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한 일드- 시라스 지로.

시라스 지로를 본 건 내일의 죠때문이었다. 리키시이역의 이세야 유스케는 애초에 죠 역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마 본인도 그 역에 더 관심있었을 테고...
그러나 주연은 아이돌 배우에게 돌아갔다. 아, 난 그 배우에게 유감이 있는 건 아니다.
연기에도 불만은 없다. 열심히 하고 있었고, 연기도 꽤 괜찮았기 때문...
다만 외모가...외모가...너무 아이돌스러웠다는 게 문제였을 뿐이다...
영화는 괜찮았지만, 주연때문에 분위기를 말아먹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난 이세야 유스케를 발견했다...
그 이후 미친 듯이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시라스 지로를 주문해달라고 땡강을 부렸다.

인터넷에서 이세야 유스케의 신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그때만해도 이세야 유스케 얼굴 뜯어먹는 재미로 봤던 터라 1편을 제일 재미있게 보고-그나마 알아듣기 쉬워서?
2, 3편은 맥아더 장군이 나오는 장면이라 대!충! 보고 넘어갔다.
제작사인 엔에이치케이의 우리는 방향을 잘못 잡았지만 그래도 애국했다능! 분위기에 짜증도 나고...이세야 유스케는 흙투성이가 되고 그랬던터라...

그런데 오래간만에 구석에 처박았놨던 1편을 발견하고 2,3편을 정주행했다.
처음 볼때보다는 리스닝 실력이 좀 좋아져서, 중간중간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서 보았다.
(근데 나중에 보니 일본어 자막이 있어...이런...)
우리도 나름 노력했따능!(전쟁에 나간 아들의 사망서류를 들고 우리 아들은 나라를 위해서!라고 오열하던 어머니 장면이...-너거들이야 애국했는지는 모르겠다만, 나라가 그런 것을 어떡하니?)분위기의 엔에이치케이는 견디기 힘들지만...

애초에 시라스 지로가 전쟁을 말리면서 외치자, 다른 기자들이 말하던

"그런 나라에 보호받고 살 수 있겠나?" 그 단어가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이게 과연 맞는 번역인가 싶지만...자막을 봐야 되는데...보호라는 말은 확실히 들었는데...)

시라스 지로는 극상으로 보면 부유한 사업가 아버지의 지원으로 유학을 갔다.(아마 아버지에게도 만만찮은 아들은 아니었던 듯...아버지가 오만한 너에게는...이라는 말을 던진다. 내 보기에는 피장파장이건만...)
아버지가 사업을 말아먹은 뒤에는 우째우째 고생고생하면서 사는 것 같지만...(룸펜이면서 마츠 다카코가 연기한 부인을 잘도 나꿔챈다는...)
그렇게 뼈대가 굵은 남자로 성장하고, 상대에게 꿀리지 않는 도도함을 보인다.

사실 엔에이치케이가 공들인 장면은 맥아더 장군에게 상대가 선물한 선물은 함부로 취급하면 안됩니다! 그것도 천황이 보낸 것을! 이 장면이었겠지만...
사실 상식선의 이야기이고, 너네들이 한 짓을 생각하렴...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 당시에 상식선에서 생각하는 일이 일본인들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고...
그 상황에 어느 누가 그 정도의 기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엔에이치케이는 약간의 우익의 느낌은 가미하지만 시라스 지로와 시라스 부인이 겪은 정치적, 사회적 시련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시라스 부인은(이름을 까먹었따...)시라스라는 이름이 붙은 상황, 여자라는 상황이 주는 압박감에 괴로워하고...(일본 문인 아오야마 지로 주동의 왕따를 당한 듯...이 장면은 자막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근데 아오야마 지로가 누구지?)

기본이 중요하다는 느낌이다.
시라스 지로는 극상 지성적이고 이성적인 상식인으로 등장한다.
전쟁을 거부하고, 미군정의 굴욕적인 상황을 개선하려는 상식인으로.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시라스 지로를 권하고 싶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상식적인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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