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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집밥 요리책 - 혼자 먹어도, 가족과 함께해도 좋은 211가지 집밥 레시피 ㅣ 참 쉬운 요리책
노고은 지음 / 아마존북스 / 2026년 5월
평점 :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나 정도 나이가 되면 요리를 못한다는 것이 조금은 민망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는 아니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 기술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요리를 잘 못한다. 끓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끓여내기는 하겠지만 맛있게 만들 자신은 없다. 그래서 <참 쉬운 집밥> 같은 책이 유난히 반가웠다.

요즘은 화려한 레시피가 넘쳐난다. 유튜브만 켜도 전문 셰프들의 비법이 쏟아지고, SNS에는 근사한 음식 사진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정작 요리 초보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고급 기술이 아니다. 밥은 어떻게 짓는지, 국물 맛을 내는 육수는 어떻게 만드는지, 간장은 언제 넣고 된장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노고은 작가의 <참 쉬운 집밥>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집밥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생활 밀착형 요리책이다. 총 211가지나 되는 레시피가 담겨 있다. 단순히 요리법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계량법, 재료 손질, 양념 활용법, 식재료 보관법 등 집밥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계량 설명이었다. 요리를 조금 해본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진짜 초보들은 ‘소금 한 큰술’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헷갈린다. 수북하게 담는 건지, 깎아서 담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사진으로 하나하나 보여준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요리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무척 중요한 배려다.

기본 양념 설명도 놀라웠다. 집에 갖춰 두면 좋은 양념이 무엇인지, 각각 어떤 요리에 사용되는지 한눈에 정리되어 있다.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익숙한 양념조차 막상 요리를 하려고 하면 어디에 쓰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어렵지 않게 풀어준다. "아, 이래서 이 양념을 사용하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기본 양념장 만드는 법부터 제철 식재료 정보까지 꼼꼼하게 담겨 있는 점도 좋았다. 월별로 어떤 재료가 맛있는지 알려주고, 장을 볼 때 무엇을 사야 하는지,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한다. 이제 막 독립한 사람이나 처음으로 집밥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오래전 기억도 떠올랐다. 언어연수를 떠날 때 두꺼운 요리책 한 권을 챙겨간 적이 있었다. 각종 요리 레시피는 가득했지만 정작 밥 짓는 방법은 없었다. 지금처럼 인터넷 검색이 쉬운 시대도 아니어서 비싼 국제전화를 걸어 밥하는 법을 물어봐야 했다. 돌이켜 보면 첫 독립이란 그런 것이다. 남들은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 쉬운 집밥>은 초보자의 눈높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책이다. 밥 짓는 법은 물론이고,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육수 내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여기에 주방 안전 수칙, 위생 관리법, 식재료 보관법까지 담겨 있어 요리를 시작하기 전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처음부터 어려운 요리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로 만드는 초간단 요리부터 기본 반찬, 국과 찌개, 덮밥, 면 요리, 술안주까지 누구나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책 초입에 정리해 준 기본 양념을 이용하면 이 책 안에 들어있는 211가지 요리는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참 쉬운 집밥>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요리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요리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생활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제는 밥 짓는 법을 몰라 국제전화를 걸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식사 시간에 맞춰 뚝딱 차려내는 집밥은 이 한권으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집밥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한 권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 그대로 참 쉽고, 참 든든한 집밥 교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