해서 교체하곤 합니다.



 

 

 

 

 

설쌤이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을 만나고 읽게 되면서

​가니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프랑스 혁명이나 히틀러, 독일의 나치집단에 대해서


이름을 알게 되고 그 속 내용까지 알게 되었어요.


늘 그렇듯이 처음의 우연을 이제는 필연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이가 흥미로워해서 엄마로서 추천해준 보람을 느껴요.


제가 읽어도 재밌어요. 역사정보도 쉽게 풀어져 있구요.


입말처럼 엄마가, 또는 선생님이 알려주듯 써 있으니 가독성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의 땅덩어리에는 국경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게


촘촘히 인접해 있어요.


독일은 저도 동유럽 여행할 때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잠시 지나갔을 때 땅을 조금 걸어봤을 뿐인데요.^^


독일의 과거 역사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 여러 번 회자됩니다.


바로 히틀러부터 시작되어 제2차 세계대전까지 세계사에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죠.


알고 보면 현재까지 구석구석 그 영향력이 닿아 있더라구요.

 

 

 

 

 

​히틀러 나치 지배하에 수용자들이 강제수용소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램프 원정대가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는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강제 노동은 어떠했었는지.....나치의 잔혹한 생체실험도.....ㅠ


생체실험을 떠올리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남 얘기 같지가 않아요.


유럽의 기술과 문화를 찬양하듯 수용했던 일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상상만해도 끔찍하고 슬픈 일입니다.


이어서 히틀러와 나치의 최후, 제2차 세계대전의 전개 과정,


베를린의 지하 대피소도 만나볼 수 있어요.


 관심있는 어른들이 아니고서는 엄마,아빠도 많이 모를 내용들이라면


아이와 함께 보세요.... 놀랍고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어 재밌는 역사만화입니다.


그리고 각성도 하게 되구요....이런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는 부끄러움 조금, 아쉬움 조금, 놀라움도 조금......


마지막 4화에서는 독일이 과거사를 반성하는 방법들,


유대인 어린이들이 남긴 기록을 만나보게 되요.


추모 공원의 의미도 되새겨 보구요.



 

 

 

​챕터가 끝날 때마다 설쌤의 역사 토크로 친구들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당시의 모습을 실사로 흥미롭게 만나볼 수도 있구요,


세계사의 흐름을 독일 중심의 사건들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기도 합니다.


설쌤 역사설명 쉽고 재밌게 해주시잖아요.^^


관련된 페이지 구석구석에 적절하게 들어가 있는


설샘의 역사 체크.


이 코너에 있는 내용들이 그야말로 유익함을 담당합니다.


히틀러가 추앙했던 "아리아인" 에 대한 정보는 저도 설쌤 역사만화를 통해 처음 알았어요.


인종 차별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개인의 생각으로 부추기고 구분 짓다니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인종 청소" 는 오만함의 끝을 보여줍니다.


신이 아닌 다 같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임의로 열등하다 규정짓고 청소를 한다니.....


유대인을 학살한 이 사건, "홀로코스트" 는 아이들이 접하기에 정말 충격적인 사건일 거예요.


차별을 부추기는 리더들은 어딜 가나 자격이 없습니다!!!


강제수용자들은 나치 집단의 속임수에 힘 없이 당해야 했던 "가스실" 이야기도 참 마음 아파요.


비누와 수건을 주면서 가스실을 샤워실이라고 속이고 들여 보낸후


일 할 수 없던 노인, 여성, 어린 아이들을 무참히 죽였던 참 나쁜 사람들.


 

 

 


독일을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그 말을 믿은 독일인들은 나치의 악행에 소극적으로는 동조, 또는 외면함으로써


히틀러 반인륜적 행위를 정당화시키기도 했죠.


깨어있는 시민들의 각성이 있어야만 이런 잘못된 리더들의 생각과 행위를 막을 수 있어요.


그렇게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추모하는 독일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희생자들의 집 앞에 이렇게 동판을 박았다고 합니다.


걸어가다가 무심코 발에 걸리는 이 동판을 발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를 바라는 마음.


독일의 "걸림돌 프로젝트" 는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고 해요.


대한민국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 동참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잊혀지는 것은 그야말로 정말 존재가 소멸되는 것일테니까요.


희생자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연민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


 

 

 

 

 

어쩜 이렇게 태도가 다를까요.....역사 교과서를 통해 반성하는 독일의 태도와


그렇지 않고 뻔뻔하게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이웃나라의 태도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충돌은 일어나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렇게 합의를 이뤄낸 역사가 있었다니


자국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노력하는 독일인들의 행동들은 참으로 높이 살만 합니다.


리더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국민적인 합의, 공동체 의식이 수반되어야 행위로 나타날 수 있겠죠.


정치에 눈이 멀고 관심 없는 국민들이라면


리더들은 대중들의 각성을 막고 진실을 호도하는 일에만 매진할 거예요.


이웃나라도 현재 대한민국도 시민들, 대중들의 각성이 중요합니다....!!



 

 

 

 

 

책을 다 읽고 세계사 퀴즈를 풀면서 확인해보는 시간.^^


재밌고도 가볍게 퀴즈를 풀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만나게 되죠.


세계사 이야기를 워낙 재밌고 쉽게 풀어놔서 금방 후루룩~~~


 

 


세계사가 어렵다는 생각을 떨쳐준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이었습니다.


사실 어렵다고 생각한건 어른들이고


제대로 좋은 역사만화를 접하지 못한 아이들은 흥미로운 책을 추천해 주면


어려운 거 모르고 재밌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거든요.


설쌤의 역사만화가 처음 세계사를 접하기에 좋은 초등학습만화 인거 같아요.


가니와 저는 4권도 기다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