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하는 살인 - 죽음의 암호를 해독하라 동안 더 빅 북 The Big Book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이시언 옮김 / 동안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엔 [시체는 누구?] 등이 출간된 귀족 탐정 다아시 경 시리즈 중 하나로, 그는 이번엔 광고회사에 취업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합니다.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위장 잠입한 거죠. 일할 필요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자본주의가 꽃피던 근대 미국, 그리고 그 첨단에 선 광고회사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흐름에 올라탄 소회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작가 본인의 감상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최첨단의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그래봤자 다루는 게 고풍스럽게도 신문광고에 고전문학을 응용한 카피이기 때문에, `미친듯이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흐름`을 향한 비애나 감탄에 이입하기는 어렵네요.

광고회사 사람들 대부분이 수다스럽고 재빠르고 고학력자라, 대사와 묘사 모두 재기있게 우쭐거리는 게 재미입니다. 주석이 지나치게 충실하게 달려 있는데, 주석이 필요하다 싶은 부분엔 아무 언급 없기도 해서 아쉬웠습니다. 첫 대사부터 주석이 주렁주렁 달려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탐정인 다아시 경의 정체는 아주 나중에야 밝혀지기 때문에 다아시 경에 대한 애정 없이는 초반부를 넘어가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내 번역된 세이어즈의 책 중 가장 유쾌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