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조심스레 여인의 머리카락과 두상을 더듬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뭐…야. 몇…시?”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몸을 뒤척였다. 그는 약간 그 반응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계속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녀는 그의 갈라테이아였다.

“변태같이 머리 그만 만지고 나 좀 놔줘.”

이내 또렷한 목소리가 달리고 그녀가 그의 손을 한쪽으로 치웠다.

“너무 벌써 일어났…”

그의 말에 그녀가 천천히 대꾸했다.

“월드스타 만들어준다며? 그래서 일찍 일어났는데…”

“…그래도.”

그녀의 말에 그가 빙긋 웃었다.

“우리끼리 즐기는 시간도 있어야지.”

“흐음. 그거 사심낀 발언이야.”

그녀가 그래도 사랑스럽게 그를 인정하려는 순간,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경인씨? 아…잘 지내고…아, 뭐라고?”

그 다음 순간 핸드폰을 내동댕이치고 다희가 침대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왜 그래?”

“시길…시길이가…”

여기까지 와서도 시길이 타령인가? 그는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여기까지 와서 왜 그 놈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이젠 같은 단원도 아니잖아.”

그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번에는 그의 핸드폰에 경인의 번호가 떴다.

“네. 경인양.이게 어찌된 소란…”

경인은 급박하게 시길의 상태를 전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구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정도 상황이라면…

“알겠습니다…저희 둘 다 가보도록 하지요.”

그는 짜증을 내면서 핸드폰을 박력있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금 투덜거렸다.

“손 진짜 많이 가는 놈.”

“어때, 원하는대로 해줄 거야?”

눈치보면서 말하는 자신의 여신에게 구진이 약하게 투덜거렸다.

“난 어떻게 된 게 너희 둘한테 계속 휘둘린다는 느낌이야. 그 놈이 그렇게 연기가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면 극단을 그만두지 말았어야지…”

“날 계속 상대역으로 생각한다니 정말 로맨틱해~!”

그녀를 째려보고는 구진이 말했다.

“그건 생각만 해. 말로 뱉지마. 질투나니까.”



#배우의옆얼굴 #창작 #불펌금지 #오마쥬 #도스토옙스키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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