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그제서야 한두는 자신이 어떤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아 끝났구나...'

흉내내기로 시작해서 우정이라면 하지 않았을 짓까지...
정체가 들통난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뢰같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와! 하선생. 대단하십니다!!!"

"과연, 이제까지는 그저 제국과 대륙의 작가라 불릴 정도였지만, 이젠 진정한 반도의 작가시오! 정말 대단합니다! 미문만 갖추신 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플래쉬가 터지고, 아까 전에 무지개 건 가지고 꼬투리를 잡았던 기자는 그를 한번 스윽 올려다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의 아까 전 인용은 틀렸지만, 넘어가겠소. 정말 대륙행 횡단 열차가 그런 건지 내 눈으로확인해봐야겠으니, 나중을 기약합시다."

과연 그의 대륙행 횡단 열차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기자는 궁금해졌다. 과연 대륙 횡단 열차는 어디에서 실종된 것일까...

------------------------------------------------------------------------------------------
"그 총 내려놔."

김대승은 차분하게 말하면서 상대의 목을 꺾어버렸다.

"빌어먹을."

옛날의 하우정이라면 인질을 잡고 협박하는 상대는 그냥 쏴버렸을 것이다.
방금 대승은 기차의 운전대를 잡다가 그에게 덤벼든 운전수의 목을 잡아 꺾어버린 뒤였다.
물론 경고는 했다.
하지만 경고는 그 목을 꺾어버리면서 한 것이었다. 운전수를 말릴 사이도 없이, 그는 뛰어들었고, 단번에 사망했다.

"자, 이젠 네 차례다."

이미 여러번 그 차례를 경험한 우정에게는 정말 위협이 아닐 수 없었다.
김대승은 보기보다 리더십이 있는 타입은 아니었던지, 우정의 말을 듣고 배반자가 속출했던것이다. 김대승은 자신을 등뒤에서 쏘려는 부하들에게 가차 없이 총탄을 선사했다.

독립군에 처음 들어올 때도 명사수라 이름났던 그이기에 꽤 많은 수의 부하가 그의 총탄 한발에 목숨을 잃었다.우정 또한 명사수로 이름을 날렸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도 대승의 총에 목숨을 잃을 뻔 했다.
그러자 총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대승은 우정을 도우려는 부하들의 목을 두고 총을 쏘므로써 우정을 약하게 만들었다.

"이런...제길..."

우정은 허벅지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걸 망연히 내려다보았다.
처음에는 1등칸과 3등칸 중 1등칸이 어려우리라 생각해 자신이 1등칸을 맡았는데...
어떻게 보면 배반자가 속출하고 있는 1등칸이 나을지도 몰랐다.
김대승만 어떻게 제압한다면 기차를 멈출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김대승이...그리고 자기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것인데...

"다음번에 네 놈의 모가지를 꺾어주지. 대륙의 미문의 암살자로 이름을 알렸었지? 이젠 미문의 똥싸는 시체로 만들어주지."

대승은 막말을 하면서 서서히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총탄을 아무리 날려봐도, 총탄이 다 떨어져 시체의 허리춤에 있는 총탄을 채워넣어도, 저 악귀같은 놈은 시체로 방어막을 쌓았다. 도무지 소용없는 짓이었다.

상대는 막싸움과 교전에 일가견이 있다. 그런 반면 자신은 이런 험악한 곳에서 싸워본 적이 없었다. 그의 상대는 항상 우아하게 자동차를 탄 상대이거나, 살롱에서 술을 마시는 상대들이었다. 때때로 김진좌와 총탄을 나누기도 했지만...그 시절은 이미 옛날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