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희는 도착했는가?”

왕은 초조하게 집사를 불렀다.

“아직...입니다. 전하.”

“왜 아직 입국했다는 말이 없는가? 이틀 전에는 도착해야!”

“전하. 잠깐...전화가 왔습니다. 나다희양이라는데 받으시겠습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왕이 전용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왜 입국을 안 하는가! 간택을 그대때문에 멈춰야겠나!”

“...전하. 지금 전 입원 중입니다.”

나다희가 딱딱한 어조로 대꾸했다.

“저 없이 간택을 진행하셔야겠네요.”

“그대 없이는 하지 않는다!”

왕의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어전이 뒤흔들릴 지경이었다. 사관이 기록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는 하마터면 애정사때문에 왕권을 흔들 왕으로 기록될 뻔 했다.

“전하. 전 지금 총에 손이 관통당했습니다. 붕대를 감고 있어서 간택에 어울릴 상황이 아니에요.”

“다리가 아니라 손이라 다행이군. 그대. 다리라 할지라도 휠체어를 타고 오도록 하려고 했는데 다행이지 않은가.
손을 다친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차피 그대는 비로 오진 않을 거 아닌가? 그대를 위해서 왕립 극단을 다시 꾸릴텐데...그대도 알지? 간택에 들어온 여인은 절대 궁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과분한 관심이십니다.”

다희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전 그딴 집단 있던지 없던지 상관없...”

“아니 그대를 빛나게 하려면 오로지 그것이 필요해. 난 빛나지 않은 사람은 필요치 않소.”

“전하.”

비서가 말렸지만 왕은 계속 강조점을 찍었다.

“노구진은 어디에 있소? 총을 쏜 건 그 작자일테지.”

“제 손을 쏘고는 유치장에 갇혀 있다는군요.”

“방해감이 저절로 일을 쳤군. 하긴 충격이 컸을테지. 제 손으로 키우겠다고 데려갔는데 후원이란 후원은 다 끊겼으니...내가 뒷 손질을 너무 잘 해서...”

“전하께서 너무하신거죠.”

다희가 구진의 역성을 들었다.

“난 다만 강제로 여자를 취했다는 말을 듣고 싶진 않았을 뿐이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대는 나도 구진도 아닌 민부마를 선택했을 테니.”
  
“그 이야긴...”

“됐으니 대사를 찾아가서 노구진을 데려오라 하시오.”

“네?”

“그에게 기회를 주는 거요. 같이 입국하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거요. 그대와 노구진은 더 이상 연인이 아니라고. 그리고 간지용 살해 혐의를 그에게 씌우시오. 그대를 고발한 여경인도 무고로 고소하고.”

“전하...노구진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소. 그대가 내게 전화했던 그 순간 결정났던 거요. 법은 지엄하오. 그대는 무죄하고 구진과 경인은 그렇지 않으니 내 말 대로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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